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읽기] 광활한 대자연 속 썰매견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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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광활한 대자연 속 썰매견의 삶
  • 승인 2020.07.03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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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성진

황보성진

mjmedi@mjmedi.com


영화읽기┃콜 오브 와일드

 

감독 : 크리스 샌더스출연 : 해리슨 포드, 오마 사이, 댄 스티븐스
감독 : 크리스 샌더스
출연 : 해리슨 포드, 오마 사이, 댄 스티븐스

얼마 전 강아지 교육 관련 프로그램에 출연한 가정 때문에 인터넷이 들썩인적이 있었다. 심지어 국민청원까지 올라갈 정도로 이젠 반려동물에 대한 문제는 중요한 사회적인 이슈가 된 것이다. 이는 그만큼 반려동물에 대한 우리 사회의 관심도가 높아졌다고 볼 수 있지만 그 반면에 유기견 문제는 제대로 해결되지 않고 있어 안타까울 뿐이다. 필자 역시 18살 노견 두 마리와 함께 지내고 있는데 사람과 마찬가지로 나이가 들다보니 몸이 점차 불편해져서 온 가족이 24시간 대기하며 모시고 있는 상황인데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사람들이라면 이들이 우리에게 주었던 것을 생각해 끝까지 책임지고 갈 생각을 가졌으면 좋겠다.

1890년대 골드러시 시대, 금광이 발견되었다는 소식에 일확천금을 노린 수많은 사람들이 알래스카로 몰려든다. 따뜻한 캘리포니아의 부유한 가정에서 길러지던 개 ‘벅’은 한순간 납치되어 알래스카 유콘으로 팔려가게 되고 안락했던 과거와는 전혀 다른 삶이 시작된다. 광활한 대자연, 거친 약육강식의 세계 속, 우편배달 썰매견 팀의 신참이 된 벅에게 끊임없는 역경이 그를 찾아오지만, 진정한 용기는 벅을 점차 팀의 리더 자리에 오르게 한다.

잭 런던의 <야성의 부름>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 <콜 오브 와일드>는 장난꾸러기 강아지가 어느 날 갑자기 납치되어 알래스카에서 썰매견을 하며 겪는 견생을 담은 영화이다. 그래서 영화의 주인공은 강아지 벅이기 때문에 자칫 대배우 해리슨 포드를 기다린 관객들이라면 조금 아쉬울 정도로 출연 분량이 많은 편은 아니다. 대신 그 자리를 거의 사람 같은 벅이 제대로 채워주고 있으니 가벼운 마음으로 즐겨도 좋다. 사실 영화에 대한 정보가 없을 때는 슬픈 내용이 있는 영화가 아닐까라는 생각 탓에 선뜻 감상하는데 주저할 수도 있지만 막상 영화를 보면 깨알 같은 개그가 여기저기 포진해 있는 유쾌한 영화이다. 자칫 강아지들의 이야기를 다룬 여타의 영화들처럼 감동 위주로 빠질 수도 있지만 <콜 오브 와일드>는 적절하게 코믹한 장면을 섞으며 요즘 같은 시대에 보기에 딱 적합한 영화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약간 아쉬운 것은 영화를 보다보면 강아지 배우의 연기가 너무 능숙한 나머지 CG의 티가 나서 영화에 대한 몰입감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콜 오브 와일드>는 디카프리오에게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의 영광을 안겨줬던 <레버넌트 : 죽음에서 돌아온 자>의 강아지 버전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숱한 역경을 견디며 야생에 적응해 나가는 강아지 벅을 통해 그동안 이 사회에 순응하면서 살아왔던 내 안에 숨겨진 진짜 나의 모습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코로나19로 인해 여행을 제대로 즐기지 못한 관객들에게 시원한 자연 속에 펼쳐지는 웃음과 감동이 있는 영화 <콜 오브 와일드>를 추천하며 항상 곁을 지켜주는 반려동물들과 함께 본다면 더한 감동이 있을 것이다.

 

황보성진 / 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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