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김홍균의 도서비평] 수면, 영양섭취, 일상활동의 하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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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 김홍균의 도서비평] 수면, 영양섭취, 일상활동의 하모니
  • 승인 2021.05.14 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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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균

김홍균

mjmedi@mjmedi.com


도서비평┃밤낮이 바뀐 현대인을 위한 생체리듬의 과학

아마도 최근 의과학(醫科學) 분야에서 가장 두드러진 주제가 ‘미생물’과 더불어 바로 이 ‘생체리듬’이지 싶다. 벌써 지난해부터 서점에 등장하였지만 이제야 내 손에 들려진 것이 너무 늦은 감이 있다. 그만큼 이 책에 노정(露呈)되어있는 주제는 현대의학이 안고 있는 각종 질병과의 투쟁에서 핵심적인 요소를 깔고 있다. 하지만 결과를 드러내는 방법론은 너무도 간단하다. 그저 ‘수면(잠), 영양섭취(음식), 일상활동(운동)’의 삼박자를 어떻게 운용하는가가 전부다. 의학적 견해로서 이보다 진부한 결론을 내놓을 수는 없을 듯하다. 하지만 이 진부한 얘기가 오늘날 우리가 놓치고 있는 건강에 대한 정답을 가장 명확하게 표현하고 있다면, 생명을 다루고 있는 우리 중의 그 누구도 이 책을 가볍게 넘길 수는 없을 것이다.

사친 판다 지음, 김수진 옮김, 세종서적 출간

그렇다면 어째서 진부한 얘기가 가장 놓칠 수 없는 핵심적인 얘기로 우리 앞에 등장하고 있을까? 어찌 보면 역사적으로 인류의 삶이 약 2~3만 년 전 농업혁명 이전과 이후로 달라졌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수백만 년 동안의 수렵과 채취로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생활에서, 농경 시작과 더불어 여유로운 영양섭취가 오히려 질병에 노출될 수 있는 기회를 높였기 때문이다. 수렵이나 채취를 통해 바로 먹을 수 있는 생활이 공동체 생활을 하면서 가족과 함께 먹으려 늦은 저녁시간을 갖는 것도 문제가 될 것이다. 이렇게 수렵과 채취를 통한 노동의 강도가 농업을 시작하면서 떨어지고, 늦은 잠을 자면서 필요 이상의 많은 영양을 섭취한다는 것이 점차 현대로 오면서 더욱 심해지는 결과를 낳고 있다.

실제로 이 책에서 보여주는 많은 부분에서 각종 실험을 통해 이를 증명하고 입증된 결과물을 제시하고 있어서 이 같은 새로운 시각을 가볍게 여길 수 없다. 게다가 이는 사실상 이미 한의학에서 주장되고 있는 기본바탕이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며, 적절히 움직여 활동하고, 먹을 것에 욕심내지 않는 생활이라면 몸뿐만 아니라 마음도 편안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와 비슷한 얘기가 요즘 시중에 나돌고 있는데, 간헐적 단식요법이란 것이 그것이다. 단순히 영양섭취를 위한 시간만을 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이유를 알아야 제대로 실천할 것이며, 그 이전의 수면과의 관계와 적절한 운동과의 균형을 맞추는 시스템적인 의미를 살려 적용한다면, 당연히 우리 건강을 조화롭게 꾸미게 될 것이다.

현대의 불치병과 난치병, 그리고 새롭게 등장하는 미생물적인 시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를 통한 합리적인 대안의 제시가 우리 한의학과 별다른 차이가 없다는 점에서, 우리를 다시 돌아보고 우리의 언어를 어떻게 현대적인 새로운 시선으로 이해할 수 있게 할는지 이를 통해 다시 생각해봐도 좋을 듯하다. 내부적으로의 한의학을 새롭게 이해하고, 환자와의 소통은 치료수단의 발휘에 있어 절반 이상의 능력을 발휘할 수도 있음을 인지한다면, 누구나 한 번쯤 이 책을 가까이하여 자신의 시각을 가다듬을 필요가 있으리라 여긴다. 코비드19 시대에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코로나를 이기기 위해 백신을 맞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치료할 것인가도 우리로서는 중요하지 않을 수 없다.

 

김홍균 金洪均 / 서울시 광진구 한국전통의학史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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