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양상화는 고기압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두 번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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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양상화는 고기압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두 번째 이야기-
  • 승인 2021.01.29 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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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우

이준우

mjmedi@mjmedi.com


현대적 언어로 풀어쓴 한의학 이야기(2)
이준우 탑마을경희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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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마을경희한의원

단열변화

고등학교 때 지구과학을 배웠다면 구름 생성의 원리로써 단열변화에 대해서 배웠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대기 중의 공기는 높이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희박해지기 때문에 기압이 떨어지게 된다. 그런데 공기덩이가 어떤 계기로 인해 상승하게 된다면 주변의 기압이 점점 낮아지기 때문에 공기덩이가 팽창하게 되고, 공기덩이가 팽창하면 내부온도가 낮아지면서 상대습도가 올라가게 된다. 그러다가 공기덩이의 온도가 이슬점 밑으로 떨어지게 되면 구름이 생기고 비가 내린다는 이야기였다.

 

열역학 제1법칙

공기덩이가 팽창하면 왜 내부온도가 낮아지고, 반대로 공기덩이가 압축하면 왜 내부온도가 높아질까? 단열변화를 설명하는데 있어서 열역학 제1법칙이 이용되는데, 열역학 제1법칙을 간단히 수식으로 써보면 다음과 같다.

△E = Q - W

여기서 E는 내부 에너지, Q는 계(System)에 흡수되는 열, W는 계가 한 일이다. 계가 열 Q를 흡수하면 내부에너지는 증가하고 방출하면 내부에너지는 감소한다. 그리고 계가 일을 하면 내부에너지는 감소하고, 계가 외부로부터 일을 받으면 내부에너지는 증가한다. 이때 W는 계가 행한 일을 의미하여 앞에 마이너스 부호를 붙인다.

단열팽창 또는 단열압축 과정은 열역학 제1법칙 △E = Q - W 에서 Q = 0인 경우이다. 즉 외부로부터 열의 출입이 없는 경우이다. 그러면 △E = -W가된다. 이는 외부와 열에너지 전달이 일어나지 않는 과정이다. 계(System)가 일을 하면 내부에너지는 그만큼 감소하고, 반대로 계가 외부로부터 일을 받으면 내부에너지는 그만큼 증가한다. (네이버 지식백과/두산백과, 열역학 제1법칙 [the first law of thermodynamics, 熱力學第一法則] )

간단하게 정리해 보자면, 단열팽창은 내가 일을 하니 내부에너지가 감소하고, 단열압축은 외부로부터 일을 받으니 내부에너지가 증가한다는 뜻이다.

 

소양상화

저기압에서는 공기덩이가 가볍기 때문에 상승하게 되고, 높이 올라간 공기덩이는 단열팽창을 하게 된다. 반면에 고기압에서는 공기덩이가 무겁기 때문에 하강하게 되고, 지상으로 내려온 공기덩이는 단열압축을 하게 된다. 공기덩이가 단열압축을 하면서 외부로부터 일을 받으면 내부에너지가 증가하게 되고 공기덩이의 내부온도가 올라가게 된다(그림).

 

단열압축을 하면서 생기는 열에너지가 바로 소양상화라고 생각한다. 六氣 중에서 열에너지를 의미하는 표현은 熱과 火의 두 가지가 있는데, 熱은 태양의 복사에너지에 의해 공기가 직접 가열되면서 생긴 열에너지라고 한다면, 火는 고기압에서 공기덩이가 단열압축을 하면서 생긴 열에너지라는 것이다. 고기압에서 생기는 열에너지로 인해 상대습도가 떨어지면서 맑은 날씨가 형성된다.

궐음풍목은 저기압에서 생긴 바람이고 소양상화는 고기압에서 생긴 열에너지라고 가정한다면, 우리는 두 가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게 된다. 하나는 風과 火 역시도 寒熱이나 燥濕처럼 현대적인 물리량의 많고 적음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점이고, 두 번째는 風과 火라는 한자단어에 내포된 의미와도 서로 모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고대인들이 과연 기압이라는 물리량을 인지했을까? 라는 질문이 남는다. 지금처럼 정확한 개념을 알지는 못했을 것 같다. 하지만 고대인들 역시 궂은 날씨에는 몸이 무겁거나 관절이 쑤셨을 것이고, 맑은 날씨에서는 그렇지 않았을 것이다. 궂은 날씨와 맑은 날씨가 서로 다르고, 거기에 서로 다른 힘이 작용한다는 것도 인지할 수 있었을 것이다. 기압의 존재는 알았을 것이며, 결론적으로 風과 火라는 단어로 기압의 높고 낮음을 표현하려 했다고 생각한다. 기압이 아니라면 왜 궐음풍목과 소양상화를 짝을 지워놨는지 도저히 설명이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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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을 그리는데 도움을 준 군자출판사 김도성 차장님, 유학영 과장님께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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