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대 지역인재 선발, 역차별인가? 지역의료 확충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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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대 지역인재 선발, 역차별인가? 지역의료 확충인가?
  • 박숙현 기자
  • 승인 2020.06.29 08: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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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한의대 지역인재모집 평균 18%…원광, 세명대 30% 충족

“수도권 비해 부족한 지역 교육 환경 고려해야”…“졸업생 대다수 수도권 진출 선호”

[민족의학신문=박숙현 기자] 한의대의 지역인재모집인원이 현행법의 권고사항인 입학정원 30%에 못 미치는 약 18%로 드러난 가운데, “지역인재를 많이 뽑아 지역의료행위에 기여하도록 해야한다”는 의견과 함께 “수도권 학생에 대한 역차별이다”, “실효성이 없다” 는 등의 지적이 나왔다.

지난 8일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방 의약학 대학 입학정원의 30%이상을 지역인재전형으로 선발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지방대육성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현행법에서는 지역인재선발을 ‘일정 비율 이상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의무가 아닌 권고사항으로 제시하고 있는데, 이번 개정안은 이를 의무화하기 위한 것이다.

이러한 개정안이 나온 이유는 실제 지방의약학대학의 지역인재모집 현황이 30%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본지가 비수도권지역 10개 한의과대학(원)의 지난해 수시 및 정시 지역인재전형 선발 현황을 조사한 결과, 지방 한의대의 입학정원 590명 중 지역인재전형 모집인원이 전체의 약 18%인 105명이었다.

이들 중 지역인재전형 모집인원이 입학정원의 30% 이상인 학교는 ▲원광한의대(31명, 34%) ▲세명한의대(12명, 30%)등 2개교에 불과했다.

이외의 학교는 ▲상지한의대(9명, 15%) ▲우석한의대(7명, 약 23%) ▲동의한의대(10명, 20%) ▲대구한의대(16명, 15%) ▲대전한의대(8명, 약 11%) ▲동국한의대(7명, 약 10%) ▲부산대한의전(0명)의 인원을 지역인재로 모집했다. 단, 부산대한의전은 올해 수시에서 지역인재전형으로 10명을 뽑기로 했으며, 이외에도 우석한의대가 9명, 세명한의대가 13명, 동신한의대 10명, 동국한의대 10명을 모집하기로 하면서 대학 내 지역인재 인원이 더욱 확대된 상황이다.

지역인재전형에 대해 지역인재들이 장래 지역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입법취지에 공감하는 긍정적인 의견이 있었다.

A 한의대 교수는 “지역인재전형의 취지에 공감하며, 지역인재선발을 더욱 늘려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학생들이 졸업 후 자신의 출신지역으로 빠져나가는 경우가 많은데, 이럴 경우 대학병원 수련의 모집이나 지역의료 측면에서 아쉬운 측면이 있다”며 “또한 지역학생들은 수도권에 비해 환경적인 인프라 부족 등으로 인해 불리할 수 있다. 성적은 낮을지 몰라도 능력까지 낮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지역인재 선발 비율을 법으로 강요하는 것은 대학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반면 지역인재전형이 다른 전형에 비해 경쟁률과 교과성적 커트라인 등이 낮아 수도권 학생에 대한 역차별로 다가올 수 있으며, 학교 입장에서 인재영입에 제한이 생긴다는 지적도 나왔다.

모 입시사이트의 이용자들은 이와 관련해 “난 1차에서 떨어졌는데 나보다 점수 조금 낮은 애가 지역인재에선 예비 2번이네”, “수도권이라고 다 강남 8학군도 아니고 여기도 낙후된 지역 있는데 역차별 아닌가?” 등의 반응을 보였다.

B 한의대 교수 역시 “호남권에는 한의대가 원광한의대, 우석한의대, 동신한의대 3곳이나 있어서 호남권 학생들에게 유리한 전형이 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C 한의대 교수는 “여러 장단점이 있겠지만 아무래도 학교 입장에서는 조금 더 우수한 인재를 영입할 수 있는 기회가 제한된다는 단점도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현행 지역인재 선발 제도로 선발되는 학생이 실제로 해당지역에 연고지가 없을 수 있다는 허점도 지적됐다.

입시사이트의 어느 이용자는 “그 지역 고등학교만 나오면 된다는 조건은 너무 허술하다”며 “도시에서 살다가 지역인재전형을 위해 시골고등학교로 진학할 수도 있다. 특히, 지역 자사고, 특목고에 다니는 타지역 학생들에게 유리하게 적용된다”고 지적했다.

지역인재선발이 학생들의 졸업 후 지역의료행위에 기여할 수 있을지는 회의적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D 한의대 교수는 “지역인재선발이 공공의료확충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지 의문”이라며 “우리 대학에는 (대학이 있는)지역출신 학생들이 꽤 있다. 그러나 수도권출신 뿐 아니라 지역출신 학생들조차 졸업 후에는 수도권으로 가기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지역인재전형과 관련해 찬반이 엇갈린 가운데, 지역 공공의료를 확충하려면 해당지역 근무 의무화, 지역 근무 시 혜택 제공 등의 대안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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