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완대체의학 어떻게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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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완대체의학 어떻게 할 것인가
  • 승인 2004.09.10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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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방, 표준화지침 제정 임박 … 한방은 속수무책

대체의학은 한의계에 소개된 지 오래되었으나 여전히 인지도가 낮을 뿐만 아니라 체계적 접근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한의계에 소개된 대체의학은 건강기능식품, NAET(인도의 알러지요법), TBM, AP, AK, CK, 영양요법 등 다양하게 소개돼 일부는 한의사의 임상에 사용되고 있지만 대다수 한의사들은 대체의학의 종류와 각각의 임상적 특성, 한의학적 활용방안 등 세부적인 접목방안에는 미흡한 실정이다.

다만 한의계는 97년 이응세 전 상지대 교수(현 한의협 부회장 겸 정책기획위원장)가 한방치료기술연구개발사업의 일환으로 ‘대체의학 실태조사와 대응방안 연구’를 통해 전세계의 대체의학을 개괄한 바 있다.
여기서 이 전 교수는 “42개 치료법의 기초이론과 적용법 중 상당수의 치료법이 한의학 이론을 실정에 맞게 적용한 경우가 많았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 이후로 한의계 차원의 대체의학 흡수방안이 체계적으로 연구되지 않고 있다.
한의계가 머뭇거리는 사이 2002년경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서 정부용역사업을 진행하면서 대체의학의 범주에 한의학영역을 다수 포함시키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때 한의계가 문제를 제기하자 보건산업진흥원은 역으로 ‘한의학과 대체의학을 명확히 구분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때에도 대한한의학회는 기획세미나를 열어 학술적으로 접근하겠다고 결정했으나 아직까지 열리지 않고 있다.
대한한의학회 관계자는 “한의사가 다 할 수 있는데 구태여 구분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게 학회의 일반적인 정서”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선 한의사들의 생각은 한의계 중심단체의 입장과 현저히 달랐다.

대체의학에 많은 관심이 있는 신승호(서울 KBS한의원) 씨는 “대체의학은 이론적 토대가 한의학과 유사해서 명분이 양방보다 앞선다”면서도 “안 쓰면 뺏기는 게 그간의 경험”이라고 강조했다.

이 점에 대해서는 한의학과 대체의학을 접목해서 임상에 활용하고 있는 조호군 (서울 조호군한의원) 원장도 동의했다. 조 원장은 “보완의학이 양방치료에 부수적으로 사용하는 의료라면 대체의학은 수술과 항생제를 선택하지 않고 사용한다는 점에서 양방과 대립하는 데 비해 한의학은 접목이 잘된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임상적 필요성과 더불어 생존차원의 접근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신승호 원장은 “대체의학을 한방에 접목할 경우 한방의료기관의 경영에도 큰 도움이 된다”면서 양의계도 경영난 타개차원에서 ‘shop in clinic’이 속속 개설되고 있다고 전했다.

양방은 한발 더 나아가 학문적 체계정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대한의학회 산하 보완대체의학(CAM) 프로젝트 위원회(위원장 김건상)는 내년 5월 열릴 31차 의협 종합학술대회에서 보완의학의 정의, 등급화와 분류체계 등을 포괄하는 표준화지침을 발표할 방침이다.

최준영 위원회 간사는 “대한의학회가 표준화지침 작업에 나선 것은 의사와 환자의 문의가 많기 때문”이라면서 “우선적으로 건강보조식품에 대해 의사가 써도 된다, 안된다 하는 등급을 매겨 의사의 가이드라인으로 삼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래의학의 주류를 이룰 것으로 예상되는 대체의학. 이 대체의학이 한의학을 더욱 살찌우는 방향으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대체의학을 바라보는 한의계의 인식부터 바꾸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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