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 의료기관에 KGSP기준 관리 적용한 최적의 한약재 공급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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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 의료기관에 KGSP기준 관리 적용한 최적의 한약재 공급할 것”
  • 승인 2020.12.17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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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호 기자

김춘호 기자

what@mjmedi.com


▶인터뷰 : 여태식 제일한방약품 대표 인터뷰.

가공되지 않은 생약 상태, 유통과정서 보관법의 중요성 완제의약품보다 더 커

 

[민족의학신문=김춘호 기자] 포제한약재 등을 포함해서 약 450여 품목을 한의 의료기관에 유통하고 있는 제일한방약품. 이 회사의 여태식 대표는 의약품 영업·마케팅을 비롯해 다양한 경험을 쌓고 1990년 초부터 한약과 연을 맺었다. 그는 2000년대 초 일본 쯔무라에 방문해 원료한약재를 보관하고 있는 정온 창고 시설과 시스템을 보고 자극받았다고 한다. 현재 제일한방약품에서 유통하는 한약재를 어떤 기준으로 한의 의료기관에 전달되는지 등에 대해 들어보았다.

 

▶제일한방약품은 어떤 회사인가.

제일한방이란 의약품 유통회사는 한의사들에게 익숙한 회사일 것이다. 제일한방파프 외에 시프겔, 테이핑파프 등 외용제와 일본 쯔무라과립제 공급사로 알려져 있어서다. 취급 의약품의 생산·QC·마케팅·학술·해외라인 등은 제일약품㈜라는 대형 제약회사가 담당해주고 ㈜제일한방을 중심으로 각 지역별 유통사들이 한방 의료기관에 공급 유통하고 있는 형태다.

독립채산 형태의 지역별 회사다 보니 공통품목 이외에도 지역에 따라 의료용품이라든가 탕전용품 등 개별 사업 분야를 운영하기도 하다. 그 일원으로서 대전, 세종, 충남·북 등 충청지역을 담당하고 있는 제일한방약품은 유일하게 한약재 유통까지하고 있는 회사다. 그래서 한의약 업계에서 A부터 Z까지(원료한약재부터 완제한약제제까지)아우르는 진정한 한방 의약품 종합 유통회사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국내에 쯔무라 과립약이 도입된 직후인 2004년에 쯔무라社의 초청으로 일본 이바라키 현에 있는 생산공장 견학을 했었는데 생산설비나 시스템, 규모 등은 그다지 놀랄 일이 아니었다. 우리나라에도 엄청난 첨단 시설의 제약 회사가 많기 때문이다. 내가 부럽고 놀란 건 원료한약재를 보관하고 있는 정온 창고 시설과 시스템이었다. 떨어진 초밥을 다시 주워 먹어도 될 정도로 청결하고 쾌적한 창고에 보관되고 있는 그 한약재가 바로 쯔무라 과립약 효과의 원천이란 생각을 했다. 그래서 귀국 후 곧바로 KGSP(양약에 적용되고 있는 우수 의약품 유통관리기준) 한약재 유통을 하기로 결심하고 한약재 도매상은 하지 않아도 되는 KGSP기준 관리를 적용하게 됐다. ‘한약재가 적어도 우리 회사에 머무는 동안에는 최적의 상태로 보관 관리해서 고객에게 공급한다’라는 원칙을 세운 것이다. 연중 섭씨20도 미만의 온도와 50%이하의 정온항습도 유지, 외부로부터 해충 및 이물질 차단을 위한 이중 출입문 설치, 입출고시 제조사별 롯트별 생산일자별 전산 물류 관리 등 주변에서 알아주지도 않는 관리를 하기 시작했다.

언젠가는 모두가 그렇게 해야 할 것이라는 믿음과 선도자적 마음으로 먼저 시작을 한 것이다. 아직 대다수 원장님들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있지만 이 같은 한약재 관리의 차별성을 인정해주고 그 이유로 주문하시는 원장님들 또한 많다. 우리와 거래해 주시는 원장님들이 대부분 그렇다. 그리고 아무리 이화학적 또는 약학적으로 해석한다 해도 한약에는 기미論이란 접근법이 있고 특히나 가공되지 않은 생약 상태이기에 유통과정에서 보관법의 중요성은 오히려 완제의약품보다 더 크다는 게 내 생각이다. 그래서 우리 한약재 브랜드를 ‘氣와味가 살아있고 基原이 정확한 한약’이란 의미로 氣味原 한약이라고 명명한 것이다.

 

▶그동안 어떤 일을 해왔고 한약을 유통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대학에서 생물학을 전공했기에 군 복무후 연관분야인 제약회사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제일약품(주)라는 회사인데 제일한방약품이란 상호의 근간인 동시에 인생의 축이 되어준 회사다. 약 15년의 의약품 영업·마케팅 업무로 의약품의 유통 실무를 익힐 수 있었고 1990년대 초 출시된 제일한방파프(당시 제품명 중황고파프)의 충청권 유통을 맡게 되면서 한의약과 본격 인연이 시작됐다. 한방 외용습포제 시장을 창출한 제품이라 해도 당시 한방파프만의 매출 규모가 그다지 크지 않다보니 나를 좋게 보신 몇몇 원장님들이 한약재 영업을 권해줬다. 아마도 영업 노력에 비해 많지 않은 수금액이 좀 안쓰러웠나 보다.(웃음) 어느 분야나 똑같지만 한의사 선생님들은 신뢰감을 특히 중시하는 것 같았다. 다행히 한약재 영업을 하도록 도와주는 회사도 쉽게 연결됐다.

신규 거래 한의원은 빠르게 늘었지만 ‘법제’니 ‘염수초’니 ‘동변초 제대로 한거냐’ 등의 질문에 자신있게 답하지 못해 고민하던 내게 아예 한약을 전공해보라는 또 한 번의 권유가 왔다.

마흔다섯에 한약자원학과에 편입학해 젊은 학생들과 때아닌 대학 생활을 다시 해보는 행복한 시간을 보내며 열심히 공부했다. 회사 일을 하면서 공부를 병행하려니 밤새우는 날도 많았다. 내 자랑 같아서 부끄럽지만 학기 평점 4.5만점에 4.5만점을 받기도 했다.

 

▶현재 취급 품목은 총 몇가지이며 유통되는 약재의 특성은 무엇인가.

취급 한약재는 포제한약재 등을 포함해서 약 450여 품목이다. 몇 해 전부터 벽재 약재들의 수급이 어려워져 품목 수가 꽤 줄어들었다. 특성을 말하자면 일단 청결이다. 주요 제조 공급업체들이 예전에 나를 좋아하지 않았다. 이유는 지적이 많았기 때문이다. 공급단가 깎아달란 요구 안하고 대금결제 깔끔히 하는 대신 품질에 대한 요구사항을 까다롭게 했기 때문이다.

또한 가격 따라서 제조사를 선택하는 것을 가능한 한 지양하고 있다. 제조사별로 강한 제품군이 있기에 단가가 다소 비싸도 그 회사의 제품으로 균일한 품질의 약재를 한의원에 공급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공급사들도 우리 회사의 구매특성을 알기에 무작위로 제품을 추천하기보다는 필요 등급의 필요 제품을 공급해주고 있다. 모두가 참으로 훌륭한 파트너가 되어주신 것이다.

 

▶기가허브만의 경쟁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충청지역 한의원 중심으로 오프라인 영업을 해왔다. 힘들지 않은 분야가 없고 한의계 역시 예년에 경험하지 못했던 불황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우리 제일한방약품과 한약재 수입생산 업체인 씨케이(주)가 누가 먼저랄 수 없을 정도로 동시에 협업 유통모델을 제안했다.

제일한방약품의 영업, 마케팅과 씨케이(주)의 생산, 물류를 협업 체제로 운영해 양사의 절감비용 부분을 고객의 혜택으로 드리자는 생각이었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씨케이(주)에서 제일한방약품으로 입고 후 다시 한의원으로 출고되는 2중 물류를 씨케이(주)에서 한의원으로 직송하는 방식인 것이다. 올해 초 곧바로 기가허브 온라인몰을 구축하고 매달 흥미로운 이벤트를 제공하는 등의 마케팅으로 한의계에 작은 재미를 더해보려 하고 있다. 우리가 직접 갖추지 못했던 벽재약재까지 온라인 몰에 올려 놓을 수 있는 장점도 갖추게 됐다.

 

▶한의사들이 약재를 선택할 때 유의해서 봐야 하는 점이 있다면.

한약 제조사(제약회사)들은 양약 회사들에 비하면 영세한 게 현실이다. 그러다보니 동일한 명칭의 한약재라 하더라도 구입 시기나 재배 환경에 따라 지표 성분의 함량과 유해물질 함유 여부 등이 분명히 다른데 매 롯트별, 제조 날짜별로 시험성적서를 일일이 생성해낼 여력이 없는것이다. 모두가 비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방 병의원이나 한약국에서 한약이라는 의약품으로 조제 투약되는 원료 약재이니만큼 공급사의 비용 절감을 이유로 안전성 검사가 등한시 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만일 한의원에서 한약재 납품 기간이 꽤 되는데, 그리고 앞서 공급된 약재와 외견상 차이가 제법 있는데도 제조 번호나 검사 일자, 사용 기한 등이 동일하다면 안전성 시험 검사가 생략된 제품이라고 판단하면 틀림이 없을 것이다. 따라서 가끔씩은 제품 외관과 함께 부착 라벨 정보를 통해 사용 한약재의 적합성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내년도 제일한방약품의 목표는 무엇인가.

코로나19가 잦아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첩약건강보험 시범사업이 시작됐지만 한의원도 공급사도 아직은 혼란스러워 하는 것 같다. 시범사업에서 중요한 것은 급여화에 따른 소비자(환자)의 만족과 한약의 안전성 확립을 통한 저변 확대, 그리고 한의사 원장님들의 수익성 제고라고 생각한다. 한약의 안전성 부문과 수익성 제고의 일부가 우리의 역할일 것이다.

솔직히 그동안 원장님들의 한약재 공급처 결정 시 고려 사항에서 KGSP기준 유통관리에 대한 관심도 거의 없었고 동종 업계 또한 ‘안해도 될 일을 왜하나’라고 해왔지만 급여화라는 제도의 진입로에서는 우회할 수 없는 길을 10여년이 넘도록 저희가 먼저 걸어왔다고 생각한다.

물론 훌륭한 한약재 공급사가 여럿 있다. 부족함이 많지만 한약재를 약답게 관리하면서 유통하려고 애써온 기가허브 氣味原 한약의 노력과 가치가 원장님들께 제대로 평가받고 또한 우수한약재 유통의 한가지 표본이 되는 것이 새해의 목표이자 간절한 소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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