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醫宗損益]의 九龍符에 대한 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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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醫宗損益]의 九龍符에 대한 고찰
  • 승인 2021.01.1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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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춘.서정철.최순화

한기춘.서정철.최순화

mjmedi@mjmedi.com


임상 한의사 3인이 연구한 황도순-황도연(74)


. 서론

이번 호에서는 지난 호에 이어 <醫宗損益>符籍 九龍符에 대해 연구한 바를 밝히고자 한다. 필자는 <醫宗損益> 申集 瘟疫門 不傳染法을 읽다가 九龍符 아래에 바둑판 모양의 그림이 있어서 적잖이 당황한 적이 있다. 九龍符符籍임에는 틀림없을 터인데 흔히 보는 것과는 달라 符籍같지 않은 문양이기 때문이다. <醫宗損益><東醫寶鑑>底本으로 하여 편찬된 책이지만 <東醫寶鑑>에는 九龍符가 언급되어 있지 않다. 그래서 <醫宗損益> 九龍符를 출전으로 하는 서적을 중심으로 찾아 조사하였다.

 

. 본론

1. <醫宗損益>

<醫宗損益>1) 卷之九 申集 瘟疫門 不傳染法九龍符가 나오는데(그림 1), 이와 관련된 설명은 다음과 같다. “入病家, 右手中指書次字, 又空書九龍符秘笈”.

 

2. <廣濟秘笈>

<廣濟秘笈>2) 雜病篇 卷之二 雜病門 瘟疫付大頭瘟蝦蟆瘟九龍符가 나오는데(그림 1), 이와 관련된 설명은 다음과 같다. “不傳染, (……) 又空書九龍符見下. (……)種杏”.

 

3. <種杏仙方>

<種杏仙方>3) 卷二 邪祟門九龍符가 나오는데(그림 1), 이와 관련된 설명은 다음과 같다. “治妖魅貓鬼, 病人不肯言鬼, 用鹿角屑搗末, 以水調服方寸匕, 即言實也. (……) 一方 治遠行所在有邪魅, 但至宿所, 望空書九龍符, 則壓諸邪魅, 精怪不敢動”.

 

 

. 고찰

符籍귀를 쫓고 재앙을 물리치기 위하여 붉은색으로 글씨를 쓰거나 그림을 그려 몸에 지니거나 집에 붙이는 종이인데4), 불교나 도교 또는 민간 신앙 따위에서 악귀와 잡신을 쫓고 재앙을 물리치기 위하여 붉은색으로 글자나 모양을 그려 몸에 지니거나 집에 붙인다.5)

符籍에 대한 일반적인 연구는 많이 있지만 의학과 관련된 연구는 윤철기6)의 연구를 제외하면 상대적으로 적다. 의학 관련 符籍 중에서 구체적으로 催生符를 언급한 연구는 몇 개 있지만7-10), 九龍符를 다룬 연구는 아직까지 찾아보기 어렵다.

조선 의서 중 九龍符를 처음으로 언급한 서적은 <廣濟秘笈>이다. <醫宗損益>에서는 <廣濟秘笈>을 출처로 밝혔는데 <廣濟秘笈>에서는 <種杏仙方>을 출처로 밝혔다. 이들 서적에서는 공통적으로 空書九龍符라고 하여 九龍符 사용법으로 허공에 九龍符를 쓰라고 제시하고 있다. 조선 후기 필사본 의서인 <宜彙續編>11)에도 諸病 瘟疫門에서 符籍 문양은 기록하지 않았지만 不傳染方. 或臘鼠燒之. 又空書九龍符.”라고 하여 같은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九龍符完全數로 허공에 가로와 세로로 九數를 씀으로써 기원하는 것이 온누리에 퍼져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의미로 생각할 수 있다.

<無上秘要>12) 卷四十 授洞眞上淸儀品에는 次安置案法으로 一案盛經, 置丹靑二色巾中壇. 一案置中央, 安九龍. 五案具香火及綵鏡, 置五方.”이라고 나온다. 도교 경전의 하나인 <無上秘要>九龍이 나오는 것으로 보아 九龍符 또한 도교와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符籍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의서마다 약간의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다. 첫째, 그림 1에서 보는 바와 같이 <廣濟秘笈><醫宗損益>은 가로 세로가 모두 9줄의 격자무늬인데 비하여 <種杏仙方>에는 가로 5줄 세로 4줄의 격자무늬를 하고 있다. 이후 일본에서 새로 판각한 <新刊種杏仙方>13)과 조선의 필사본인 <種杏篇>14)九龍符도 가로 5줄 세로 4줄로 되어 있다(그림 1). 둘째, <廣濟秘笈><醫宗損益>에는 각각 雜病門瘟疫門에서 九龍符를 다루고 있지만 모두 여러 不傳染法 중 한 가지 방법으로 언급하고 있다. 그러나 <種杏仙方>에는 邪祟門九龍符가 나오며 不傳染을 언급하지 않고 壓諸邪魅, 精怪不敢動이라고 하여 邪祟를 물리치는 방편으로 언급하였다.

이처럼 <種杏仙方>九龍符를 인용하면서도 <種杏仙方>과 달리 瘟疫門에서 다루었고, 게다가 가로 세로가 모두 9줄로 符籍의 문양을 바꾸었다. 이런 현상을 어떤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을까? <醫宗損益>에서 <種杏仙方>의 가로 5줄 세로 4줄을 따르지 않고 <廣濟秘笈>의 가로 세로 모두 9줄을 따른 것은 惠庵瘟疫 傳染 예방에 대한 강렬한 염원으로 가로획과 세로획을 추가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또한, <種杏仙方> 邪祟門에서 다룬 九龍符<醫宗損益><廣濟秘笈>에서는 瘟疫 부분에서 다룬 것은 瘟疫傳染되는 것을 邪祟의 소행으로 본다면 세가지 의서가 모두 동일한 主治를 갖는다고 볼 수 있지만 이 지점에서 <廣濟秘笈><醫宗損益>의 창조성을 엿볼 수 있다.

김홍균15)民族 醫學의 중흥기라 할 수 있는 조선 중기의 의학은 외래문화의 흡수와 융합의 과정에서, 실증론에 입각한 자기화의 과정을 통해 자주적인 토착화를 이룬 시대라고 할 수 있다고 하였다. 이러한 자기화의 전통은 조선 후기에 편찬된 <廣濟秘笈><醫宗損益>에 이르러 符籍變容하는 등 자주적인 토착화를 이루게 되었음을 알 수 있다.

향후 다양한 서적을 대상으로 여러 각도에서 九龍符에 대한 활용도 연구를 기대한다.

 

. 결론

<醫宗損益>九龍符에 대해 연구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1. <醫宗損益> 九龍符의 출전은 <廣濟秘笈>이고, <廣濟秘笈> 九龍符의 출전은 <種杏仙方>이다.

2. <醫宗損益><廣濟秘笈>九龍符<種杏仙方>과 비교하여 主治門과 문양이 다른데 이는 조선 후기 의학의 자기화와 관련된 것으로 생각된다.

 

<참고문헌>
1. 惠庵, 醫宗損益, 1868, 필자 소장.

2. 李景華, 廣濟秘笈, 1790, 고려대학교 해외한국학자료센터(일본 오사카부립 나카노시마도서관 소장, http://163.152.69.16/dir/viewIf?uci=RIKS+CRMA+KSM-WZ.1790.0000-20150331.NS_0469).

3. &#40852;廷賢, 種杏仙方, 內府藥方, 藥性分類, 海南出版社, 2002:43.

4.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https://stdict.korean.go.kr/main/main.do).

5. 고려대학교민족문화연구원, 고려대한국어대사전(https://dic.daum.net/word/view.do?wordid=kkw000116849&q=%EB%B6%80%EC%A0%81&suptype=KOREA_KK).

6. 윤철기, 오민석, 송태원, 聖濟總錄에 나타난 符籍에 대한 文獻的 考察, 韓方再活醫學科學會誌, 1998:8(2):504-516.

7. 신명호, 조선시대 宮中의 出産風俗과 宮中醫學, 古文書硏究, 2002:21:199-226.

8. 김지영, 조선 왕실의 출산문화 연구 : 역사인류학적 접근, 2010,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 박사학위논문.

9. 한봉재, 동의보감의 도상에 관한 연구, 2010, 경희대학교 대학원 박사학위논문.

10. 이유진, 안상우, 김동율, 佛頂心觀世音菩薩陀羅尼經의 치병법을 통해 살펴본 한국 불교의학의 일면, 한국의사학회지, 2019:32(1):63-76.

11. 宜彙續編(韓國醫學大系32. 여강출판사 영인본. 1994).


12. 작자미상, 無上秘要, 연도미상(https://zh.wikisource.org/wiki/%E7%84%A1%E4%B8%8A%E7%A7%98%E8%A6%81/%E5%8D%B7%E5%9B%9B%E5%8D%81).

13. &#40852;廷賢, 新刊種杏仙方, 慶安 3년(1650년), 京都大&#23398;附&#23646;&#22259;書館 소장.

14. 작자미상, 種杏篇, 연도미상,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 소장.

15. 김홍균, 박찬국, 朝鮮 中期 의학의 계통에 관한 연구, 대한한의학원전학회지, 1991(5):252-305.

 

한기춘·서정철·최순화(mc맥한의원·우리경희한의원·보광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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