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서산책/ 914> - 『새藥草栽培法』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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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서산책/ 914> - 『새藥草栽培法』①
  • 승인 2020.05.09 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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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우

안상우

mjmedi@mjmedi.com


한약의 愛用과 수출 진흥책

기나긴 역병 유행으로 인해 아직 대부분 사람들이 집안에 갇혀 지내는 처지이지만, 계절은 어김이 없어 산야에 꽃은 만발하고 농부는 밭 갈고 씨를 뿌릴 때가 지나고 있다. 농사일을 떠올리다 보니 약초농사 역시 서둘러야할 때라는 생각이 들었기에 근현대 한약재 생산을 지원했던 약초재배 전문서 한 종을 빼어 들었다.

◇ 『새약초재배법』
◇ 『새약초재배법』

본격적인 약초재배의 역사는 여말선초 향약장려 정책의 일환으로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으며, 조선팔도에서 산출되는 토산약재자원조사의 결과는 세종실록지리지에 실리게 되었다.(135, 八道物産 조사한 藥草地圖 / 2002122일자 참조) 이보다 앞서 꾸며진 향약채취월령은 바로 향약자원의 채취와 乾淨, 재배와 수확하는 시기 및 그 요령을 제시한 가이드북 같은 책이다.

이밖에도 조선 전기사시찬요초,양화소록같은 책이나, 조선 중기에 나온 구황촬요농가집성같은 농서류에 약초에 관해 다룬 내용이 散見되고 있으나, 본격적으로 약초재배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전한 것으로는 홍만선이 짓고 醫官 유중림이 증보한산림경제治藥篇이 가장 대표적인 기술이라 하겠다.

근대에 이르러서는 농업기술교재로 펴낸 特用作物敎科書(726作物栽培에 적용된 近代性 / 2016.4.28일자, 727회 농업교재에 등장한 人蔘栽培法 / 2016.5.5.일자, 728회 수탈의 대상이 된 朝鮮 藥草 / 2016.5.12.일자)有名藥草栽培法(223時局下 醫藥自給하기 하야 / 20041115일자)과 같은 책들이 약초를 비롯한 특용작물 재배를 위한 전문서라 하겠다.

다만 전통의료 체계가 무너지고 조선인을 위한 의료시혜가 열악했던 상황에서 조선산 약재 역시 수탈의 대상이 되거나 조선인들의 보건위생을 담보로 식민통치를 정당화하기 위한 불순한 의도가 숨겨져 있는 터인지라 약초재배서 역시 약재 공급대책이라기 보다는 전쟁으로 인한 왜곡된 수요를 반영한 것이라 여겨진다.

이에 비해 오늘 소개할 약초재배서는 대한민국이 산업사회로 접어들기 시작한 1960~70년대 농어촌 생산기술을 증진하기 위한 목적으로 펴낸 것으로, 부족한 의료시혜를 보완하고 농어촌 소득증대를 도모키 위한 양면적인 의도를 띠고 있어 적이 다행스럽다.

머리말에는 다음과 같이 본서 발행의 변이 밝혀져 있다. “자극성과 부작용이 많은 양약에 비해서 고유의 우리 한약은 부드럽고 스무-스한 면에서 환영되고 있으며, 대부분의 의약품이 생약에 의존하고 있다고 해서 결코 지나친 말이 아닐 것이다. 하기야 동서의약이 패권을 다투어 경쟁하고 있는 이즈음에 이르러서는 그 우열을 논하기 전에 우선 값싸고 손쉬운 생약으로 먼저 손이 가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인 것이라고 하겠다.”(필자 윤문)

한편 편집자는 시의적인 목적도 분명하게 밝혀 놓았는데, “우리 정부는 벌써부터 동남아를 비롯한 세계시장을 목표로 생약의 수출 진흥을 독려하여 힘을 기우리고 있거니와 우리는 이에 호응하여 많은 외화를 획득하고 또 우리도 써야할 것이다.”라고 하였다. 또한 그러기 위해서는 고유의 우리 품종을 기르고 보존하는 한편 좋은 원종을 도입해서 육성함으로써 品目으로서나 품질면에서 뚜렷한 체계를 세워서 길이 보존해 나가야 할 것으로 생각하는 바이다.”라고 하여, 재배와 육종 두 가지에 모두 주안점을 두고 있으며, 현실적인 효용성에 밑받침을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본문은 약초재배상의 일반지식과 각론으로 양분하였는데, 일반지식에는 거래사정과 시세에 주의, 재배는 소규모로, 재배금지의 식물, 품종, 종묘, 노력의 분배 등 소주제로 나누어 기술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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