黃泌秀에 대한 三木榮의 오류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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黃泌秀에 대한 三木榮의 오류 연구
  • 승인 2020.05.09 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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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춘, 서정철, 최순화

한기춘, 서정철, 최순화

mjmedi@mjmedi.com


임상 한의사 3인이 연구한 황도순, 황도연(57)

Ⅰ. 서론

지난 호에서는 惠庵이 儒醫가 아님을 밝혔는데 이번에는 黃泌秀에 대해 다루고자 한다. 黃泌秀는 惠庵의 아들로 부친의 遺志를 받들어 <方藥合編>을 刊行한 사람일 뿐 醫人은 아니다. 그런데 여러 문헌에서 黃泌秀가 儒醫라거나 <方藥合編>을 編述했다는 등 오류가 만연해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오류의 근원은 어디일까 하는 의문에서 본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다. 이에 愼村 黃泌秀에 대해 잘못 알려진 부분을 여러 史料를 통해 바로잡고자 한다.

 

Ⅱ. 본론

1. 黃泌秀가 儒醫라는 주장

1) 三木榮

黃泌秀가 儒醫라는 주장은 三木榮이 처음으로 펼쳤는데 <朝鮮醫書誌>1)에 “子泌秀また儒医として名があつた”라고 되어 있다. 이후 발간된 <朝鮮醫學史及疾病史>2)에서도 三木榮은 “黃泌秀, 度淵の子, 愼村と号した. 儒医として名高く……”라고 되어 있다(표 1).

 

2) 남산당의 간행서

三木榮 이후 黃泌秀가 儒醫라는 주장은 이어 1977년 남산당편집국에서 간행한 <對譯證脈方藥合編>3)에서도 나타난다. 이 책의 黃泌秀 小傳에서는 “……家親의 遺志인 方藥合編을 板刊한 이래 儒醫로서도 알려졌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3) 황연규

황연규4)는 黃度淵과 黃泌秀를 재조명하면서 “儒醫 愼村 黃泌秀”라 지칭하였다.

 

2. 黃泌秀가 <方藥合編>을 編述했다는 주장

1) 三木榮

三木榮은 <朝鮮醫書誌>와 <朝鮮醫籍考>5)에서는 <方藥合編>에 대해 각각 “黃度淵撰 黃泌秀編”과 “黃度淵著 黃泌秀編”이라고 기술한 것과 달리 이후 <朝鮮醫學史及疾病史>의 <方藥合編> 圖式에서는 “黃泌秀撰”이라고 기술하였다.

2) 남산당의 간행서

<對譯證脈方藥合編>의 黃泌秀 小傳에서는 “……方藥合編을 編述하였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3) 이진철

이진철6)은 “……위정척사사상을 가지고 있던 황필수는 전통의 우수성을 보여줄 수 있는 책을 펴내고 싶었을 것이다. 『의방활투』는 그 자체로도 훌륭한 임상서적이었으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함을 느꼈던 것 같다. 그래서 『의종손익』의 일부를 가공한 후 합쳐서 『방약합편』 한 권만으로도 효율적으로 임상이 가능하게 만들고 싶었던 것이다.”라고 하였다.

 

Ⅲ. 고찰

김종천7)의 연구에 의하면 黃泌秀는 <新式儒胥必知>, <增補四禮便覽>, <時行簡禮彙纂>, <達道集註大全> 등 모두 11종에 달하는 서적을 편찬, 개정 또는 교정하여 간행하였다.

黃泌秀에 대하여 <朝鮮圖書解題>8)에는 “黃泌秀號は 惠菴, 昌原の人 都正 道淳の子なり……”라고 하였는데 惠庵은 黃度淵의 號이고, 慎村子가 黃泌秀의 號이다. 三木榮은 그의 초기 저서인 <朝鮮醫籍考>에서 黃泌秀에 대해 “其の子泌秀(愼村)も世に著はれた”라고 하여 儒醫라는 언급이 없었는데, 무슨 연유에서인지 이후 저서인 <朝鮮醫書誌>와 <朝鮮醫學史及疾病史>에서는 黃泌秀를 儒醫라고 하였다. 추정컨대 조선 후기 제일의 醫人인 黃度淵의 아들로 遺志를 받들어 <方藥合編>을 編“述”했다고 하다 보니, 이러한 일은 醫人의 한 사람으로서 儒醫가 아니고서는 어려웠지 않았겠나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이처럼 黃度淵의 아들인 黃泌秀에 대해 잘못 기술된 부분들이 있는데 가장 심각한 오류는 黃泌秀를 儒醫라고 한 점이다.

남산당편집국에서 간행한 <對譯證脈方藥合編>에서는 黃泌秀를 儒醫라고 하였는데, 명확한 근거는 제시되어 있지 않으나, 아마도 三木榮의 <朝鮮醫書誌> 또는 <朝鮮醫學史及疾病史>를 참고한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編과 輯은 순우리말로 엮은 것을 말하고, 著, 述, 撰은 지은 것을 뜻한다. 編述은 編하여 述한 것으로 결국 述과 같이 지은 것에 해당한다. 이렇게 엮은 것과 지은 것은 엄연히 다른 의미임에도 불구하고 잘못 혼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대표적인 경우가 바로 <方藥合編>이다. <方藥合編>은 惠庵이 지은 遺稿를 黃泌秀가 간행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黃泌秀가 지은 것처럼 編述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잘못된 표현인 것이다. 그런데 김두종9)은 “惠庵의 著인 醫宗損益本草와 醫方活套를 합하여 方藥合編을 編하였다.” 또는 “泌秀는……方藥合編 1卷을 編述하기에 이르렀다.”라고 하여 <方藥合編>의 編과 編述을 혼동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노대환10)은 黃泌秀에 대하여 “아버지를 대신하여 중정방약합편을 편집하였기 때문에 황필수는 흔히 儒醫로 소개되기도 하지만 그를 유의로 보기는 어렵다. 의학 방면에서의 황필수의 업적은 부친이 저술한 의학서를 정리하여 중정방약합편을 간행한 것이 유일한데 이는 단순한 편집 작업에 불과하였다. 의학 방면에 전혀 지식이 없지는 않았겠지만 중정방약합편을 편집한 이외에 황필수는 의학 분야에 손을 댄 적은 없다. 황필수는 오히려 아버지와는 달리 전통 유자의 길을 걸었다.”라고 하여 黃泌秀가 儒醫라는 주장에 대해 一喝하였다.

대다수의 <方藥合編> 관련 서적이나 기록에서 黃泌秀를 <方藥合編>의 編“撰”者로 적고 있다. 그러나 黃泌秀는 ‘方藥合編源因’에서 “公年已七十有七不可以自抄命子傳書……”라 하여, 惠庵이 77세의 高齡으로 編集이 불가능하여 아들인 자신에게 책을 刻印하도록 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황필수는 단지 家督으로서 遺志를 실행에 옮긴 사람에 불과하다. 또한 <方藥合編源因> 외 어디에도 黃泌秀가 成冊에 관여했다는 기록이나 그와 유사한 흔적은 찾을 수 없다.

한편 <昌原黃氏世譜> 戊寅譜(1999년)에는 黃泌秀가 振威(오늘날 경기도 평택) 縣令을 지냈다고 되어있는데(그림 1) 이는 잘못이다. <日省錄> 고종 32(1895년) 1월 29일 기록에는 “又奏……振威縣令黃泌秀”라고 하여 黃泌秀를 振威縣令으로 임명하려는 啓는 있었으나, 8일이 지난 2월 5일 기록에 “內

그림 1. 昌原黃氏世譜 戊寅譜
그림 1. 昌原黃氏世譜 戊寅譜

 

務大臣奏, 昌城府使李象協, 振威縣令黃泌秀, 俱以身病, 呈狀乞遞, 竝改差, 何如 奉旨依允”이라 하여 신병을 이유로 改差하였던 기록이 나오며, <平澤市史>11)에서도 黃泌秀가 振威縣令으로 재임했다는 기록이 없기 때문이다.

요컨대 黃泌秀가 儒醫라는 사실과 어긋난 주장은 三木榮이 처음으로 펼쳤고, 남산당편집국으로 이어졌으며, 황연규에 이르기까지 반복되었다. 또한 黃泌秀가 <方藥合編>을 編“述”했다는 주장도 “黃泌秀 儒醫說”과 마찬가지로 三木榮에서 시작되어 남산당편집국을 거쳐 이진철에 이르기까지 오류가 되풀이되었음을 알 수 있다.

 

Ⅳ. 결론

본 연구를 통해 다음과 같은 결론을 얻었다.

1. 三木榮으로부터 黃泌秀가 儒醫라는 주장이 시작되었으나 黃泌秀를 儒醫라고 할 수 있는 근거는 없다.

2. 黃泌秀는 惠庵의 遺志를 따라 <方藥合編>을 編刊했을 뿐이므로 編述했다거나 編纂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3. 후대 연구자들이 黃泌秀가 儒醫라는 오류와 <方藥合編>을 編述했다는 오류를 제대로 검증하지도 않은 채 무비판적으로 답습하였다.

 

<참고문헌>

1. 三木榮, 朝鮮醫書誌, 學術院圖書刊行會, 1956:149-152.

2. 三木榮, 朝鮮醫學史及疾病史, 大阪, 自家出版(再版), 1963:257, 348.

3. 남산당편집국, 對譯證脈方藥合編, 남산당, 1977:5-1.

4. 황연규, 惠菴 黃度淵선생님과 儒醫 愼村 黃泌秀선생님의 올바른 재조명, 한의신문, 2007.2.6. 기사등록

5. 三木榮, 朝鮮醫籍考, 自家出版, 1935:57-59.

6. 이진철, 의종손익을 통해 살펴본 황도연의 의학사상 연구, 2017, 경희대학교 박사학위논문.

7. 김종천, 黃泌秀와 그의 편간서들, 서지학연구, 1994:10:275-288.

8. 朝鮮總督府, 朝鮮圖書解題, 朝鮮通信社, 1932: p.349.

9. 김두종, 韓國醫學史(全), 탐구당, 1966:456, 523.

10. 노대환, 愼村 黃泌秀(1842~1914)의 사상적 행보, 한국학연구, 2015:37:479-508.

11. 평택시사편찬위원회, 평택시사(하권), 도서출판 봉명, 2001:1448.

 

 

한기춘·서정철·최순화 / mc맥한의원·우리경희한의원·보광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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