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서산책/ 968> - 『漢醫學의批判과解說』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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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서산책/ 968> - 『漢醫學의批判과解說』③ 
  • 승인 2021.06.2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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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우

안상우

answer@kiom.re.kr

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 동의보감사업단 단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동의보감사업단에서는 동의보감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고 이를 홍보하기 위한 사업을 진행해왔다. 최근기고: 고의서산책


임상일선에서 참전한 紙上論戰

 1934년 張基茂의 한방의학부흥책으로부터 시작된 논쟁은 정근양의 ‘장기무씨의 所論을 읽고’, 이을호의 ‘종합의학수립의 전제’에 이어, 다시 장기무의 ‘정근양씨의 提言에 답함’이란 반론이 제기되었다. 이를 이어받아 급기야 조헌영까지 나서게 되었는데, 역시 『조선일보』에 ‘동서의학비교비판의 필요’란 제하에 한의와 양의가 나갈 바를 지적하는 기고문을 올림으로써 유력한 논객 중 한사람으로 등판하였다.

  ◇ 『한의학의비판과해설』
  ◇ 『한의학의비판과해설』

  이에 처음 양의학의 입장에서 한의부흥 무용론을 펼치며, 장기무의 의론을 반박하면서 본격적인 논의의 장을 여는데 일조했던 정근양이 다시 등장하게 된다. 이번에는 조헌영의 주장에 대해 ‘조헌영씨의 한의학론을 評함’이란 주제로 한의학 부흥에 동조하는 논설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에서 비평을 가했다. 이에 조헌영은 그의 논평에 대해 곧바로 ‘정근양씨의 평을 읽고’란 제목으로 다시 반론하는 글을 실었다.

  그러자 이번에는 앞서 종합의학 수립을 논했던 이을호가 조선일보가 아닌 『동양의약』의 지면을 빌어 ‘의학개념에 대한 吾人의 태도’란 글을 실어 독자적인 한의육성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사실 열띤 토론을 벌였던 논객들 모두 한의를 전공하지 않은 입장인데 비해 이을호는 약방을 운영, 한방이론과 용약법에 친숙한 인물이었다.

  당시 동양의학연구회라는 단체에서 1935년부터 발행한 『동양의약』은 한의계에서 발행한 몇 안 되는 학술잡지로 조헌영을 비롯해 동서의학을 주창하며 한의학의 부흥을 이끌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인물들이 주도했던 한방의학 종합지였다. 이 잡지는 1934년부터 이어진 한방의학부흥 논쟁에서 전통한의의 활로를 모색하기 위한 방안으로 출발했으나 겨우 3호를 발행하고 나서 더 이상 이어지지 못했다.

  그 뒤로도 조헌영은 문필가답게 ‘음양오행설에 대하여’(동아일보, 1935.3월)와 ‘한방의학의 위기를 앞두고’(신동아, 1935.)를 비롯해 ‘신의학의 발전과 한의학의 今後’(中央時報, 1937.)등 여러 매체와 지면을 통해 한의학에 대한 확고한 신념과 지지를 적극적으로 피력했다. 또 유일한 한의계 인사인 申佶求(1894~1974)가 ‘한의학계의 新機運’(동아일보, 1936.)이란 글로써 미래의 청사진을 그려보이고자 했다.

  이외에도 이름을 밝히지 않은 양의계 인사(필자주: 본문에선 姜弼模란 본명이 밝혀져 있음.)가 쓴 ‘양의가 본 한방의학’이란 글 역시 『동아일보』(1937)에 게재되었다. 강필모는 훗날 광복이후에 간행된 『동양의학』창간호(1947)에서도 ‘한의학의 재인식과 과학화’란 글과 ‘발진티푸스 치험례’를 기고하면서 주요 필진으로 참여한 바 있다.

  논설 외에도 조헌영이 방송매체에서 강연한 요지를 ‘과학적으로 본 한방의학’(1940)이란 제목으로 수록하였다. 다만 광복 후에 발행한 판에서는 편집자 박계조가 쓴 ‘본서간행에 際하여’란 글이 서문격으로 권미에서 권두로 옮겨져 있다. 또 부록으로 첨부되어 있던 ‘醫藥品及衛生材料生産配合統制規則’은 실효성이 없어진 탓인지 빠져있다.

  필자가 참고한 대본은 한국전쟁이 끝난 직후 행림서원에서 펴낸 편집본으로 발행년이 단기 4290년(1957)으로 표기되어 있고 ‘亂後第一版’이란 명문이 달려있다. ‘五百部限定’본으로 발행했으며, ‘편집 박계조, 발행 행림서원 이태호’로 되어 있다. 연전에 경희대한방병원장을 지내고 퇴임하신 김병운 교수를 뵈었을 때, 건네받은 책으로 이제면에 백문으로 된 소장인이 날인되어 있어 소중하게 간직해 온 책이다.

  1942년 전북한의약조합장이던 박계조가 신문지상에서 이루어진 동서의학 지상논전을 편집해서 이 책을 엮은 이후, 한약조제권 분쟁이나 의료일원화 논의가 치열할 때마다 여러 차례 화제 거리로 떠올라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묘하게도 장기무(장내과의원장)를 비롯해 이 논전에 참여했던 필진들은 대부분 임상일선에 있던 인물들이었다.

 

 안상우 / 한국한의학연구원 동의보감사업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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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 동의보감사업단 단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동의보감사업단에서는 동의보감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고 이를 홍보하기 위한 사업을 진행해왔다. 최근기고: 고의서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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