연이은 부항 품절대란…원인은 수요 예측 실패-주52시간 근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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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부항 품절대란…원인은 수요 예측 실패-주52시간 근무제
  • 승인 2021.08.12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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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숙현 기자

박숙현 기자

sh8789@mjmedi.com


올 봄부터 갑작스런 수요 증가…잦은 품절에 일각에서는 사재기 감행
주52시간 근무제 적용으로 공장 가동 시간 제한…“9월부터 수급 정상화될 것”

[민족의학신문=박숙현 기자] 한의원에서 사용되는 부항컵이 품절되는 사태가 잦아지면서 일부 한의사는 부항을 사재기하는 상황까지 나타나고 있다. 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이는 올해 봄부터 급증한 수요를 예측하지 못한 상황에서 주52시간 근무제 적용으로 공장 가동에 제한이 생겼기 때문이라고 한다.

경기도 김포에서 한의원을 운영하는 A 한의사는 지난달 당혹스러운 경험을 했다. 한의원에서 사용하는 일회용 부항컵을 주문하려고 했는데 업체로부터 해당 상품이 품절됐다는 소식을 들은 것이다. 

A 한의사는 “부항이 품절돼서 물량을 걱정하게 되는 일이 올 줄은 몰랐다. 당장 환자를 치료할 부항이 없어서 치료를 미뤄야 하는 상황까지는 없었지만 물량수급이 원활하지 않으니 마음이 불안한 것도 사실”이라며 “이후 품절이 풀려서 다시 주문이 가능해졌지만, 이미 부항이 품절되는 사태가 여러 번 있었기에 앞으로도 문제가 생길까봐 걱정된다”고 우려를 표했다.

느닷없는 부항 품절대란에 사재기를 해두는 경우도 있었다. 

서울에서 한의원을 운영하는 B 한의사는 “얼마 전에 부항을 미리 잔뜩 주문해뒀다. 수급에 문제가 없을 때 미리 쟁여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작년 초 코로나19가 처음 기승을 부리던 때는 내원하는 환자 수가 급감해서 고생했다”며 “이후 확진자 수 증감과 최근 백신접종률에 따라 환자 수가 늘었다 줄었다를 반복했는데, 우리 한의원의 경우 주 환자층인 고령자들이 백신을 많이 맞으면서 환자가 다시 늘었다. 그런데 정작 환자를 치료할 부항이 품절됐다는 소식에 마음이 조급해졌다”고 전했다. 

이렇듯 임상가에서는 부항의 잦은 품절사태로 불편을 겪고 있었다. 그렇다면 부항 수급에 차질이 생긴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부항의 주요 공급처인 동방메디컬 관계자의 이야기에 따르면 원인은 크게 두 가지였다. 임상가의 부항 수요 증가를 예측하지 못했고, 주 52시간 근무제의 적용으로 공장가동이 원활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그는 “올해 봄부터 갑작스럽게 수요가 증가했는데 이를 예측하지 못해 물량을 확보하지 못했다. 수요가 급증한 원인은 명확하게 파악하지 못했지만 코로나19의 영향도 있을 것으로 추측한다”고 밝혔다. 이어 “수요가 서서히 증가했다면 우리도 예측이 가능했을 것이다. 그런데 작년 초 코로나19가 발생하면서 수요의 자연증가량이 인위적으로 억제된 부분이 있다”며 “한의원에 사람들이 내원을 잘 안하다보니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에 비해 수요가 잘 늘지 않고 오히려 낮아졌던 상태였다가 사람들이 코로나19에 적응하고 진료나 여러 가지 사회 시스템이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수요가 갑자기 폭발했을 것 같다”고 예상했다.

또한 주52시간 근무제의 적용으로 공장을 24시간 내내 가동하는 것이 불가능해지면서 공급이 원활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원래는 공장을 24시간 내내 가동하면서 부항을 생산했는데 지금은 실질적으로 불가능하고, 3교대로 인원을 투입하는 것도 힘들어졌다”며 “그래서 여러 가지 대안을 찾아서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외국인노동자들이 동시에 대거로 일을 그만두면서 인력난이 생겼기 때문이라는 소문에 대해서는 “외국인노동자들은 어차피 기본적으로 서브역할이다. 유동이 심한 것은 사실이지만 인력은 충원하면 되니 큰 문제가 아니다”며 부인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별 문제없이 생산되고 있지만 시간이 걸릴 것 같다. 대략 내달 즈음에는 수급이 정상화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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