十二原者에 대하여(20)- 빛-에너지 수송시스템(carrier-system): 장기(臟氣)·부기(腑氣) 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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十二原者에 대하여(20)- 빛-에너지 수송시스템(carrier-system): 장기(臟氣)·부기(腑氣) ⑤-1
  • 승인 2020.10.16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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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모

김선모

mjmedi@mjmedi.com


1. 령각유형(令各有形)-반복없이 전체를 이어주는 《황제내경》의 편집방식

令終而不滅, 久而不絶, 易用難忘, 爲之經紀, 異其篇章, 別其表裏, 爲之終始, 令各有形, 先立《針經》 《구침십이원.영01》

각 편의 특별한 주제를 중복됨 없이 다루되, 처음부터 끝까지의 편집을 편과 장으로 나누고 표와 리가 드러나도록 일관되게 구성함으로써 쉽게 활용하고 잘 기억되도록 하여 오래도록 후세에 전해지도록 하겠다는 것은 《황제내경》 저자의 치밀하고 정성어린 편집의도이다.

이번 기고를 시작할 때 살펴보았던 소문과 영추 각 1편의 주제 또한 그에 부합하는 표리(表裏)음양(陰陽)의 형식이었다. 즉, 소문과 영추의 1편은 공통된 주제를 담고 있되 하나는 체(體)로서 하나는 용(用)으로서의 주제를 명확히 구분하여 역설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겉으로 봐서는 전혀 상관없는 편인 것 같은 각각의 편들을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편 하나의 주제만이 아닌 전체적 구성 사이사이 숨겨진 씨줄 날줄을 찾아 종횡무진 올올이 훑어야 한다. 그리고 나서 드러나는 《황제내경》의 의도는 주제의 본질을 보다 명확히 보여준다.

따라서 《황제내경》 온전한 이해를 위해 명확히 구분되어 있는 각 편의 주제들을 관통하는 〔전체주제〕와 〔기본 개념〕, 즉, 씨줄 날줄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한 열쇠이다.

 

2. 《황제내경》과 독자의 괴리(乖離)

하지만 오래도록 후세에 전해지길 바라는 일념으로 명확한 주제들을 체계적으로 엮어 놓은 《황제내경》 저자의 편집노력은 의도와 달리 반복되지 않으면 확신할 수 없고 함축적인 표현은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독자들과의 괴리(乖離) 때문에 난해하고 현실적이지 않은 허황된 기록으로 취급받는 지경에 이르렀다. 《황제내경》 전체의 주제와 통용되는 함축적인 기본개념용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에 각 편을 잇는 선을 찾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각 편의 연결고리 없이 전체 내경을 이해하려는 것은 초심자가 산행의 씨줄 날줄인 이정표도 없이 산을 타는 것과 같다. 결국 봉우리를 밟기는 커녕 그저 귀가(歸家)가 절박한 하산길이 될 것임은 불보듯 뻔하지 않겠는가.

 

3. 잃어버린 이정표

지난 시간 알아보았던 제가해석들의 난상토론은 그 결과이다. 설득하지 못할 주장을 쏟아내는 혼란은 《황제내경》저자의 이정표를 찾지 못해서이다. 역대제가들을 그 오랜 세월 정처없이 헤매이게 한 《동수.영62.》의 잃어버린 이정표는 무엇일까?

산개(散開)되어 있는 어지러운 제가(諸家)들의 발자국을 불러 정리해 보면,

① 거의 모든 제가들은 2장의 상하(上下)를 1장의 ‘청기상주어폐(淸氣上注於肺)’에서 해답을 찾고 있다.

② 상(上)의 언급되지도 않은 상대적 개념인 하(下)를 설명하기 위해 제각각의 해석을 내놓고 있다.

③ 대부분의 의가들은 2장의 상어어이반쇠(上於魚以反衰)를 향외성(向外性) 방향의 흐름으로 해석하고 있다.(추후 언급)

과연 ①의 주장은 타당할까? 지난 시간 알아보았듯이 제가들은 2장(章)의 첫 문장 기지과어촌구야(氣之過於寸口也)의 해석에서부터 1장(章)의 ‘청기상주어폐(淸氣上注於肺)’와 ‘동이부지(動而不止)’에 연결시키는데 집중하고 있다.(지난 연재 참조) 하지만 2장에는 1장의 ‘동이부지(動而不止)’와 관련된 직접적인 언급이 없으며 그렇다고 제가들도 ‘청기상주어폐(淸氣上注於肺)’를 상(上)으로 연결시킨 구체적인 이유를 들고 있는 것도 아니다.

필자는 제가들이 ‘청기상주어폐(淸氣上注於肺)’의 있지도 않은 상대개념인 하(下)의 개념을 만들어 내면서까지 2장의 상(上)을 ‘청기상주어폐(淸氣上注於肺)’의 상(上)으로 배속시키는데 집착하고 있는지에 대한 몇가지 가능성에 대해 짚어보고 그 타당성을 논해보고자 한다.

 

4. 집착의 이유 ①: ‘동이부지(動而不止)’

제가들의 주장대로 2장의 상(上)이 1장의 ‘청기상주어폐(淸氣上注於肺)’와 연결되려면 2장의 “기지과어촌구야(氣之過於寸口也)”의 촌구(寸口)가 1장의 수태음폐경(手太陰肺經)의 ‘동이부지(動而不止)’와 관련된 촌구(寸口)로 해석되어야만 한다. 그래야 1장에서 말하고 있는 수태음폐경(手太陰肺經)의 ‘동이부지(動而不止)’의 력원(力原)인 ‘청기상주어폐(淸氣上注於肺)’의 상(上)을 2장의 상(上)과 연관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지과어촌구야(氣之過於寸口也)”의 촌구(寸口)는 우선적으로 2장의 문장 안에서 언급된 자체의 의미로 해석되어야만 한다.

다음은 《동의16형인.권건혁 著》의 내용이다.

02章 黃帝曰, 氣之過於寸口也, 上十焉息? 下八焉伏? 何道從還? 不知其極。岐伯曰, 氣之離臟也, 卒然如弓弩之發, 如水之下岸, 上於魚以反衰, 其餘氣衰散以逆上, 故其行微。

기지과어촌구야(氣之過於寸口也)의 과(過)는 지날 과다. 지나다, 지나가다는 뜻이다. 기(氣)는 바로 앞 1장의 폐기종태음이행지, 기행야, 이식왕래(肺氣從太陰而行之, 其行也, 以息往來)의 폐기(肺氣)다. 이 경문(經文)의 문자적인 해석은 수태음지맥(手太陰之脈)을 따라 운행되는 폐기(肺氣)는 촌구(寸口)를 지나간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전체적인 해석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는 수태음지맥(手太陰之脈)을 따라 「소상(少商)」과 폐(肺) 사이를 왕래(往來)하는 폐기(肺氣)의 운행을 촌구(寸口)를 중심에 놓고 이야기 해보자는 뜻이다.

《동의16형인.권건혁 著》

“기지과어촌구야(氣之過於寸口也)”를 2장의 앞에 놓은 것은 “상십언식 하팔언복(上十焉息 下八焉伏)”의 기본 전제를 밝혔다는 의미이다.

제가들이 폐기(肺氣)가 촌구(寸口)를 지나간다는 뜻만으로 1장 수태음폐경(手太陰肺經)의 ‘동이부지(動而不止)’와 관련된 촌구(寸口)로 해석하고, 있지도 않는 하(下)의 개념까지 확대한다면 매우 지나친 확대해석일 것이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제가들이 이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것은 어떤 이유에서인가?

이는 2장 다음의 3장, 4장과 관련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1장은 수태음경(手太陰經), 족소음경(足少陰經), 족양명경(足陽明經)이 독동불휴(獨動不休)의 경(經)임을 밝히고 있으며 다음 3장, 4장은 각각 독동불휴(獨動不休)의 경(經)들 중 족양명경(足陽明經)과 족소음경(足少陰經)의 ‘동이부지(動而不止)’에 대해 부연(敷衍)하고 있다. 여기서 1장에 언급된 수태음경(手太陰經), 족양명경(足陽明經), 족소음경(足少陰經) 중 3,4장에서 언급된 족양명경(足陽明經), 족소음경(足少陰經)을 제외한 나머지 경맥(經脈)이 수태음경(手太陰經)이므로 수태음폐경(手太陰肺經)을 언급하고 있는 2장 “기지과어촌구야(氣之過於寸口也)”에서의 촌구(寸口)는 3,4장과 같이 1장의 ‘동이부지(動而不止)’와 관련된 촌구(寸口)일 수 밖에 없다고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

02章 黃帝曰, 氣之過於寸口也, 上十焉息? 下八焉伏? ......(생략)

03章 黃帝曰, 足之陽明何因而動? 岐伯曰, 胃氣上注於肺, 其悍氣上衝頭者......(생략)

04章 黃帝曰, 足少陰何因而動? 岐伯曰, 衝脉者, 十二經之海也, .......(생략)

하지만 보다시피 2장은 다음 3,4장과는 형식과 내용 자체가 전혀 다르다. 형식 자체가 다른 장(章)을 3,4장과 같은 ‘동이부지(動而不止)’의 뜻을 공유한다고 가정(假定)하는 것은 매우 무리한 해석이다.

앞서 밝혔듯 《황제내경》의 형식이 함축적 의미들의 연결연결로 전체 내용을 파악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고는 하였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있는 그대로의 내용을 해석한 다음의 일이기 때문이다.

 

5. 집착의 이유 ②: 팔(八)=쇠미(衰微)

위와 같은 이유에도 불구하고 《동수.영62》편의 주제가 1장에서 말하고 있는 독동불휴(獨動不休)하는 경맥(經脈)이 주제임을 감안한다면 백번 양보하여 1장의 수태음폐경(手太陰肺經)의 ‘동이부지(動而不止)’ 개념을 2장의 촌구(寸口)에서 확대해석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둘 수도 있다.

그렇다면 2장의 “상십언식 하팔언복(上十焉息 下八焉伏)”의 상십언식(上十焉息)을 수태음폐경(手太陰肺經)이 ‘동이부지(動而不止)’할 수 있는 력원(力原)인 ‘청기상주어폐(淸氣上注於肺)’의 상(上)과 연결시키는 것도 이해해볼 여지가 생길 것이다.

하지만 ‘청기상주어폐(淸氣上注於肺)’의 상(上)과 상대적 개념인 하(下)를 제가(諸家)들 마음대로 서술하고 있는 근거는 무엇인가?

제가들의 설명은 없지만 필자의 생각으로는 “상십언식 하팔언복(上十焉息 下八焉伏)”의 십(十)과 팔(八)을 “상어어이반쇠 기여기쇠산이역상 고기행미(上於魚以反衰 其餘氣衰散以逆上 故其行微)”의 쇠(衰)와 미(微)를 기준으로 구분하였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즉, 십(十)과 팔(八)을 뒷문장의 기(氣)가 쇠(衰) 미(微)하게 된 전후(前後)의 세기 차이로 구분할 수 있기 때문이다.

1. 어제(魚際)를 중심으로 전(前)단계와 후(後)단계로 나눈다면

2. 쇠(衰)하기 전(前)단계는 십(十), 어제(魚際) 이후의 후(後)단계는 팔(八)에 해당될 것이기 때문에

3. 십(十):팔(八)=(기존 에너지):(쇠해진 에너지)의 등식이 성립하게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 비록 하팔(下八)의 구체적인 실체는 언급되지 않았지만 쇠미(衰微)라는 단어로 인해 상십(上十)/하팔(下八)의 개념을 구분함으로써 제가들은 구체적인 상십(上十) 즉, ‘청기상주어폐(淸氣上注於肺)’를 기준으로 상대적 개념인 하팔(下八)을 본인 나름의 관점으로 서술할 수 있는 근거로 삼았다는 것을 추정할 수 있는 것이다.

-다음에 이어 가겠다.-

 

김선모  / 반룡학회 

 

※ 제가들은 밝히지도 않은 이유를 필자가 제시하고 필자가 반론하는 우스운 형식이 되었으나 구체적인 근거의 제시없이 던져진 제가들 의견의 근거를 추정해보고 있을 수 있는 오류들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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