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6회 한의사 국시, 첫 컬러사진 자료집으로 임상 괴리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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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회 한의사 국시, 첫 컬러사진 자료집으로 임상 괴리 줄였다
  • 승인 2021.01.18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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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숙현 기자

박숙현 기자

sh8789@mjmedi.com


처방보다 진단 및 병증 위주 출제…사진자료 및 양방 문제 증가에 난항
사상의학과 및 한방부인과 가장 어려워…코로나19 시국반영 문제 ‘신선’

 

[민족의학신문=박숙현 기자] 올해 한의사 국시는 사진자료가 처음으로 도입되어서 비교적 생소했지만 임상에 적용할 문제가 많아서 좋다는 평이었다. 수험생들은 한방부인과, 사상의학과 등의 과목에 특히 어려움을 느꼈으며, 코로나19 등 현 시국을 반영한 문제가 신선했다고 밝혔다.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은 지난 15일 제76회 한의사국가시험을 서울, 부산, 대구, 광주, 대전, 전주, 원주 등에서 개최했다. 이번 국시는 시험지에 흑백사진이 일부 추가되던 방식에서 올해 처음으로 컬러사진 자료집이 별도로 배부되는 변화가 있었다.

고성규 한의사국가시험출제위원회 위원장은 이번 국시에 관해 “작년과 마찬가지로 KCD 진단명과 영상 사진을 많이 활용해 임상에 근접한 문항을 많이 출제하는 것을 기본으로 했다. 지난 시험의 경우 전년에 비해 난이도는 다소 높았지만 합격률은 떨어지지 않았는데, 그러한 기조를 유지하려 했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 처음으로 컬러사진 자료집이 배부되면서 지난해보다 영상 자료가 두 배 가량 증가했다. 이러한 변화에 수험생들이 당황할 수 있다는 생각에 난이도는 너무 어렵지 않도록 조정했다”고 전했다.

실제 국시를 치른 수험생들은 처방 문제가 줄어들고 진단 문제가 증가했으며, 암기보다 병증을 알아야 하는 문제가 많았다는 의견이었다. 또한 양방문제가 증가하고 출제방식이 바뀌면서 부인과학, 사상의학 등의 과목이 특히 어려웠다고 전했다.

A 수험생은 “변증시치 문제가 확실히 줄고 한방 질환명, 양방 질환명, 질환별 특징을 고르는 문제가 늘어났다”며 “2교시 사상의학은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이게 뭐지 싶을 정도로 처음 보는 방식이었다. 3교시는 전반적으로 다 어려웠는데, 그 중에서도 외과학, 안이비인후과학, 부인과학이 특히 어려웠다. 질환별 특징을 제대로 알고 있는지 확인하는 문제가 많아서였던 것 같다”고 밝혔다.

B 수험생은 “전반적으로 어려운 과목과 쉬운 과목이 같이 병존했지만 2교시 사상의학과 3교시 안이비인후과학, 부인과학이 정말 어려웠다”며 “처방문제가 줄어들고 진단문제가 대폭 늘어났다는 느낌을 받았다. 기존에 질환 정의와 진단 공부를 치방 공부 못지않게 열심히 공부한 학생들은 보람찼을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사상의학은 기존 시험에서는 소양인과 소음인을 명확히 줬는데, 올해부터 갑자기 이를 주지 않고 ‘nn세 남/녀’로 바뀌었다. 이 부분이 체감 난이도를 올린 점이라 생각한다”고 어려움을 표했다.

C 수험생은 “내과학은 양방 파트의 비중이나 난이도가 올라갔으며, 사상의학은 증상을 통해 사상인을 추정하거나, 병증 개념 자체를 묻는 식으로 메타가 바뀐 것이 느껴졌다”며 “부인과에서는 예년에 비해 개념을 묻는 문제 비중이 높아졌으며, 전반적으로 처방을 고르는 문제도 난이도가 대폭 상승했다. 이제는 단순히 처방의 성격만이 아니라 어떤 병증에 쓰는가도 중요한 것으로 다루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D 수험생은 “1교시 내과학이 특히 어려워서 멘탈 관리가 중요했던 것 같다. 주로 고르기 쉬운 처방으로 구성되어 있었던 선지들이 올해에는 비교적 생소한 처방으로 구성된 문제가 다수 있었다”며 “한 문제 내에서 헷갈릴 수 있는 변증도 출제하였고, 변증시치나 처방이 아니라 병증을 묻는 문제들도 있었다. 모든 내용을 꼼꼼히 잘 공부해야 고득점을 받을 수 있을 거라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시 공부를 할 때 암기도 중요하지만, 병증, 변증시치, 진단 검사, 검사 결과 해석 등을 통합적으로 공부하는 것이 고득점의 길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또한, 수험생들은 국시는 지난해보다 사진 자료가 많아지면서 이러한 사진 활용 문제가 시험의 변별력을 높였다고 평가했다. 대다수 수험생은 이러한 변화가 임상과 맞닿아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을 했지만, 일부 문제에서는 사진이 불필요했다는 의견도 있었다.

E 수험생은 “사진 자료가 별도로 주어지기 시작했다는 것이 가장 인상적인 변화였다”며 “일부는 사진이 없어도 문제를 풀 수 있었으나 일부는 사진만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했다. 사진이 많이 출제될 것이라는 것은 어느 정도 예상했는데 심지어 사상의학에서도 사진을 참고해야 하는 문제가 나올 줄은 몰랐다”며 당혹스러움을 표했다.

D 수험생은 “실제 임상에서는 환자들이 영상자료를 갖고 오는 경우가 다수 있어서 임상 관련된 과목에서 출제된 사진 자료 문제는 임상을 대비하는 계기가 됐다. 그러나 굳이 기초 과목에서까지 사진자료가 필요했는지 의문이 들기도 한다”며 “또한 사진 자료를 주는 문제라도 내가 배운 교과서에서는 보지 못했던 그림이나 자료 관련 설명이 부족한 문제도 있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코로나19 방역을 비롯해 시의성을 강조한 문제가 출제되어 신선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B 수험생은 “내과학에서 코로나19, 보건의약관계법규에서 한의사의 역학조사관 참여 문제 등 현재를 반영한 문제도 나왔던 점이 인상적이었다”고 전했으며, C 수험생 역시 “시국을 반영하여 법규나 예방의학에서 방역조사관, 코로나 바이러스 등의 문제가 나온 점이 신선했다. 앞으로도 한의계의 이슈를 더 많이 다룰 수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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