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서산책/ 954> - 『現代鍼灸按摩學講義』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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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서산책/ 954> - 『現代鍼灸按摩學講義』②
  • 승인 2021.03.13 0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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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우

안상우

answer@kiom.re.kr

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 동의보감사업단 단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동의보감사업단에서는 동의보감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고 이를 홍보하기 위한 사업을 진행해왔다. 최근기고: 고의서산책


일제치하 침구교육의 실상

이 책은 ‘침구안마학강의’란 표제를 달았지만 강습용 교재로 꾸며진 것인지라 침구학과 안마학 이외에도 여러 분야에 걸쳐 기초지식과 이에 수반되는 필수지식을 쌓을 수 있도록 다양한 내용들이 풍부하게 담겨져 있다. 이번 호에서는 본문을 구성하고 있는 주요 내용을 파악하기 위해 골자만 간추려 일별해 보기로 한다.

◇ 『현대침구안마학강의』

먼저 제1편은 鍼治學으로부터 시작하는데, 1~2장에 침치학의 역사적 고찰과 침치의 정의가 맨 먼저 등장한다. 아마도 서양에서 전해진 외래의술에 비해 상대적으로 오랜 역사전통을 갖고 있으며, 매우 독특한 치료기법임을 강조하려는 의도가 담겨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역사적 고찰의 첫줄에 다음과 같은 말이 적혀 있다.

“침법은 我東洋에 잇서서는 太古 석기시대 이후로 療病保健上, 其効驗의 重大한 것을 信仰하여 오든 것으로서 근래 서구의 문물이 澎湃 輸入됨에 따러 斯術의 効를 칭하는 이가 少할 뿐 만 아니라 全然無效, 혹은 위험의 說까지 吐하는 자가 不無하게 되어 斯術이 庶幾落地의 비운을 呈하는 極境에 在하더니 …… (운운)”

위의 글에서 우리는 마치 독립선언문을 읽는 듯한 비장함과 존폐의 기로에 놓인 위기의식을 감지할 수 있다. 하지만 다음 구절에서 아래와 같은 말로 상황이 역전된다. “何幸輓近 일본의 三浦, 木村 兩博士가 一瞥을 與함과 幷히 此를 유효하다 再識하게 되어 점차로 興隆의 機運으로 향하게 되니라.” 이 책의 원작이 일제말기에 나온 것이고 광복 후 전면 개편하지 못한 채, 왜정시의 원서를 그대로 펴냈다고 말한 편집자의 고백을 되뇌게 하는 대목이다.

제2장 침치의 정의에 있어서는 다음과 같이 정의를 내린다. “身體組織중에 刺入할 목적으로 제작한 諸種의 침을 적용하야 療病保健상에 사용하는 방법을 침치라 云하고 此方法을 사용할 時에 필요한 기술을 침술이라 칭하며, 침술에 관한 사항을 學理的으로 論究하는 것을 鍼治學이라 云하나니라.”(이상 필자 띄어쓰기.)

마치 엄정한 법률조문을 읽어 내려가는 듯한 느낌이 드는 구절이다. 아마도 일제치하 경찰통치에 의한 의료법 시행시 부족한 의사의 역할을 보충하기 위한 방편으로 침구시술을 허용하고 이를 시행할 의생의 직능을 비정하다보니 이런 딱딱한 문투로 통제된 정의가 내려질 수밖에 없었던 건 아닌가하는 의구심을 들게 한다.

이후 침의 재료, 종류, 형태, 각부 명칭, 보존법 등이 기재되어 있고 제4장 자침의 法式에서는 자침부 유압법, 撚鍼法, 打鍼法, 管鍼法, 刺入의 방향에 대해 기술하였다. 기타 침술의 手技, 침치의 작용 및 자침 자극의 강약과 종류, 감각 및 신경에 미치는 작용, 그리고 刺鍼點, 침술의 적응증과 부적응증, 금기증, 折鍼과 拔去困難, 施鍼上의 주의, 그리고 14장 소아침 및 氣血像에 미치는 영향으로 이어지며, 말미에는 중요문제 및 해답을 제시해 놓았다.

또 부록으로 衛生學이 들어 있는데, 소독법과 세균의 침입경로 및 침구소독의 필요성과 소독약제에 대해 언급하였다. 제2편은 灸治學으로 이 역시 灸治學의 역사적 고찰과 정의, 종류, 艾葉과 뜸쑥의 대소, 壯數 그리고 뜸치료가 健體와 病體에 끼치는 작용에 대해 기술하였다. 아울러 灸의 학리적 시험성적에서는 艾葉의 해열작용, 灸炷의 온도, 灸炷熱度가 피하부에 達하는 한도, 뜸치료가 血波, 血骨, 血壓, 腸연동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설명하였다.

이어 灸治의 효용, 施灸部의 조직적 변화, 뜸치료의 적응증과 부적응증, 금기증과 禁忌點, 有痕灸 및 無痕灸의 적용범위, 施灸部位의 조직학적 연구, 그리고 역시 중요문제와 해답이 배치되어 있다. 다음 호에 안마학과 여타 과목에 대해서 살펴보기로 한다.

 

안상우 / 한국한의학연구원 동의보감사업단

안상우
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 동의보감사업단 단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동의보감사업단에서는 동의보감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고 이를 홍보하기 위한 사업을 진행해왔다. 최근기고: 고의서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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