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행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세 번째 이야기-
상태바
오행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세 번째 이야기-
  • 승인 2021.06.04 05: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준우

이준우

mjmedi@mjmedi.com


현대적 언어로 풀어쓴 한의학이야기(9)
이준우 탑마을경희한의원장
이준우
탑마을경희한의원 원장

방위와 오행

방위 역시 계절과 마찬가지로 일조량의 변화에 따라 오행이 분류된다. 북반구의 아무 지점에서나 서 있을 때 동쪽에서 해가 떠오르기 시작한다. 동쪽은 일조량이 점점 많아지는 곳이 된다. 반대로 서쪽으로 해가 진다. 서쪽은 일조량이 점점 적어지는 곳이 된다. 남쪽은 해를 가장 많이 받는 곳으로 일조량이 가장 많은 곳을 의미한다. 북쪽은 해를 가장 적게 받는 곳으로 일조량이 가장 적은 곳을 의미한다.

동쪽은 따뜻해지려는 성질을 가지고 있어 木이 되고, 남쪽은 따뜻한 성질을 가지고 있어 火가 된다. 서쪽은 차가워지려는 성질을 가지고 있어 金이 되고, 북쪽은 차가운 성질을 가지고 있어 水가 된다. 중앙은 모든 변화의 한가운데에 있어 土가 된다.

 

土의 성질

土가 바뀌려는 성질이라고 하였는데, 이 바뀌려는 성질이란 전혀 새로운 모습으로 바뀌는 것이 아니라 양상(phase)이 변하는 것을 말하며 변곡점을 말한다. 그래서 계절이 바뀔 때마다 土의 성질이 나타나는데, 그 중에서도 여름이 끝나고 가을이 시작하는 시기에 土의 성질이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난다고 할 수 있다. 이 시기는 공기의 따뜻해짐이 끝나고 차가워짐이 시작하는 시기이며, 공기의 팽창이 끝나고 수축이 시작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기온이 올라갈수록 수증기의 증발이 많아지기 때문에, 날씨가 따뜻해지면 따뜻해질수록 수증기가 공기 중에 가득 차게 된다. 그래서 따뜻한 날씨가 극에 달하면 장마가 나타나게 되고, 장마가 나타나는 시기인 長夏를 오행 중에서는 土에 배속시켰다. 이 글에서는 자세하게 다룰 수 없지만, 우리나라에 장마를 가져오는 몬순(Monsoon)이라는 기상현상을 찾아보면 土의 성질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木과 金의 성질(1)

계절과 방위를 통해서 오행의 성질을 살펴보았다. 하지만 이런 오행의 성질이 독립된 개체에서는 어떻게 드러날까? 특히 독립된 개체에서 ‘따뜻한 성질’과 ‘따뜻해지려는 성질’은 어떻게 다르고, ‘차가운 성질’과 ‘차가워지려는 성질은 어떻게 다르게 나타날까? 그에 대한 해답으로 木과 金의 성질에 대해서 추가적으로 소개하고자 한다.

공기가 따뜻해지면 팽창하게 되고, 공기가 팽창하게 되면 밀도가 낮아지면서 가벼워진다. 가벼워진 공기는 상승하게 된다. 반대로 공기가 차가워지면 수축하게 되고, 공기가 수축하면 밀도가 높아지면서 무거워진다. 무거워진 공기는 하강하게 된다. 공기가 ‘팽창하다’ ‘가벼워지다’ ‘상승하다’는 모두 비슷한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으며, 공기가 ‘수축하다’ ‘무거워지다’ ‘하강하다’ 역시도 비슷한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겠다.

■ 팽창하다 ≒ 가벼워지다 ≒ 상승하다

■ 수축하다 ≒ 무거워지다 ≒ 하강하다

木의 성질은 ‘따뜻해지려는 성질’과 함께 ‘팽창하려는 성질’을 가지고 있으며, 金의 성질은 ‘차가워지려는 성질’과 함께 ‘수축하려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고 정리할 수 있다. 그래서 木의 성질은 ‘따뜻해지려는 성질 + 팽창하려는 성질’로, 金의 성질은 ‘차가워지려는 성질 + 수축하려는 성질’로 나타내고자 한다.

火의 성질의 경우 항상 따뜻하기 때문에 이미 공기가 충분히 팽창된 상황이라서 ‘팽창하려는 성질’을 가지고 있지 않다. 水의 성질의 경우 항상 차갑기 때문에 이미 공기가 충분히 수축된 상황이라서 ‘수축하려는 성질’을 가지고 있지 않다.

 

木과 金의 성질(2)

‘따뜻해지려는 성질’하고 ‘차가워지려는 성질’은 항상 뚜렷하게 드러날까? 봄은 온도가 점점 올라가서 여름으로 넘어가고 가을은 온도가 점점 내려가서 겨울로 넘어가게 되지만, 독립된 개체가 木의 성질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온도가 계속해서 올라가기만 할 수는 없을 것이며 金의 성질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온도가 계속해서 내려가기만 할 수도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木의 성질과 金의 성질은 항상 뚜렷하게 드러나는 것은 않는다. 특정한 조건하에서 뚜렷하게 드러난다. 木의 성질을 가지고 있는 대상이 평소보다 차가워지면 보다 뚜렷하게 ‘따뜻해지려는 성질’이 드러날 것이며, 金의 성질을 가지고 있는 대상이 평소보다 따뜻해지면 보다 뚜렷하게 ‘차가워지려는 성질’이 드러날 것이다.

나무와 금속으로 예를 들어보자. 나무를 비롯한 생명체들은 물질대사를 통해서 열을 생산한다. 생명체의 물질대사라는 기능은 따뜻해지려는 성질이라고 할 수 있으며, 생명체는 많고 적음의 차이가 있겠지만 모두 木의 성질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물질대사는 따뜻한 환경에서보다는 차가운 환경에서 보다 활발하게 일어난다. 추운 겨울을 나는 나무의 경우에도 가을에 영양분을 많이 저장해놨다가 겨울을 나기 위해서 사용하게 된다. 반면에 금속은 열을 쉽게 빼앗기는 성질을 가지고 있어서 열전도도가 높은데, 이런 성질은 금속에게 열이 전달되어야 뚜렷하게 나타나는 성질이라고 할 수 있다. 온침을 떠올려보면 이러한 금속의 성질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요컨대 ‘따뜻한 성질’과 ‘차가운 성질’은 비교적 지속적으로 드러나는 반면에, ‘따뜻해지려는 성질’과 ‘차가워지려는 성질’은 특정한 조건하에서 보다 뚜렷하게 드러난다고 볼 수 있다.

 

----------------------------------------------------------------------

※ 참고문헌) 이경준 저, 수목생리학, 서울대학교출판부, 2011.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