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서산책/ 929> - 漢方醫學小兒專科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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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서산책/ 929> - 漢方醫學小兒專科①
  • 승인 2020.08.29 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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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우

안상우

answer@kiom.re.kr

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 동의보감사업단 단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동의보감사업단에서는 동의보감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고 이를 홍보하기 위한 사업을 진행해왔다. 최근기고: 고의서산책


京城街頭 서점마다 비치된 소아전문서

이 책의 전서명은 『漢方醫學小兒專科』라고 되어 있다. 하지만 목록과 권미에는 ‘(漢方)醫學小兒專科’라 하였고 서문격인 緖論과 본문 첫머리와 말미에는 ‘小兒專科’라고만 표기되어 있다. 아마도 이 책을 펴냈던 일제강점기 당시 ‘漢方’이란 명칭이 일제에 의해 강요되어 통용되었기에 서명 앞에 부가되었을 것으로 여겨진다.

◇ 『한방의학소아전과』
◇ 『한방의학소아전과』

전통적인 방식을 본떠 인쇄된 종이를 절반으로 접어 선장본으로 엮어졌지만 본문은 양지에 신식 연활자를 사용하여 인출하였기에 마치 한적을 축쇄하여 인출한 책처럼 겉모습은 비슷해 보인다. 표지의 제첨에 예서체로 적은 서명이 보기 좋게 어울린다.

여러 장에 걸쳐 할애된 목차가 제법 상세한 편인데, 목록에 따르면 運氣流行法(化氣五行), 客氣旁通, 小兒總論으로부터 시작하여 稀痘法, 小兒鱉眼, 蛔蟲에 이르기까지 99조문에 달한다. 100번째 조문에는 藥方(처방편)이 수재되어 있는데, 앞서 본문의 병증각론에서 언급된 각종 소아방의 치료처방만 별도로 모아놓은 것이다.

권두의 실열, 허열과 三關脈法, 관형찰색, 聰聲法 등은 소아의 생리적 특점과 이를 감안하여 진병할 때 주의사항을 일일이 지적한 내용이다. 初生預知法, 斷臍法, 洗浴法, 初生危症 등은 갓 태어난 신생아의 처치와 위급증상에 대처하는 방법을 얘기한 것이다.

이하 태열, 경풍지후, 경풍총론, 만경, 만비풍, 천조, 객오, 중악, 痓痙, 전간, 담궐, 시궐, 중풍습(不仁不屈) 등 병증은 모두 소아에게 발병할 수 있는 여러 가지 갑작스런 변고와 이상증후를 가려서 변증한 것이다. 이어 變蒸이 들어 있는데, 이것은 소아의 성장발육에 따른 신체의 이상변화에 조처하는 방법을 논한 것이다.

또 단독, 나력, 영류, 도상, 질박, 파상풍, 회복통, 飮乳腹痛, 盤腹內弔, 交腸痛, 복창, 토사, 탈홍, 감질, 벽적, 黃瘦, 풍한 등은 모두 대인이나 소아에게서 공통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병증이지만 소아에게서 발병시 특징과 치법에 대해 집중해서 논변한 것이다.

그 이후로는 두부, 면부, 비부, 순부, 이부, 신부, 수족부, 흉배요협부, 제부, 대소음부 등 부위별로 구분하여 각종 병증을 다루고 있는데, 소아에게 빈발할 수 있는 몇몇 질병증상들에 국한하여 병인, 증상, 치법, 치방 등을 논한 것이 특징적이라 할 수 있다.

전반적으로 본문에서 다루고 있는 소아병의 증상치법에 관한 내용은 『보유신편』이나 『주촌신방』등 소아과전문서와 대동소이하며, 아마도 상당 부분을 차용하여 편집한 것으로 보인다. 본문 가운데 등장하는 모든 처방마다 주석으로 번호를 기재해 두었으며, 이들 처방은 권미에 한데 모아서 수록한 藥方편에서 처방번호를 확인해서 손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고안한 것이 특점이다.

이렇듯 본문에 등장하는 처방명 아래 번호만 주기를 달아 표시하고 권미에 일련번호를 부여하여 처방을 일괄 수록하는 방식은 조선 후기에 등장하는 전문 의서에서 주로 나타나는 특징으로, 『마과회통』, 『마진편』, 그리고 『시종통편』같은 방역의서나 『보유신편』같은 소아과 전문의서에서 종종 찾아볼 수 있다.

본편이 종료된 이후 권미에 부록으로 몇 편의 의론이 실려 있다. 三考序, 脈病摠要詩, 臟腑虛實(用藥式) 등 3편이며, 아마도 본문은 선행문헌에서 주로 인용하여 편집하였지만 이 부록편 만큼은 필자가 특별히 맘먹고 선정하여 추록한 내용인 것으로 보인다.

일제강점기인 소화3년에 금벽사에서 발행한 것으로 되어있으니 1928년에 처음 간행한 것이며, 저작자는 민태윤, 인쇄소는 광문사이다. 京城의 동양서원, 광한서림, 자성당, 학해서림, 활문사 등 유명서점에서 分賣하였으니 꽤 호응이 좋았던 책이 분명하다.

 

안상우 / 한국한의학연구원 동의보감사업단

안상우
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 동의보감사업단 단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동의보감사업단에서는 동의보감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고 이를 홍보하기 위한 사업을 진행해왔다. 최근기고: 고의서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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