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약 신뢰 높이기 위한 기반 조성…이제는 일상화‧생활화‧대중화 차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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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약 신뢰 높이기 위한 기반 조성…이제는 일상화‧생활화‧대중화 차례”
  • 승인 2021.06.10 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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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숙현 기자

박숙현 기자

sh8789@mjmedi.com


▶인터뷰: 정창현 신임 한국한의약진흥원장

경진대회 통해 우수한의기술 발굴 추진…한의 무용 등 문화콘텐츠 육성 계획

과거의학이라는 한의학 편견 벗고 미래의학 잠재성 알리고파

 

[민족의학신문=박숙현 기자] 한국한의약진흥원은 지난 4월 23일 제2대 신임원장인 정창현 경희한의대 교수의 취임식을 개최하고 공식 임기를 시작했다. 앞으로 3년간 진흥원에서 한의약의 일상화, 생활화, 대중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그의 포부와 계획을 들어봤다.

 

▶제2대 한국한의약진흥원장으로 취임하게 된 소감이 궁금하다.

한국한의약진흥원은 오랜 기간 대학에 몸담았던 나에게는 새로운 도전이다. 내가 잘 할 수 있을지 걱정도 많이 했다. 아직까지는 충분히 해볼 만 하다고 생각한다. 막상 진흥원의 가족이 되고 보니 한의약의 1차산업부터 4차산업까지 전 분야에 걸쳐 상당히 많은 업무를 수행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토종 한약재 기반구축부터 한약재 공급체계 개선, 한약 현대화, 한의약 건강돌봄서비스,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개발과 확산, 한의약 혁신기술개발, 한의약 신성장동력 발굴, 한약인공지능 플랫폼 구축, 한의약발전 정책지원, 한의약 세계화 등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일이 없다. 시대적 소임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국가와 국민이 맡긴 임무에 책임을 다하고,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대학에서 교직생활을 하다가 진흥원장 공모에 지원한 계기는 무엇인가.

원전학을 전공한 교수가 한의약산업화를 지원하는 한국한의약진흥원장으로 일한다는 사실에 ‘신선함’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러한 편견을 벗어던지고 싶었다. 원전학이라고 하면 고리타분하고 현실과 동떨어져있다는 이미지가 있지만 사실 원전학은 가장 최첨단을 겪고 있는 학문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한의학 역시 누군가에게는 과거의학이라는 이미지가 있지만 실은 현대의학이자 미래의학이기도 하다.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이러한 한의학이 가진 우수성을 현실화할 수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

또 한편으로는 임상가를 만나보면 제각기 열심히 연구해서 개발한 치료기술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를 체계적으로 연구해 표준화, 객관화, 제품화, 산업화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았다. 분명 우수한 가치가 있는데 개인이 혼자 하려고 하다 보니 어려움이 있었다. 이러한 임상가의 기술을 발굴해서 새로운 제품으로 만들도록 하는 것은 한의계 전체로 보면 서로 발전하는 일이고, 이를 할 수 있는 곳이 진흥원이라고 생각했다.

 

▶임기 중에 추진하고자 하는 중점사업은 무엇인가.

이응세 전임 원장은 지금까지 한의약의 과학화, 현대화, 표준화를 위해 노력해왔다. 나 역시 그러한 기조를 유지할 것이다. 다만 이제는 그 결과를 확산시켜야 할 때다. 한의학 산업이 발전하려면 수요가 많아져야하는데, 수요가 많아지려면 한의학에 대한 인식이 좋아지고 신뢰가 높아져야 한다. 신뢰를 높이기 위한 기반은 근 5년 동안 많이 조성됐다. 이제는 그 성과를 현장에 접목시키고 국민에 알려야 한다. 목표는 한의학의 일상화, 생활화, 대중화다. 이를 위해서는 한의약 산업도 그렇지만 문화콘텐츠를 육성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산림치료를 비롯해 한의 미술, 음악, 무용치료(기공체조), 연극치료(역할극을 통한 심리치료) 등 다양한 콘텐츠가 있다. 이러한 콘텐츠를 한의학적으로 재해석해 대중들에게 확산시키고자 한다.

이외에 기본적으로는 올해부터 시행되고 있는 제4차 한의약육성발전종합계획을 충실하게 이행해나갈 예정이다. 한약제제 규격화, 품질개선, 효능평가, 의료기기 개발 등 관련 기업의 기술지원으로 한의약 산업 선진화를 도모해나갈 계획이다. 한약인공지능플랫폼 구축을 비롯해  한의약 제품화, 산업화에 필요한 실험정보 등을 통합·수집하고 인공지능화(AI) 해 신제품 개발에 기여할 것이다. 한의약 이론과 임상경험을 활용한 ‘감염병 및 만성질환 예방‧케어’ 등 한의약 산업 혁신도 추진한다.

아울러 올해 WHO 전통의학협력센터 지정을 계기로 한의약 국제교류협력을 강화해 나가고, 한의약 해외진출과 해외환자유치사업을 다양하게 펼쳐나갈 계획이다. 

 

▶과거 한의감염병학회 창립을 주도했던 만큼 감염병에 대한 관심이 클 것 같은데, 이와 관련해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이 있다면.

지금 당장 진흥원에서 한약재를 가지고 코로나19의 치료제나 백신을 만드는 일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할뿐 아니라 이는 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 했으면 좋겠다. 코로나19가 지나가더라도 새로운 감염병은 앞으로 계속 생길 것이고, 그 주기 역시 점점 줄어들게 된다. 이럴 때마다 매번 새로운 감염병의 치료제와 백신을 만드는 일에만 의존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이번 코로나19만 해도 오랫동안 전 세계 사람들이 고생하고 있다. 그러나 한의학은 새로운 감염병이 등장해서 치료제 개발을 기다리는 그 틈을 메워줄 수 있다. 초기단계의 증상을 완화하거나 스테로이드 사용을 최소화 하고, 이후의 통증 완화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국가에서 감염병 치료에 한의학을 활용하지 않고 있지만 앞으로 발생할 감염병에 대비하기 위한 한의학 감염병 대응 매뉴얼이 필요할 것이라 생각한다. 진흥원은 공공기관으로써 이런 매뉴얼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한의약진흥원의 미래 비전은 무엇인가.

진흥원은 코로나19로 인한 국가적 재난, 급속한 고령화와 경제 인력 감소, 글로벌 경제 질서 재편 등 한의약은 안팎의 어려움 속에서 새로운 길을 모색해 나가야 한다. 한의약 산업의 진흥은 곧 이러한 위기 대처의 중심에 있다고 생각한다. 전통의약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은 폭발적으로 높아지고 있고, 미래 의약산업은 인간 중심, 인류 행복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빠르게 재편될 것이다. 한의약 산업은 미래 전통의약 혁신을 위한 발판이며, 진흥원은 국가발전 동력의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다. 세계 의약계의 변화에 발 빠르게 대처함으로써 한의약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글로벌 의약 산업을 선도해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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