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서산책/ 959> - 『韋庵茶說』①
상태바
<고의서산책/ 959> - 『韋庵茶說』①
  • 승인 2021.04.17 05: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안상우

안상우

answer@kiom.re.kr

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 동의보감사업단 단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동의보감사업단에서는 동의보감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고 이를 홍보하기 위한 사업을 진행해왔다. 최근기고: 고의서산책


 올곧은 언론인의 표상, 張志淵 茶說

 청명과 한식을 지나며 날로 봄빛이 완연해져, 이제 곡우를 앞두고 있으니 차나무 새순이 파릇파릇 고개를 내밀 때이다. 겨우내 푸른 채소를 맛보기 어려웠던 시절에는 쑥이나 달래, 고사리 같은 나물을 캐러 들녘이나 언덕에 옹기종기 사람들이 모여 있을 참이다. 고려에 사신으로 왔던 송나라 사람 徐兢도 우리 민족의 풍속에 봄이 되면 艾糕 즉 쑥떡을 빚어 즐겨먹는다고 했으니 이런 풍습을 두고 말한 것이다.

 ◇ 『위암다설』
 ◇ 『위암다설』

 봄기운을 느껴볼 수 있는 얘기를 하려다 보니 우리에게 흔치 않는 다설 하나를 찾아 소개해 보고자 한다. 단행본이 아니라 『장지연전서』가운데 편입되어 있는 『農學新書』에 등장하는 짤막한 내용을 발췌하여 묶은 것이다. 년전 고인이 되신 대전 향토사학자 김영한 선생이 수습해 놓았던 것을 필자가 구해 별도로 ‘위암다설’이라고 제첨만 적어 간수해 두었던 것인데 이참에 다시 꺼내 살펴보게 되었다.

  張志淵(1864~1921)은 구한말 언론인이자 애국지사로 우리가 교과서에서 배워 익히 잘 알듯이, 1905년 을사조약이 강제로 체결되자 자신이 몸담고 있었던『皇城新聞』에 ‘是日也放聲大哭’이란 제목의 사설을 쓴 인물이다. 이 글을 통해 일제의 국권침탈에 항거하는 한편, 乙巳五賊의 매국행위를 규탄하였다. 이 일로 일본 헌병대에 체포되어 옥고를 치렀으며, 신문은 1906년 2월 12일까지 정간 당하였다.

  그는 이에 앞서 을미사변(1895년)에 의병궐기를 호소하는 격문을 각처에 발송하였고 아관파천(1896년) 때에는 고종의 환궁을 요청하는 萬人疏를 기초한 바 있었다. 또 1897년 독립협회에 가입해 활약하였고 1898년『황성신문』이 창간되자 기자로 활동하였으며, 같은 해 11월 만민공동회 총무위원이 되었으나, 이 일로 인해 체포되었다.

  특히 그는 1900년 출판사 廣文社를 설립할 때 편집위원으로 참여해 정약용의 『목민심서』와 『흠흠신서』 등 민족고전을 간행하기도 하였다. 1901년 다시 『황성신문』의 주필이 되었고, 1902년 8월 사장으로 취임하였다. 신문이 정간 당한 이후로 대한자강회 발기인으로 참여하였고 평양일신학교, 휘문의숙 등 교육현장에 몸담기도 하였다.

  하지만 그는 일평생 『황성신문』 이외에도 격일간 신문 『시사총보』, 잡지 『朝陽報』, 『대한협회회보』, 『교남교육회잡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발행하는 『海朝新聞』 등 다양한 신문과 기관지, 잡지사에서 편집위원 및 주필로 활동하면서 민족지도자이자 언론인의 표상으로 여겨졌다. 특히 그는 1909년 경상남도 진주에서 창간한 『경남일보』에 사장으로 취임했는데, 이 신문은 1915년 경영이 악화되어 폐간될 때까지 조선인이 직접 운영한 유일한 지방신문이었다.

  이 신문 1910년 10월 11일자 「詞藻」란에 한일강제병합을 비난하며 자결한 梅泉 黃玹(1855~1910)의 ‘遺詩’를 게재하였다. 이로 인해 10일간 신문발행이 정지되고 말았다. 1914년 이후로는『매일신보』에 「古齋漫筆-如是觀」이라는 제하에 글을 연재해 1918년까지 약 700여 편을 기고하였다. 사망 후「시일야방성대곡」을 비롯해, 일본침략에 저항한 공을 인정받아 1962년 대한민국 건국훈장이 추서되었으며, 2004년 국가보훈처에서 ‘이 달의 독립운동가’로 선정하였다.

  다설의 본문은 장지연 자신의 생각임을 뜻하는 ‘淵按’으로 시작한다. 가장 먼저 우리나라 차의 시원을 살피고자 하였는데, “신라 흥덕왕 2년 당나라에 사절로 갔던 大廉이 차씨(茶種)를 얻어서 돌아오자 국왕이 지리산에 심도록 명하였으니, 이것이 (우리)차의 시작이다.”라고 하였다. 이어 지금 하동, 구례, 화개, 악양 등 여러 곳에서 나는 차를 竹露茶라고 부르는데, 이것이 곧 그때 들여온 것이다. 또한 백두산에서 나는 杉茶, 남해와 당진에서 나는 冬靑茶(山茶), 黃茶, 冬橘茶 등도 이름이 알려져 있다고 하였다.

 

안상우 / 한국한의학연구원 동의보감사업단 

안상우
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 동의보감사업단 단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동의보감사업단에서는 동의보감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고 이를 홍보하기 위한 사업을 진행해왔다. 최근기고: 고의서산책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