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의견 같이 ‘고민’하고 ‘토의’하고 ‘결의’하는 총회 만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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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다른 의견 같이 ‘고민’하고 ‘토의’하고 ‘결의’하는 총회 만들 것”
  • 승인 2021.04.07 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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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호 기자

김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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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인규 대한한의사협회 대의원총회 의장.

대의원총회, 한의협 최고의결기구로 한의사 이익 위해 최선 다해야

 

[민족의학신문=김춘호 기자] 지난 10년간 대한한의사협회 대의원총회 의장단에서 부의장 및 의장으로 활동했던 박인규 의장이 최근 65회 정기대의원총회 의장 선거에서 또 한 번 대의원들의 선택을 받았다. 그에게 대의원총회의 지난 10년 그리고 앞으로 2년에 대해 들어보았다.

 

▶의장 재출마를 결심한 이유는 무엇인가.

한의원의 살림살이가 지난 몇 년 동안 어려웠다. 2020년에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말로 할 수 없을 정도다. 다른 일용직 근로자나 자영업자들이 어려워서 우리 한의사는 경제적으로 어렵다는 말도 꺼내지도 못하고 있다. 한의원은 진료나 치료가 모두 ‘대면’인데,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고 언택트 시대라고 해 사람들이 만나지 못하니 한의원 수입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앞으로 더 심해질 수 있다. 그러나 우리 한의사는 살아남고 발전해야 한다. 그래서 ‘한의사가 잘사는 세상’을 만드는데 대의원총회 의장으로서 역할을 하고 싶어서 재출마를 하게 됐다.

 

▶지난 4년간 의장의 업무를 맡았다. 그동안의 성과와 앞으로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나는 홍순봉 전 의장님을 존경한다. 17년 동안 대의원총회 의장을 하면서 많은 일이 있었는데도 서로 다른 의견을 총회에서 고민하고 토의하고 결의하게 해 하나의 의견을 만들어 가는 모습을 보고 존경하게 됐다.

대의원총회가 서로 다른 의견을 하나로 모아서 앞으로 나가게 하는 최고의결기구의 역할을 잘 보여 주신 분이 홍순봉 전의장님이다.

지난 4년간 홍순봉 전의장님처럼 하려고 노력을 해왔다. 앞으로 2년 동안도 같이 ‘고민’하고 ‘토의’하고 ‘결의’해서 한의협이 미래로 나가도록 총회다운 총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

 

▶4년 전 의장 당선 시 본지 인터뷰 그리고 65회 대의원총회에서 정견발표 시 ‘민생총회’, ‘화합총회’를 강조했다. 민생과 화합을 강조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한의사가 잘사는 세상을 만드는 ‘민생총회’, 서로 다른 의견을 하나로 만들어 힘을 합치는 ‘화합총회’, 최고 의결기구로써 위상을 갖추는 ‘총회다운 총회’를 4년 전에도 말했다. 2021년도에는 총회가 나아가야 할 이 3가지 방향과 위상이 더 중요해졌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한의학은 영원하겠지만, 한의사라는 직종은 어떻게 될지 모른다. 한의사가 잘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대의원총회가 힘을 모아야 한다. 그래서 우리 총회는 민생총회가 되어야 한다.

대의원총회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그 의견들을 하나로 모아서 힘을 합쳐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각자의 의견이 다르다고 하더라도 총회의 의결에 대해 모두 인정하고 하나로 나아가는 화합총회가 되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민생’과 ‘화합’이다. 그래서 총회다운 총회로 만들어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부의장 역임을 비롯해 10년간 대의원총회 의장단에 몸담고 있다. 10년 전과 현재 대의원총회의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인가.

많이 변했다. 외형적인 변화와 내부적인 변화가 있다.

외형적인 변화로 우선 전자투표를 언급하고 싶다. 전자투표는 2012년 3월 11일, 57회 정기대의원총회부터 사용했다. 전에는 의장 감사선거에서는 단상 앞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지지하는 후보의 이름을 적어서 투표함에 넣었다. 그래서 이름이 조금 다르게 나오는 경우 인정을 해야한다, 하지 말아야 한다는 논의도 있었다. 일반의안은 거수로 의사표시를 했었다. 손을 들고 있으면, 담당 직원들이 지나가면서 숫자를 세고, 손을 더 들어달라고 말하기도 했고, 손을 들었다 내린 대의원, 반쯤 든 대의원 등도 있었다. 이런 세월을 지나 대의원들도 전자투표를 익숙하게 사용하게 됐고 2021년도 제65회 정기대의원총회는 비대면 온라인까지 개최하게됐다.

또한, 공보의를 배려해 249번과 250번을 공보의회장, 부회장에게 배치했다. 예전에는 대의원을 거의 의무적으로 분회장이나 지부의 이사들이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요즘은 적극적으로 대의원이 되고자 하는 회원들이 많아졌다. 긍정적인 변화라고 볼 수 있다.

내부적인 변화는 전에는 총회에서 선배들이 의견을 내면 자신의 주장과 조금 달라도 수긍하기도 했었는데 언제부터인지 대의원총회에 변호사 자문을 가져와 자신의 주장이 옳다고 하는 광경도 나왔다. 여기에 더해 이제는 변호사 자문이 더이상 대의원 주장을 뒷받침하지 못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변호사의 의견은 변호사의 의견일 뿐이고 판단은 판사가 하며 3심이 있어 대법원까지 가더라도 헌법 소원 등 결정은 판사가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65회 대의원총회는 처음으로 온라인 총회로 개최됐다. 준비 과정에서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

이 자리를 빌려 온라인 대의원총회를 책임지고 준비해 준 ‘박승찬 부의장’께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아무도 해 보지 않은 온라인총회를 아무것도 없는 데에서 분주하게 열심히 준비해줬다.

의협은 2020년 정기대의원총회를 A호텔에서 50명씩 방을 나누어 ‘대면총회’를 했고 2021년 총회도 B호텔에서 ‘대면총회’로 계획하고 있다. 치협은 2020년 정기대의원총회를 의안 심의 등을 미리 의결하고 유튜브로 의결된 내용을 발표하는 등으로 진행했다.

처음으로 온라인 총회를 준비하면서 정말 난감했다.

▲총회 회의를 어떻게 할 것이며 어떤 프로그램을 사용해야 250명 대의원이 모두 참여할 수 있을 것인지 ▲총회에는 표결이 있는데 무기명투표와 기명투표를 모두 이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어떤 것이 있는지 ▲250명 대의원들의 개인기기들과 인터넷환경이 각각 다름에도 ‘총회진행센터’와의 접속과 관련해 회의 진행에 무리가 없을 것인지 ▲회의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도중에 지연이나 끊김 등으로 회의에 영향은 없을 것인지 ▲온라인회의는 대면회의와 달라서 250명 대의원들이 줌(Zoom)이나 밴드(BAND)를 사용하는데 어려움은 없을 것인지 등등 총회 당일까지도 많은 논의와 고민을 거듭했다.

그래서 대의원 10명당 직원 1명씩, 총 25명의 직원을 배치해, 전화도 하고 줌(Zoom)과 밴드(BAND)의 사용법을 알려드리며 가상회의와 모의투표도 진행해 보았다.

그리고 줌은 한 화면당 49명까지 나오고, 그 이상은 페이지를 넘겨야 하는 문제가 있었다.

그래서 방(room)을 5개 만들어서 각각의 방(room)에 참여해 대형 LED스크린에 모두 나올 수 있도록 했다.

대의원들이 모니터 앞에서 5시간 이상을 집중할 수 있을지도 걱정이 많았다. 하지만, 대의원여러분들의 적극적인 협조로 대면총회보다 더 많은 대의원들이 참여해 줬고, 또한 총회를 마칠 때까지 이석이 거의 없었다.

온라인대의원총회가 잘 마치게 된 것은 모두 대의원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협조 덕분이다. 의장으로서 대의원들께 다시 한번 감사 드린다.

 

▶앞으로 2년 동안의 목표는 무엇인가.

가벼운 주제로 민트 초콜릿을 좋아하는가, 민트초콜릿 아이스크림을 좋아하는가를 말해보겠다. 민트초콜릿을 좋아할 수도 있고,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다. 민트초콜릿 아이스크림을 좋아할 수도 있고,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다. 나는 민트초콜릿을 좋아하지만 아이스크림은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좋아한다. ‘민초단’이든, ‘반민초단’이든 우리는 모두 한의사다. 그리고 대의원총회 대의원이다. 의견이 달라도 모두 한의사이고 대의원이다.

지난 정기총회, 임시총회에서 뿐 아니라 제65회 온라인 정기대의원총회에서도 고민하고 토의하여 결의해서 결론을 내렸다. 결론을 하나로 모아서 나가는 곳이 대의원총회가 될 것이다.

대한한의사협회는 이익단체다. 한의사의 이익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대의원총회는 최고의결기구로써 집행진이 잘할 때는 박수를 쳐주고 못할 때는 이렇게 저렇게 잘하도록 조언과 견제를 하고 의기소침하면 힘을 내도록 큰소리로 응원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의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나는 백범 김구선생님의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라는 글귀를 좋아한다.

우리 한의학은 하나의 문화이고, 또한 높은 문화수준을 갖춘 우리 민족의 유산이며 현존하는 의학이다. 한의학을 높은 문화의 힘으로 만들어 가는 것이 우리 한의사가 해야할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어렵고 힘든 날들이 있으면 밝고 행복한 날들도 올 것이다. 빨리 코로나19가 종식되어 일상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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