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이현효의 도서비평] 스위스 시계는 왜 유명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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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 이현효의 도서비평] 스위스 시계는 왜 유명할까?
  • 승인 2020.07.24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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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효

이현효

mjmedi@mjmedi.com


도서비평┃시계 남자를 말하다

한의학이란 레거시다. 동의보감이나 수세보원으로 현대인을 진료해도, 충분히 효과가 있고 유용함을 매일 깨닫는다. 한의학처럼, 전자기기가 보편화된 세상에 살고 있지만 그럼에도 아날로그적인 매력 때문에 관심 갖게 되는 분야가 있는데, 바로 기계식 시계다. 기계식 시계에 대한 입문서로서 ‘시계, 남자를 말하다’는 좋은 가이드북이 틀림없다.

이은경 지음, 책이있는풍경 출간
이은경 지음, 책이있는풍경 출간

기계식 시계역시 80년대 쿼츠파동과 90년대 휴대전화의 보급으로 경영난을 겪었다. 광장이나 교회 시계탑으로 시각을 알려주던 15세기, 몸에 지닐수 있는 회중시계가 등장했던 17세기, 값싼 전자시계의 등장전까지 시계는 값비싼 물건이었다. 도산직전에 몰린 스위스 시계업계를 살린사람이 하이에크다. 그가 만들어낸 시계, 스와치는 히트를 쳤다. 이로써 오메가, 론진, 티쏘는 도산위기를 모면했다. 스와치는 92년 블랑팡, 99년 브레게, 00년 자케 드로, 글라슈테 오리지널을 인수합병해 스와치 그룹이 되었다.

언제부터 스위스 시계가 최고가 되었을까? 가죽하면 이태리제, 자동차는 독일제, 향수와 화장품은 프랑스제, 시계는 스위스다. 16세기 유럽은 종교개혁이 일어나, 위그노라 불린 신교도는 종교적 박해를 피해 제네바로 이주했다. 그들은 시계제조, 염색, 인쇄에 능한 수공업자였다. 화려한 장신구를 만들어 영국과 프랑스의 왕족, 귀족에 판매하던 금세공술을 가진 스위스인과 결합하여 그때부터 최고가 되었다. 1755년 설립된 바쉐론 콘스탄틴이 대표적이다.

3장은 시계의 종류를 다룬다. 포멀한 슈트에 입는 셔츠를 드레스 셔츠라 부르듯, 이때 차는 시계인 드레스워치. 자동차 경기를 위해 스톱워치와 속도계인 ‘타키미터’가 다이어에 붙어있는 레이서워치. 세계대전을 거치며 높은 고도와 빠른 속도로 비행하는 비행기안에서 필요로 했던 파일럿 워치. 완벽한 방수와 수압, 어두운 해저환경을 견뎌야 하는 다이버워치. 거친파도와 바람을 이겨야 하는 요트경기용 시계인 ‘레거타 워치’. 글로벌 비즈니스맨을 위한 월드타이머와 GMT 워치등이다.

4장은 시각을 알려주는 시계 본연의 기능 외에 기술을 다룬다. 지구 중력이나 착용위치에 따라 변하는 시각의 부정확성을 극복하기 위해 회전하는 케이지에 밸런스와 이스케이프먼트를 넣어 회전시킴으로써 무브먼트의 오차요소를 극복한 ‘투르비용’. 시와 분을 소리로 알려주는 미닛 리피터, 윤달까지 계산해 날짜를 표시하는 ‘퍼페츄얼 캘린더’ 29일12시간44분 주기로 모양이 바뀌는 달의 모양을 계산해내는 ‘문페이즈’. 투르비용, 페페츄얼 캘린더, 미닛리피터등 복잡 기능을 3개이상 탑재한 시계를 그랜드 컴플리케이션 워치라 한다.

5장은 시계를 사랑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다. 브레게를 사랑했던 마리 앙투아네트.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제였던 순종이 사랑했던 회중시계는 바쉐론 콘스탄틴이었다. 10.26직전 김재규 당시 중정부장이 박대통령 생일 선물로 준비했던 2만 달러짜리 시계는 파텍필립이었으며, 케네디 대통령은 제니스를 좋아했다. 염문설의 주인공이었던 마릴린 먼로가 62년 케네디 생일에 선물한 시계는 롤렉스 데이데이트라고 한다. 요즘 남북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북한은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무역단절로 인한 경제난을 타개하기 위해 연락사무소를 폭파했다. 북한최고권력자 역시 시계애호가다. 빨간글씨로 ‘김일성’이라 적힌 오메가 시계의 하사는 훈장급이라 한다.

 

이현효 / 활천경희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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