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김홍균의 도서비평] 엄마 경력 30년, 교육 전문가 20년 노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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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 김홍균의 도서비평] 엄마 경력 30년, 교육 전문가 20년 노하우
  • 김홍균
  • 승인 2020.06.19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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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비평┃부모와 아이가 함께 자라는 오늘 육아

『예기(禮記)』·「학기(學記)」편의 ‘교학상장(敎學相長; 가르치고 배우며 함께 성장한다)’는 말은 교육 현장에서 흔하게 쓰인다. 이 책도 ‘교(敎)’와 ‘학(學)’자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일단 글자부터 풀어보자. ‘교(敎)’자는 ‘효(孝)’자와 ‘복(攵)’자로 이뤄졌다. ‘효(孝)’는 흔히 ‘효도(효)’라고 읽는다. ‘노(老)’자와 ‘자(子)’자로 이뤄진 이 글자가 ‘효도’라는 뜻을 가지는 이유는 노인이나 어른을 아래 사람이 잘 섬겨야 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섬긴다’는 ‘모시어 받든다’는 뜻이다. 즉 ‘효(孝)’의 핵심의미는 ‘본받다’이다. 옆에 붙은 ‘복(攵)’이라는 글자는 ‘등 글월(문)’보다는 ‘치다, 때리다, 채찍질하다’로 읽어야 비로소 ‘가르칠 교(敎)’라는 글자의 뜻이 살아난다. 그래서 매를 쳐서라도 본받게 만드는 것이 ‘가르친다(敎)’의 본래 뜻이다.

김영숙 지음, 북하우스 출간
김영숙 지음, 북하우스 출간

이와 상대적인 것이 ‘배우다, 공부하다’라는 뜻의 ‘학(學)’이라는 글자다. 이를 자세히 보면 ‘양손’을 뜻하는 ‘구(臼)’자 안에 『주역(周易)』의 ‘효사(爻辭)’를 뜻하는 ‘효(爻)’자가 있고, 그 아래에 ‘덮개, 책상’을 뜻하는 ‘멱(冖)’자와 ‘아이’를 뜻하는 ‘자(子)’자가 있다. 즉 아이가 책상 위에 양손을 얹고 ‘역(易)’의 ‘효(爻)’를 공부하는 것이 ‘배우다(學)’의 뜻이다. 이것이 갑골문에도 등장하는 것을 보면 이때의 ‘역(易)’은 주(周)나라 때의 『주역(周易)』이 아니라, 하(夏)나라 때의 ‘연산역(連山易)’이거나 적어도 상(商)나라 때의 ‘귀장역(歸藏易)’임을 알 수 있다. ‘연산역’이든 ‘귀장역’이든 그 ‘효’의 의미를 알기 어렵기에 공자(孔子)가 쉽게 풀어놓은 것이 『주역』의 「효사(爻辭)」다. 그래서 ‘효(爻)’의 뜻을 알기 위해서는 열심히 배우고 공부해야 한다.

‘학(學)’은 갑골문에도 있지만 ‘교(敎)’의 바탕 글자인 ‘효(孝)’는 서주(西周)시대의 ‘금문(金文)’에서부터 등장하는 것을 보면, ‘학(學)’의 가치는 일찍부터 인식되었지만 ‘효(孝)’는 주나라를 지나서야 회초리를 들 정도로 인식되어 ‘교(敎)’자가 만들어졌나 보다. 비록 ‘매 끝에 정든다’는 말이 있긴 하지만, 회초리로 아이를 훈육하는 방법이 결코 좋은 것이 아니기에, 조선(朝鮮)시대의 양반가는 어쩔 수 없이 매를 들 때도 반드시 명분이 있어야 하고, 부모와 자식 간에 납득되는 규칙이 있었다. 학동기에 접어들어서야 회초리를 들며, 매를 댈 때는 깨달음을 얻을 정도로 서로가 약속된 횟수여야 하며, 그 회초리는 아이 스스로가 구해와야 한다. 말하자면 매 끝에 반드시 사랑이 묻어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폭력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매를 들지 않고도 아이를 가르칠 수 있으며, 그 아이를 통해 동시에 어른이 배우고 깨달을 수 있는 방법과 지혜를 경험과 예시를 통해 소개하고 있다. 물론 세계적인 통계와 더불어 다양한 유명 전문가들의 견해도 꼼꼼하게 기록하여 저자 자신만의 견해에 치우치지 않도록 하였다. 게다가 누구나 이해되기 쉬운 문체여서 머리를 싸매고 읽지 않아도 된다. 임상가에 발을 들여놓은 지 얼마 되지 않는 젊은 한의사라면 누구나 고민스러울 수 있는 육아의 문제를, 일상을 조금만 바꾸면 쉽게 이 책에서 해결점을 찾을 수 있다. 필자 또한 아이들을 어른으로 다 키워놓고 나서야 이 책을 통해 저자의 지혜에 감탄하고 있지만, 좀 더 일찍 이 책과 저자를 만났더라면 지난 날의 육아의 어려움을 보다 쉽게 타결하였을 것 같은 후회도 든다. 모쪼록 예측되는 일상의 반복이 독자들에게도 지혜롭게 쓰여지길 바란다.

 

김홍균 金洪均 / 서울시 광진구 한국전통의학史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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