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대 통합의대 전환, 한대협 지지에도 교수들은 “글쎄요”
상태바
한의대 통합의대 전환, 한대협 지지에도 교수들은 “글쎄요”
  • 승인 2020.08.19 16:07
  • 댓글 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숙현 기자

박숙현 기자

sh8789@mjmedi.com


의협과의 관계 고려한 현실적 방안 필요…의견수렴 절차 부족 등 지적

“의료이원화 체제 속 다양성 활용한 한의학 발전 추구해야 할 것”

[민족의학신문=박숙현 기자] 의사인력 확충을 위해 한의대를 통합의대로 전환하는 정책이 나오자 한의대 학장들이 중심이 된 한대협은 지지를 표했다. 그러나 일부 한의대 교수들은 “교수를 비롯해 다양한 구성원들의 의견수렴이 부족했다”, “상대가 있는 게임인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의료이원화 체제에서 한의학이 어떻게 발전하면 좋을지 고민해야 한다”는 등의 의견을 보였다.

한국한의과대학‧한의학전문대학원협회는 지난 14일 성명서를 통해 “한의대를 통합의대로 전환해 의사인력 확충에 기여하고자 한다”며 “이를 위해 정부 협의체를 구성하는 등 재정적·제도적으로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들은 코로나19로 부각된 의료인력 확충에 기여하고, 현대의료기기 사용 등에 제한이 없는 통합의료인을 통해 국민건강을 증진하며, 통합의학을 통한 국가의료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러한 한대협의 성명과 달리 일각에서는 회의적인 시선도 존재했다. 양의사들의 반발로 인해 실현이 어려운 상황인데 이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A 한의대 교수는 “(의협이라는)상대가 있는 게임이다. 우리나라에 한의사 외에 다른 의료인이 없다면 자유롭게 의견을 내도 될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의사들과 다툼이 있다. 그렇다면 현실을 고려한 아이디어를 내야 정책에 반영이 되고 국민의 호응을 얻을 수 있다”며 “상대를 정확히 파악하고 이에 대응해야 하는데 이를 고려하지 않고 혼자 떠드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한의협이 통합의학을 하겠다면서 제일 먼저 한 이야기가 한의대를 세계의과대학명부(WDMS)에 등재하겠다는 것이었다. 이를 성공했다면 지금 이런 이야기를 할 필요가 없다. 현실은 중의대도 WDMS에서 퇴출되는 등 긁어 부스럼을 만들어 마이너스를 만들었다”며 “그 다음으로 한국한의학교육평가원 평가인증기준을 의대기준과 비슷하게 만들었지만 이는 실습시간만 비슷하게 맞췄을 뿐 그 질적인 내용이 다르다. 그리고 다음에 나온 이야기가 통합의대다. 늘 준비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한의계 여러 구성원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야 하는데 이러한 과정이 부족하다는 비판도 나왔다.

B 한의대 교수는 “사실 교수들도 잘 모르는 상태에서 갑자기 나온 정책이기에 명확하게 의견을 표명하기가 어렵다. 학교 구성원들이 이에 대해 어떤 내용인지 알고 진행이 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서 지방에 있는 교수들은 정보가 부족하다”며 “뜻이 좋다고 무조건 과정이 생략되면 위험한 것이 많다. 의대와 한의대가 같이 있는 학교와 의대가 없는 한의대, 재학생과 젊은 한의사들의 의견 등이 모두 수렴되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C 한의대 교수는 “한의대의 대표들이 이런 성명문을 발표한 것이 유감스럽다. 학장들은 한의대 구성원인 교수와 학생들을 대표하는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고, 한대협은 학장 뿐 아니라 다른 교수들도 소속되어 있는 단체다. 교수들과도 충분히 논의한 뒤 그 의견을 토대로 성명을 발표했어야 하는데 그런 과정이 부족했다”며 “충분한 의견수렴 없이 이런 내용을 발표한 것이 오히려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한의학의 자체적 개선을 우선시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한의학이 보완대체의학으로 존재하는 것이 국민을 위해 이로우며, 이러한 의료이원화 체제에서 한의학의 가치를 드러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D 한의대 교수는 “한의협이나 한대협의 성명서를 보면 내가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느껴진다. 표준치료(conventional therapy)로 인정받지 못하는 서러움, 제도에서의 지속적인 소외가 원인일 것”이라며 “나는 한의대에서 학생을 가르치고, 임상한의사로서 우리 한방병원을 찾아주는 환자들을 치료할 수 있어 매일을 영광으로 생각한다. 내가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한의학이 충분히 현 사회에서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모든 의료진이 표준치료만 시행하는 나라보다는 지금처럼 소위 보완대체의학(CAM)을 전문으로 하는 숙련된 의료진이 따로 있는 나라의 국민이 훨씬 행복하다”며 “한 명의 환자에게 한 명의 의료진이 의견을 주는 것 보다 조금은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는 두 명 이상의 의료진이 살펴주는 것이 훨씬 사고의 위험성도 줄여주고, 빈틈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환자를 위해서는 의사, 한의사로 나눠 있는 것이 더 낫다. 정치권도 이 이원화 제도를 다양성 차원에서 활용할 궁리를 해야 한다”며 “한의협 역시 한의사, 한의학이 어떤 스탠스에서 발전해야 할 지 재고해주길 바란다. 의료일원화 논의를 해도 좋다. 그러나 지금은 우리의 가치를 어떻게 녹일지 보다는 우리가 어떻게 남이 될 지에만 관심이 있어 보인다. 통합이라면 우리 가치를 상대에게도 전달해야 한다. 모쪼록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것을 해갔으면 좋겠다”고 주장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3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ㅇㅇ 2020-09-02 01:35:43
평균수명이 높아진 건 위생과 영양 때문이지. 양의사들 예방의학 시간에 졸았나?

???? 2020-08-24 21:57:30
와~! 한의학 비판하는 댓글은 차단해 버리 네.

??? 2020-08-24 21:56:36
한국의 의료수준이 세계적으로 높으며 ,, ㅍㅍ 국민들의 평균수명이 수십년만에 비약적으로 증가한것은 현대의학의 덕분입니다. 한의학의 역할은 뭐가 있다는겁니까?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