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실 요가] 요가와 내려놓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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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 요가] 요가와 내려놓음 
  • 승인 2020.12.31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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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휘

김서휘

mjmedi@mjmedi.com


김서휘명가한의원
김서휘
명가한의원

 요가는 몸과 마음을 함께 지켜보는 ‘수련’인 만큼 운동 전의 마음가짐이 매우 중요하다. 나 같은 경우에는 아침 요가를 할 때는 오늘 하루를 어떤 마음가짐으로 보낼지, 저녁 요가 때는 오늘 어떤 하루를 보냈는지 생각한다. 이는 바라는 내 모습으로 나를 가꾸는 연습 과정이다. 그래서 요가 본 동작을 시작하기 전에 하는 호흡 명상은 매우 중요하다. 마음을 차분하게 유지하면서, 나에게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여러 요가 중에 내가 가장 좋아하는 요가는 빈야사(Vinyasa)이다. 빈야사는 산스크리트어로 ‘흐르다’, ‘연결하다’라는 뜻을 의미한다. 빈야사 요가는 호흡과 함께 동작과 동작을 물 흐르듯 연결하는 요가로 ‘움직이는 명상’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특별한 점은 동작이 바뀔 때 호흡을 끊임없이 연결시켜 호흡에 몸을 맡기게 되는데, 수련하는 동안 본인의 삶의 방식(승부욕이 강하다, 쉽게 포기한다, 남과 나를 자주 비교한다 등)이 그대로 묻어난다. 그래서 지속적인 빈야사 요가 수련을 통해 스스로의 모습을 대면하고 깨달을 수 있다. 단순히 요가 동작이 잘 안 된다, 힘들다 등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내 삶의 방식을 알아차리고, 나를 인정하는 것이 진정한 빈야사 요가 수련인 것이다.

요가 수련 원칙 중에 ‘수카(Sukha)’라는 말이 있다. 받아들임, 여유, 이완, 내려놓음을 의미하며 ‘흐름’에 주로 작용하는 속성이다. 이 ‘수카’, 내려놓음은 또한 빈야사의 핵심이다. 현대 사회에서는 그다지 환영받지 않는 단어지만, 내려놓음을 통해서 오히려 어려움을 헤쳐나갈 용기와 자신감을 지닐 힘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한의원 개원을 하며 마음이 조급해지는 나를 보며, ‘수카’를 되새기었다. 이 글을 읽는 분들도 이번 연말에는 ‘내려놓음’을 실천해보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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