十二原者에 대하여(14)- 종폐계횡출액하(從肺系橫出腋下)-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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十二原者에 대하여(14)- 종폐계횡출액하(從肺系橫出腋下)-③
  • 승인 2020.07.10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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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모

김선모

mjmedi@mjmedi.com


1. 폐출어소상(肺出於少商)의 출(出) 최초의 해석

폐출어소상, 소상자, 수대지단내측야, 위정목.(肺出於少商, 少商者, 手大指端內側也, 爲井木.) 《본수. 영02》

지난 시간 《본수. 영02》의 폐출어소상(肺出於少商)의 출(出)은 맥중(脈中)으로부터 맥외(脈外)로의 폐기(肺氣)의 외출(外出)로 입어척택(入於尺澤)에서의 입(入)은 맥외(脈外)로부터 맥중(脈中)으로의 폐기(肺氣)의 내입(內入)으로 해석되어야 함을 설명하였다.

 

경맥자, 소이행혈기이영음양(經脈者, 所以行血氣而營陰陽) 《본장. 영47》

영재맥중, 위재맥외(營在脈中, 衛在脈外) 《영위생회. 영18》

 

동양의학을 공부하는 의사들은 누구나 경맥(經脈)이 혈기(血氣)가 흐르는 통로임을 알고 있고 위기(衛氣)와 영기(營氣)를 통해 맥중(脈中)/맥외(脈外)의 복곽(複廓)구조임을 알고 있다. 하지만 폐출어소상(肺出於少商)의 출(出)을 맥중(脈中)으로부터 맥외(脈外)로의 외출(外出)로 해석한 것은 동양의학사(東洋醫學史) 최초의 해석이다.

듣고 보면 충분히 고려해 볼만했을 해석인데도 수천년동안 어찌 한번도 선택되지 못하였을까? 폐출어소상(肺出於少商)의 출(出)만이 너무도 특별하여 지나치기 쉬울만큼 드문 표현이었기 때문일까?

 

2. 여러 곳에 등장하는 출(出)

우선 우리가 공부하고 출(出)의 표현은 경맥(經脈)에 대한 서술 여러 곳에 등장한다. 일례(一例)를 살펴보자.

 

● 肺手太陰之脈, 起於中焦, 下絡大腸, 還循胃口, 上膈屬肺, (從肺系橫出腋下), 下循臑內, 行少陰心主之前, 下肘中, 循臂內上骨下廉, 入寸口, 上魚, 循魚際, 出大指之端. 其支者, 從腕後直出次指內廉, 出其端.

馬・景岳・張은 “十二經脈에서 肺에 屬하는 것은 手太陰經이다. 中焦는 胃의 中脘에 해당하니 배꼽 위 4寸의 部分이다. ...... 膈은 橫膈膜이니, 橫膈膜이 心肺의 아래에 있어, 앞으로는 鳩尾와 나란하고 뒤로는 十一椎와 나란하고, ...... ‘屬’은 부속되는 바가 된다는 것이다. 肺系는 喉嚨이다. 목구멍으로 공기를 통하여 아래로 肺에 연결된다. 上膊의 아래, 옆구리의 위를 겨드랑이라고 하니 겨드랑이 아래는 곧 中府穴 옆이다. 上膊의 內側, 위로 겨드랑이에서 아래로 팔꿈치까지의 연약하고 흰 肌肉을 ‘臑’라고 하니, 天府穴과 俠白穴이 있다. ......이것은 正經 외에 다시 옆으로 통하는 絡脈이 있는 것이다. 下膊과 손바닥이 만나는 곳을 ‘腕’이라고 한다. 이 本經의 別絡은 손목 뒤의 위쪽 列缺穴로부터 집게손가락의 끝으로 똑바로 나와 商陽穴과 교차하고 手陽明經에 이어진다.”라고 하였다.

【直譯】

肺手太陰經脈은 中脘에서 起始하여 下行하여 大腸에 絡하고 다시 되돌아와 胃口를 循行하고 橫膈膜을 上行하여 肺에 屬하고 氣管으로부터 옆으로 走行하여 겨드랑이 아래로 나와 上膊 內側을 따라 下行하고 手少陰心經과 手厥陰心包經의 앞을 走行하여 팔꿈치 안으로 下行하고 下膊의 內側, 橈骨의 下廉을 循行하여 寸關尺의 搏動부위로 들어가고, 魚를 上行하여 魚際를 循行하고 엄지손가락의 끝으로 나온다. 그 支脈은 손목 뒤로부터 갈라져 나와 똑바로 집게손가락의 內廉을 지나 집게손가락 끝으로 나온다.

《경맥.영추10.영추연구집성.영추연구집성간행위원회》

 

우리에게 매우 익숙한 본 문장은 경맥의 유주(流注)를 설명하는 《경맥》편의 문장이다. 보시다시피 출(出)은 상(上), 하(下), 순(循), 행(行), 입(入) 등의 다양한 표현들과 함께 경맥유주의 운동방향과 양태를 설명하는데 매우 자주 쓰이는 표현이다.

 

3. 관심받지 못한 출(出)의 직역(直譯)

이러한 수태음폐경(手太陰肺經)의 운동(運動) 양태(樣態) 표현들은 팔을 밖으로 늘어뜨린 정위(正位)자세에서 일관된 향외적(向外的) 방향성을 보이고 있다. 경맥유주를 선형적(線形的) 유주로 인식하고 있는 제가들의 입장에서 《경맥》편의 출(出)은 수태음폐경(手太陰肺經)의 향외적(向外的) 방향성에서 벗어나지 않는 당연한 표현이기 때문에 직역(直譯) 외에 별다른 해석을 하지 않고 있다.

 

○上膊의 아래, 옆구리의 위를 겨드랑이라고 하니 겨드랑이 아래는 곧 中府穴 옆이다.

○上膊의 內側, 위로 겨드랑이에서 아래로 팔꿈치까지의 연약하고 흰 肌肉을 ‘臑’라고 하니, 天府穴과 俠白穴이 있다.

○下膊과 손바닥이 만나는 곳을 ‘腕’이라고 한다. 등등

 

이는 상(上), 하(下), 순(循), 행(行), 입(入)과 같은 운동양태에 대한 다양한 표현들에서도 마찬가지여서 단어 자체의 직역외에 별다른 해석을 찾아볼 수 없으며 제가들의 관심은 주로 정확한 경로의 정위(定位)에 쏠려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4. 또다른 특별한 출(出)

굳이 다른 편에 쓰인 출(出)을 다시 예로 드는 이유가 제가들이 선형적(線形的) 유주경로로 인식한 《경맥》편의 출(出)들 가운데 지난 시간에 공부한 폐출어소상(肺出於少商)의 출(出)과 같은 용례(用例)가 있어서인지 짐작하시는 분도 계실테지만, 상기(上記) 문단의 출(出)들에서 맥중(脈中)으로부터 맥외(脈外)로의 외출(外出)을 뜻하는 출(出)은 없다. 상기 문단의 출(出)들은 맥중(脈中)/맥외(脈外) 복곽(複廓)구조에서의 외출(外出)을 뜻하지 않고 선형적(線形的) 유주경로의 방향성과 일치한다.

하지만 제가들이 인식한 선형적(線形的) 유주경로와 ‘방향성(方向性)’이 일치한다는 말이지 직역(直譯)외에는 일체의 해석도 가하지 않은 제가들의 무성의함을 지적하지 않을 수는 없다. 다시 말해 그것이 주향(走向)에 대한 표현인지 경(經)의 차서(次序)에 대한 것인지 경맥유주의 입체적 이해를 위해 설명하지 않은 부분이 많다는 것이다.

우리는 지난 시간 공부했던 맥중(脈中)/맥외(脈外) 복곽(複廓)구조의 경맥과 관련하여 《경맥》편에 기록된 경맥구조와 관련된 출(出)이 있음을 알아보고자 한다. 종폐계횡출액하(從肺系橫出腋下)의 출(出)이다.

과연 종폐계횡출액하(從肺系橫出腋下)의 출(出)은 수천년 제가들의 해석처럼 폐계(肺系)를 따라 겨드랑이 아래로 나와 상박(上膊)내측(內側)을 따라 하행하는 선형적(線形的) 유주노선의 정보만을 전하고 있는가?

물론 종폐계횡출액하(從肺系橫出腋下)는 선형적(線形的) 유주노선의 방향성을 설명하고 있지만 폐출어소상(肺出於少商)의 출(出)과 같이 단어의 당연한 직역으로 성의 없이 지나버려서는 안될 저자의 중요한 의도가 있음을 주목(注目)하여야한다.

 

5. 오장(五臟)에서 외각(外殼)으로의 출(出)

음양은 우주 만물을 지배하는 지고의 원리다. 영위(榮衛)가 만난다고 하는 수태음지맥(手太陰之脈) 역시 맥중(脈中)과 맥외(脈外)의 음양으로 구성되어 있음은 물론, 안쪽의 내장(內藏)에 속한 부분과 바깥쪽의 외신(外身)에 속한 2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기어중초(起於中焦)에서 상격속폐(上膈屬肺)까지는 내장(內藏)의 내부순환이 되며, 종폐계횡출액하(從肺系橫出腋下)에서 출기단(出其端)까지는 외신(外身)의 외부순환이 된다. 따라서 맥중(脈中)으로 흐르는 영기는 기어중초(起於中焦)에서 출기단(出其端)으로 맥중(脈中)을 따라 내외를 관통해 흐르게 되는 반면, 맥외(脈外)로 운행되는 위기는 액하(腋下)로 외출하지 못하고 내분순환의 시스템에 따라 운행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종폐계횡출액하(從肺系橫出腋下)하지 못한 위기는 어떻게 될까? 《위기행(영.76)》은 폐주어간(肺注於肝)이라고 설파하고 있다. 내부 순환과 외부순환으로 엄격히 구분된 위기는 영기를 따라 밖으로 외출하지 못하고 안쪽으로 방향선회를 하는 것이다.

《동의위기행 권건혁》

 

위기행어음이십오도, 행어양이십오도, 분위주야(衛氣行於陰二十五度, 行於陽二十五度, 分爲晝夜) 《영위생회.영18》

 

위기(衛氣)는 밤에 음위(陰位), 즉 오장(五臟)을 25바퀴 돌고 낮에는 양위(陽位), 즉 외각(外殼)을 25바퀴 돈다. 위기(衛氣)가 맥외(脈外)를 지나는 경맥은 내장(內臟)과 외각(外殼)의 2중구조로 나뉘어져 있는 것이다.

이 경맥의 복곽구조를 이해한다면 종폐계횡출액하(從肺系橫出腋下)의 출(出)은 그저 겨드랑이 아래로 나와 상박내측을 따라 하행(下行)하는 일차원적 유주노선의 방향성 표현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내장(內臟)영역의 경맥(經脈)에서 구각(軀殼)영역의 경맥(經脈)으로 나아감이라는 입체적인 경맥의 표현임을 알 수 있는 것이다.

《경맥》편의 저자가 종폐계횡출액하(從肺系橫出腋下)의 출(出)을 통해 밝히고 있는 내장(內臟)과 외각(外殼)의 2중구조는 영기(營氣)와 위기(衛氣)운행의 비밀을 풀 수 있는 중요한 열쇠가 되는 것이다.

 

6. 대상의 이해가 동반된 해석

폐출어소상(肺出於少商)과 종폐계횡출액하(從肺系橫出腋下)의 출(出)이 수천년간 그저 ‘나온다’라고 시큰둥하게 해석되어 온 것은 이 두가지 출(出)만이 매우 특별한 의미를 ‘숨기고’ 있었기 때문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경맥(經脈)의 맥중(脈中)/맥외(脈外) 복곽구조와 오장(五臟)/외각(外殼) 2중구조를 인식하고 있는 저자에게는 각각의 경맥의 특성을 고려한 매우 적절하고 친절한 표현이었다는 말이다.

경맥(經脈)의 서로 다른 기술들을 구분하지 못하고 혹자는 이것이 틀렸고 저것이 맞다거나 혹자는 이 숫자가 오류일 것이라고 결론 내려왔기에 경전의 기록을 의심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 되어 버렸다. 하지만 수천년을 노력했다하더라도 대상을 올바로 인식하지 못했다면 간단한 단어조차 그 숨은 뜻을 이해할 수 없음은 이처럼 명백하다.

 

김선모 / 반룡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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