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미소요산– 월경이상에서 만성통증까지 그 사용범위를 넓혀가고 있는 성장진행형 처방!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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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미소요산– 월경이상에서 만성통증까지 그 사용범위를 넓혀가고 있는 성장진행형 처방!②
  • 승인 2020.12.04 0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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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승원

권승원

mjmedi@mjmedi.com


일본 CPG 속 한방약 엿보기(27)
권승원
경희대한방병원
순환신경내과
조교수

CPG 속 가미소요산의 모습은? (표 참조)

CPG 속 가미소요산은 어떤 모습일까? 앞서 살펴 본 가미소요산의 발전사가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 총 9가지 CPG에 가미소요산이 등장하는데, 주로 여성질환과 정신적 요인을 기반으로 하는 신체문제인 통증, 우울, 불면, 소화기이상까지 다양한 분야에 그 이름을 올리고 있다.

가장 활발히 활용되고 있는 분야는 여성질환이다. 우선, 원전에 충실한 갱년기장애에 대한 언급이 있다. “심신증 진단치료가이드라인 2006”에서는 계지복령환, 당귀작약산과 함께 여성 3대 처방으로 언급되며, 갱년기장애 증상완화에 활용할 수 있는 것으로 제안되었다. “산부인과진료가이드라인-부인과외래편 2017”에서는 보다 구체적인 적응증을 수록했는데, 약한 복력과 흉협고만(胸脇苦滿)을 참고로 하며, 체력이 약하고, 어깨결림, 쉽게 피로해함, 다양한 변화가 있는 정신신경증상을 보이는 경우 가미소요산을 활용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다음은 월경문제에 대한 언급도 존재한다. “산부인과진료가이드라인-부인과외래편 2017”은 다양한 월경문제에 가미소요산을 고려할 수 있음을 언급했는데, 먼저, 월경곤란증의 경우, 당귀작약산, 계지복령환, 도핵승기탕, 당귀건중탕과 함께 증(證)에 기초한 변증시치(辯證施治)에 활용할 수 있는 처방으로 가미소요산이 이름을 올렸다. 월경전 증후군에도 당귀작약산, 계지복령환, 도핵승기탕, 여신산, 억간산 등과 함께 가미소요산이 이름을 올렸다. 월경전 불쾌기분장애를 다룬 “근거기반 월경전 불쾌기분장애 약물치료가이드라인 (2013년 개정판)”에서 역시 추천도는 높지 않지만 가미소요산이 한방약 중에는 단독으로 이름을 올렸다.

만성통증과 관련된 내용도 확인할 수 있다. 주로 명확한 기질적 원인이 없으며, 심리적 원인이 주요 인자로 부각되어 난치로 분류되는 질환에 대해 사용이 제안되어 있는데, 가장 언급이 많은 분야는 ‘섬유근통’이다. 우선, “섬유근통진료가이드라인 2017”과 “일본신경치료학회 표준적신경치료-만성통증편”에서는 섬유근통을 개선했던 것으로 보고된 다양한 한약처방들 중 하나로 ‘가미소요산’을 언급했다. 하지만, 한방약을 활용해도 난치임은 마찬가지임을 언급하며, 특정처방 보다는 증(證)에 기초하여 처방선정을 하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설통’에 대한 추천도 있는데, “만성통증진료가이드라인”에서는 설통에 가미소요산을 활용해 볼 수 있음을 언급했다.

정신과 영역에서도 가미소요산을 다뤘다. 우울증을 다룬 “일본우울증치료가이드라인 II-주요우울장애 2016”에서는 가미소요산의 메타분석 결과를 인용하며, 항우울제와 병용 투약 시, 항우울제 단독투약에 비해 유효하며, 항우울제의 효과를 증강할 수 있음을 언급했다. 가미소요산과 함께 이름을 올린 한방약은 가미귀비탕이었다.

이 외, 임신 중 불면증(“임신 수유와 약 대응기본매뉴얼(개정판)”), 기능성 소화불량(“고령자 안전한 약물요법 가이드라인 2015”) 처럼 기질적 이상은 없지만 정신적 요인이 크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증상과 질환 관련 CPG에도 가미소요산이 등장하고 있다.

 

임상의의 눈

이 내용을 어떻게 임상에 적용할까?

필자는 가미소요산증을 기본적으로 어혈(瘀血)이 있으며, 여기에 간울(肝鬱)이라는 분노에 기반한 스트레스가 동반된 병태로 보고 임상에서 활용하고 있다. ‘가미소요산이 어혈처방?’이라며 조금은 의아하게 생각하실 분들도 있을텐데, 사실 가미소요산은 그 구성만 놓고 보면, 금궤요략을 출전으로 하는 당귀작약산에서 천궁, 택사를 뺀 당귀작약산 가감방에, 울(鬱)을 해소하기 위해 박하를 배합하고, 시호 목단피 치자를 가하여 청허열(淸虛熱)하며, 감초 생강을 추가하여 구성한 처방이다. 이러한 관점을 가지고 있으면, 기본적으로 허증 어혈병태에 활용하는 당귀작약산의 변방이면서, 시호제의 변방으로 이 처방을 바라 볼 수 있는데, 이 관점이 임상현장 활용에 큰 도움이 된다고 느끼고 있다. 곧, 당귀작약산을 활용해 볼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지는 어혈병태에, 부종경향은 적지만, 상열경향이 동반된 경우, 가미소요산증 활용한다.

또 다른 임상활용 팁은 “변비” 여부이다. 쯔다 켄센의 『요치경험필기(療治経験筆記)』에는 가미소요산 활용 시, 변비가 해소되는 경험을 많이 했다는 언급이 있다. 또한, 이 변비가 해결될 때, 동반된 각종 증상도 동시에 해소됨을 지적했다. 필자가 번역출간 한 니미 마사노리의 『플로차트 한약처방』에도 대황제를 사용할 수 없는 변비에 가미소요산 또는 시호제를 활용할 것이 권고되어 있는데, 이 내용 역시 쯔다 켄센의 경험에 근거한 것으로 생각된다. 실제 임상현장에서도 대황제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변비가 해소되는 것을 자주 경험한다. 역으로 가미소요산을 사용하기 좋은 환자들은 대개 변비를 갖춘 경우가 많다.

 

참고문헌

1. 일본동양의학회 EBM 위원회 진료가이드라인 태스크포스(CPG-TF). 한방제제 관련 기록이 포함된 진료가이드라인(KCPG) 리포트 2019.

http://www.jsom.or.jp/medical/ebm/cpg/index.html

2. 조기호. 증례와 함께하는 한약처방. 우리의학서적. 서울. 2015. p.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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