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읽기] 저희 어머니는 범인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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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저희 어머니는 범인이 아닙니다
  • 승인 2020.06.19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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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성진

황보성진

mjmedi@mjmedi.com


영화읽기┃결백
감독 : 박상현출연 : 배종옥, 신혜선, 허준호
감독 : 박상현
출연 : 배종옥, 신혜선, 허준호

한 편의 영화가 개봉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들이 필요하다. 특히 요즘 같은 다매체 다채널의 시대에서는 영화 홍보가 매우 중요한 역할들을 하기 때문에 개봉일을 잡아 놓고는 평소 안 나오던 배우들이 갑자기 예능 등에 출연하면서 간접효과를 노리는 경우가 많다. 3월 개봉예정이었던 <결백> 역시 그랬다. 인기 있는 예능 프로그램에 배우들이 출연하면서 영화를 홍보했지만 이들의 발목을 잡은 것은 바로 코로나19였다. 이미 방송을 통한 홍보는 끝난 상황이었지만 불가피하게 개봉을 무기한 연기할 수밖에 없다가 이번에 개봉을 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아직도 코로나19의 기세는 꺾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 크게 낙관할 수 없는 상태이지만 <결백>은 그동안 거의 한국영화가 실종되었던 극장가에 관객들을 불러 모으는 활력소가 되고 있다.

유명 로펌의 에이스 변호사인 정인(신혜선)은 아버지의 장례식장에서 농약 막걸리 살인사건이 일어났음을 알게 된다. 치매에 걸린 엄마 화자(배종옥)가 용의자로 지목되고, 그녀의 결백을 주장하기 위해 고향으로 내려가 직접 변호를 맡는다. 사건을 추적하던 중 시장 추인회(허준호)를 중심으로 한 마을 사람들의 조직적 은폐와 거짓 진술 등 수상한 정황을 포착한 정인은 그날의 기억을 모두 잃은 화자의 결백을 입증하기 위해 모든 사람들과 맞서기 시작한다.

뉴스에서 나옴직한 사건을 배경으로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는 <결백>은 기존 영화들과 달리 여성변호사와 그녀의 엄마가 캐릭터로 등장하면서 부드럽지만 강력함을 내포하고 있는 에너지로 남성 중심의 기존 추적극과 확실한 차별성을 두면서 여성 중심의 새로운 추적극을 보여주고 있다. 사실 <결백>이라는 제목만 보고 영화를 본다면 대다수의 관객들은 진짜 범인이 누구인가에 초점을 맞추며 반전의 반전을 내심 기대하면서 보게 될 것이다. 하지만 <결백>은 오히려 반대의 상황에서 무죄를 입증하는 내용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처음부터 범인이 누구인지 맞추는 데에만 신경 쓰고 영화를 본다면 본 재미를 놓칠 수도 있으니 유의할 필요가 있으며, 배종옥, 신혜선, 허준호 등 이미 연기력이 입증 된 배우들이 대거 출연하는 영화이다보니 영화에 대한 몰입도는 좋은 편이다.

그러나 후반부로 갈수록 신파적인 요소가 가미되고, 좀 더 촘촘해야 하는 이야기 구성이 헐거워지면서 긴장감이 떨어진다. 물론 그 간격을 배우들의 연기로 채우고 있지만 색다른 추적극을 기대하기에는 약간의 아쉬움이 남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로 개봉일이 계속 연기되는 악재 속에 마침내 개봉하여 침체되었던 한국영화계에 좋은 영향력을 주고 있는 <결백>이 개봉 첫 주 박스오피스 1위의 버프를 계속 이어가기를 기원한다. 그리고 영화진흥위원회가 코로나19 지원사업으로 관객들에게 6천원 영화 할인권을 제공하고 있다고 하니 이번 주말 오랜만에 영화관 나들이 하시기를 적극 추천해 본다. <상영 중>

 

황보성진 / 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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