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미패독탕 – 각종 염증성 피부질환의 대표처방!②
상태바
십미패독탕 – 각종 염증성 피부질환의 대표처방!②
  • 승인 2021.05.28 07: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권승원

권승원

mjmedi@mjmedi.com


일본 CPG 속 한방약 엿보기(37)

 

경희대학교한방병원순환신경내과 부교수 권승원
권승원
경희대한방병원
순환신경내과
부교수

CPG 속 십미패독탕의 모습은? (표 1 참조)

CPG 속 십미패독탕은 어떤 모습일까? 총 4가지 CPG에 십미패독탕이 등장하는데, 모두 피부질환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야가즈 도메이가 십미패독탕을 만성 피부질환 환자의 체질개선용 처방으로 제안한 이후, 그 사용이 누적되어 온 결과가 고스란히 이 4개의 CPG에 수록되었다.

가장 주목할 CPG는 “여드름 치료 가이드라인 2017”이다. 십미패독탕은 염증성피진(좌창(痤瘡))에 “치료 선택지 중 하나로 추천한다”며 사용이 제안되어 있다. 특히, 염증성피진이 있는데 다른 치료를 사용해도 효과를 보지 못할 경우, 십미패독탕, 형개연교탕, 청상방풍탕과 같은 한방약 중 하나를 선택하여 사용할 것을 추천했다. 다만, 면포나 주사와 같은 증후에는 “충분한 근거가 없어 추천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십미패독탕의 원 방의가 급성 화농성 염증질환에서의 소염, 배농효과였던 것을 생각해보면 당연한 추천문이 아닐까 싶다.

가장 많이 등장한 분야는 바로 “아토피피부염”이다. 본격적으로 아토피피부염에 대해 다룬 “아토피피부염 진료가이드라인 2015”에 십미패독탕이 이름을 올렸는데, 여기에서는 체력이 중등도인 피부질환이면서, 환부가 발적 또는 미만성 발진으로 덮여 있으며, 삼출액이 적은 경우 십미패독탕을 사용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알레르기 종합 가이드라인 2013”에서도 아토피피부염에 사용할 수 있는 한방약으로 이름을 올렸으며, 십미패독탕 외에 소풍산, 시호청간탕, 보중익기탕, 억간산 (억간산가진피반하), 계지복령환, 황련해독탕, 백호가인삼탕을 각 환자의 증(證)에 따라 사용할 수 있음도 함께 언급되었다. 십미패독탕의 적응증은 “아토피피부염 진료가이드라인 2015”의 내용과 동일했다. 마지막으로 “알레르기질환 치료가이드라인 95 개정판”에서도 아토피피부염 관련 내용이 등장한다. 여기에서는 십미패독탕을 실증(實證) 보다는 허실중간증(虛實中間證)이면서 만성기 아토피피부염에 사용하도록 추천했다. 이 외, 습진, 피부염군 증상에 소풍산, 시호청간탕, 월비가출탕, 당귀음자와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처방 중 하나로 제안하기도 했으며, 동시에 화농성 피부질환에 유효할 수 있는 약효와 사용경험에 근거하여 지루피부염에도 그 사용이 추천되었다.

 

임상의의 눈

마지막으로 십미패독탕의 역사와 CPG 속 활용현황을 소개하면서 그 토대를 제공한 『만병회춘』의 형방패독산을 언급하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먼저, 꼭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국내에서 대부분의 한의사들이 풍한습(風寒濕) 표증(表證) 감기에 주로 사용하는 “형방패독산”이라 통칭하는 처방은 『만병회춘』의 형방패독산과 다른 처방이라는 점이다. 통상 “형방패독산”이라 부르는 처방은 바로 『섭생중초방(攝生衆抄方)』에 등장한 처방으로 강활, 독활, 시호, 전호, 복령, 인삼, 지각, 길경, 천궁, 형개, 방풍, 감초로 구성된다. 이는 『의학정전(醫學正傳)』두진문(痘疹門)에 등장한 형방패독산의 구성에서 인삼만 뺀 형태로 『화제국방(和劑局方)』에서 인삼을 함유한 인삼패독산(人蔘敗毒散)을 처음 소개한 이후, 『소아약증직결(小兒藥證直訣)』의 패독산을 거쳐 변용에 변용을 이뤄 만들어진 구성이다.

십미패독탕의 근간이 된 『만병회춘』의 형방패독산은 금은화, 연교, 형개, 방풍, 박하, 생강, 지각, 시호, 길경, 독활, 강활, 전호, 복령, 감초로 구성되며 옹저문(癰疽門)에 수록되었고 그 적응증은 “옹저, 정종(疔腫), 발배(發背), 유옹(乳癰) 등을 치료한다. 증한장열(憎寒壯熱)이 심할 때는 두통구급(頭痛拘急)이 심하여, 상한(傷寒)과 유사하다…”라고 제시되어 있다. 주목할만한 점은 지금까지 언급한 패독산의 계보(표 2 참조)에서 『만병회춘』 형방패독산에 이르러 그 이전에는 한 번도 포함되지 않았던 “금은화, 연교”가 포함되었다는 것이다. 하나오카 세이슈가 십미패독탕을 창안하면서 제시했던 적응증은 『만병회춘』의 형방패독산 적응증과 매우 유사한데, 이 구성을 참고한 것일까? 아사다 소하쿠는 십미패독탕 사용 시 화농성 염증에 대한 작용을 보다 강화해야 할 때, 소염효과가 강한 것으로 알려진 금은화, 연교 중 ‘연교’를 추가해서 사용했던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탕전약 사용 시에는 이러한 아사다 소하쿠의 연교 가감법을 적극 참고하여 임상에 활용해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참고문헌

1. 일본동양의학회 EBM 위원회 진료가이드라인 태스크포스(CPG-TF). 한방제제 관련 기록이 포함된 진료가이드라인(KCPG) 리포트 2019.

http://www.jsom.or.jp/medical/ebm/cpg/index.html

2. 조기호. 증례와 함께하는 한약처방. 우리의학서적. 서울. 2015. p.245-247.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