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블루’ 증가에 뜻밖의 한‧양방 정신과 강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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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블루’ 증가에 뜻밖의 한‧양방 정신과 강세
  • 승인 2021.01.08 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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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숙현 기자

박숙현 기자

sh8789@mjmedi.com


지난해 상반기 우울증 환자 전년대비 7.1% 증가…타과 감소와 두드러져

한의원 우울증‧화병 환자 증가…추나 등으로 신체증상 치료하지만 인지도 낮아

[민족의학신문=박숙현 기자]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우울증 등의 기분장애를 겪는 이른바 ‘코로나블루’ 현상이 짙어졌다. 양방에서는 이로 인해 타과에 비해 정신과 환자가 증가하는 현상이 두드러진 상황. 이는 한의계 역시 마찬가지였으나, 한방신경정신과 치료에 대한 국민들의 인지도가 낮다는 한계도 나왔다.

건강보험공단이 지난해 10월 29일에 발표한 ‘코로나 19로 인한 국민의 의료이용행태 변화 자료’에 의하면 우울증 등의 기분장애를 호소하는 환자가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3월부터 7월, 즉, 코로나19 이후 우울증 등 기분(정동)장애로 의료를 이용한 환자 수는 71만 명으로, 전년 동 기간 66만 명 대비 7.1% 증가한 수치다. 

이에 타과에 비해 정신과는 요양급여비용 증가율이 전년에 비해 18% 가량 증가하는 현상도 생겼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진료일 기준 2020년 1월부터 6월까지 건강보험 진료비명세서를 종합한 ‘2020년 상반기 진료비 주요통계’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전체 의원급 요양급여비용은 8조 2,39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3% 감소했다.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과는 38.3% 감소를 기록한 소아청소년과였다. 반면 정신건강의학과는 전년도 2815억 원에서 3327억 원으로 18.2% 증가했다. 이는 산부인과(20.3%)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증가율이다. 

이러한 코로나블루 현상은 한의과 역시 비슷했다. 전체적인 환자는 전년에 비해 감소했지만 병원 한방신경전문과 등에서는 ‘코로나 블루 환자’가 증가하는 것을 체감하고 있었다.

건보공단의 코로나 19로 인한 국민의 의료이용행태 변화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3월에서 7월까지 한의과 진료를 이용한 환자 수는 686만 명으로 전년 동 기간 대비 12.5% 감소했다. 이 4년 가중평균 대비 증감률로 보면 12.2% 감소한 수치다.

반면 한방신경정신과를 표방하는 병원, 의원에서는 코로나로 인한 우울증 등을 호소하는 환자가 증가했다는 의견이 많았다.

한방병원에서 일하는 A 수련의는 “코로나 초반에는 불안을 호소하면서 내원한 환자들이 많았는데, 사태가 장기화되니까 우울해져서 오는 사람이 많아졌다”며 “특히 노인들은 원래 은퇴하고 소소하게 친구 만나는 재미로 사시는 분들인데 그마저 못하다보니 화병이나 우울증에 걸리는 분들이 많다. 소아 틱 환자도 코로나 이후에 발병한 경우가 종종 있는데, 아무래도 집에만 있어야하는 환경에 영향을 받은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고 밝혔다.

한방병원에서 근무하는 B 한방신경정신과 전문의는 “코로나 이후로 답답함과 우울감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부쩍 늘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코로나 이전부터 문제를 겪고 있던 환자들이 외부활동이 제한되면서 증상이 악화되는 경우”라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또한 코로나19로 인한 스트레스가 신체 증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이를 위해 추나나 침 등을 활용하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그러나 이러한 장점에 비해 국민의 인식이 낮은 것을 한계로 지적했다.

정신질환치료를 표방하는 한의원을 운영하는 C 한의사는 “정신과를 표방하지 않는 일반 개원의는 우울증 등으로 한의원을 찾아오는 환자는 많지 않지만 코로나 이후 발생한 심리적 요인으로 신체증상을 겪는 환자가 많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실제로 스트레스로 자세변형이 온 환자에게 근막추나를 하거나 복통을 완화하기 위해 침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한의치료는 정신적 문제와 신체적 문제를 복합적으로 치료해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양방 정신과에 비해 국민적 인식이 낮다는 한계가 있다”며 홍보 등의 개선책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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