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한의과 공보의, 경기도 긴급의료지원단 지원했지만 돌아오지 않는 답변
상태바
[특별기고] 한의과 공보의, 경기도 긴급의료지원단 지원했지만 돌아오지 않는 답변
  • 승인 2020.11.20 06: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훈

강훈

mjmedi@mjmedi.com


강훈 대한공중보건한의사협의회 부회장
강 훈
대한공중보건한의사
협의회 부회장

코로나가 대유행한지 어느덧 1년을 향해 가고 있다. 그 간 코로나19로 인하여 사회 곳곳의 모습이 많이 바뀌었다. 길거리에선 누구나 마스크를 쓰고 있고, 어느 가게를 가던 손소독제와 체온계가 구비되어 있다. 코로나가 이제 사람들의 일상생활 곳곳으로 스며들었고, 이제는 모두가 익숙해진 듯 하다. 코로나를 중장기적으로 바라보아야 되는 현 시점에서, 이러한 생활 방역이 정착한 것은 바람직하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1년을 향해 가는 지금도, 아직 하루하루 치열하게 코로나와 사투를 벌이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코로나 최전선에서 뛰고 있는 의료진들이다. 전국의 수 많은 보건소에서 역학조사와 선별진료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역학조사와 선별진료를 담당하는 인력은 대부분이 공중보건의사이다. 그 중에서 특히 역학조사는 경기도를 중심으로 현재 대부분이 한의과 공중보건의가 담당하고 있다. 필자 또한 현재 경기도에서 올해 4월부터 도청 소속 역학조사관으로 일을 하고 있다.

 

경기도 한의과 공중보건의들의 활약

경기도는 전국 지자체 중 현재 코로나 관련 인력 운용에 있어, 가장 적극적으로 한의과 공중보건의를 활용하고 있다. 지난 3월 최초 4명의 한의과 공중보건의로 시작되었던 역학조사관이 점차 확대되어 현재 11월 기준으로, 경기도 소속 한의과 공중보건의 거의 전원이 역학조사관으로 임명되어 활약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가장 확진자가 많은 수도권의 역학조사를 한의사가 담당하고 있다는 점은 굉장히 고무적인 일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경기도의 선례를 바탕으로 타 시도에서도 한의과 공중보건의의 역학조사관 임명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역사적으로 국가 방역 체계에 한의사가 이렇게 중점적으로 참여한 사례는 찾기 힘들다. 이러한 성과의 바탕은 경기도의 한의과 공중보건의들이 단순히 역학조사관 임명에서 그치지 않고, 우수하게 역학조사를 해나가고 있다는 사실을 반증한다.

 

또 다시 무산된 파견

비교적 체계가 잘 구축되어 있었던 경기도였지만, 코로나가 장기화됨에 따라, 경기도 자체 인력만으로는 폭증하는 확진자를 감당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이에 지난 8월 경기도에서는 경기도 긴급의료지원단을 모집한다는 공고를 내게 된다. 직역에 상관없이 코로나 관련 업무에 투입될 수 있는 타 시도의 의료인을 모집한다는 공고였다. 대한공중보건한의사협의회(이하 대공한협)에서는 공고 확인 즉시, 자원자들을 모집하였다. 지난 4월 대구 파견이 무산된 이후로 또 한번의 파견 추진이었다.

또 다시 무산되지 않기 위해 빠르고, 치밀하게 파견을 준비하였다. 내부 공지를 통하여 자원자를 모집하였고, 원 소속 시군의 의료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현재 코로나로 인하여 진료가 중단된 보건소에서 근무하고 있는 공보의에 한하여 선발하였다. 짧은 시일동안 많은 분들께서 자원을 해주셨고, 대공한협은 명단을 경기도에 제출하였다.

이번 파견은 순조로워 보였다. 기존의 경기도 한의과 공보의들의 역학조사관 임명 사례가 있기 때문에, 지원한 한의과 공보의들 역시 역학조사관으로 투입되게 될 것이라고 경기도청으로부터 회신을 받았다. 협조공문 발송만 기다리면 됐었기에, 구체적 파견 일정과 지역을 조율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후 공중보건의의 파견은 도청 관할이 아니라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의 승인이 있어야 된다는 도청의 회신을 받았다. 물론 공보의 신분적 특성 상 상위기관인 복지부의 승인이 필요하기에, 애당초 파견을 추진했던 시점부터 중수본에도 협조 요청을 구했으나, 끝내 중수본에서는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대구와 경기도의 차이점

지난 4월 대구파견에 이어 두 번째의 파견 불발이다. 하지만 분명 대구 때와 이번 경기도의 경우는 엄연히 다른점이 존재한다.

첫 번째로 지난 4월 대구 파견의 경우에는, 전국적으로 의과 공보의들이 대거 투입되었다. 이로 인해 상대적으로 가용 인력이 대구의 경우는 여력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 경기도긴급의료지원단은 자원자 중 간호사를 제외한 대다수의 의료인이 한의사였다.

두 번째로 지난 4월은 코로나가 확산 초창기였기에 인력 체계나 시스템 구축 모두 미비하였다. 당연히 대구 내부에서도 기존의 한의과 공보의가 코로나 관련 업무에 투입된 사례가 없었기에, 타 시도의 한의과 공중보건의가 파견되더라도 업무 배정에 있어 마땅한 전례나 근거가 없었다. 하지만 이번 경기도의 경우에는 기존의 경기도 한의과 공보의들의 역학조사관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었기에, 업무 배정에 있어 명확한 전례가 있었다.

즉 결론적으로 이번 경기도 파견은 지난 대구 파견과 달리, 충분한 근거와 명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다. 이러한 사실을 미루어볼 때, 방역당국은 진정 코로나를 종식시키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지에 관한 의문을 지울 수 가 없다.

직역 간의 갈등, 행정적 절차로 인해 파견이 우려되는 이가 있다면, 지금 당장 집 근처에 있는 보건소를 찾아가보는걸 추천한다. 현장에선 의사, 한의사, 치과의사, 간호사, 일반 공무원 모두가 합심이 되어, 오로지 코로나 확산을 막자는 공통의 일념만으로 합심하여 일하고 있다.

의료계에서 목소리를 낼 때 자주 등장하는 말이 있다. 바로 국민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라이다. 이 말의 진정한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아야 하는 시기가 아닐까 싶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