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읽기] 정직함이라는 정치의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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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정직함이라는 정치의 민낯
  • 황보성진
  • 승인 2020.04.03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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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정직한 후보
감독 : 장유정출연 : 라미란, 김무열, 나문희, 윤경호
감독 : 장유정
출연 : 라미란, 김무열, 나문희, 윤경호

코로나 19의 기세가 꺾일 줄 모르고 계속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 불과 며칠 앞으로 총선이 다가왔다. 아마 코로나 19가 없었다면 진즉 모든 뉴스들이 총선에 포커스를 맞춰 나왔을 텐데 안타깝게도 별다른 이슈가 되지 못한 채 총선 정국이 시작된 듯하다. 솔직히 요즘 거의 집 밖에 나가지 않다보니 우리 동네에 어떤 후보가 나왔는지도 모르고, 선거 운동을 하는 것도 보질 못했다. 물론 공식적으로 선거 운동이 시작되면 조금이나마 나을 수 있겠지만 예전과 비교했을 때 선거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도가 많이 떨어져 4년 동안 우리나라를 이끌어 나가야할 사람들 뽑는데 문제가 생각지 않을까라는 걱정이 든다.

거짓말이 제일 쉬운 3선 국회의원 주상숙(라미란)은 선거를 앞두고, 살아계시지만 돌아가셨다고 속이며 자신의 선거에 활용하는 할머니(나문희)를 만나러 간다. 그 후 할머니는 주상숙이 더 이상 거짓말을 하지 않게 해달라며 소원을 빌게 되고, 하루아침에 주상숙은 거짓말을 못하게 된다. 그 결과 선거 유세 도중 그녀의 솔직한 심정이 마구 드러나게 되면서 지지율이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오히려 대중들은 사이다 발언이라고 하면서 주상숙에 대한 호감을 갖게 되고 인기가 높아진다. 그러나 주상숙에게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간파한 방송국 기자가 그녀의 비리를 캐기 위해 뒷조사를 시작하게 된다.

코로나 시국 속에서 개봉하여 이목이 집중되기도 했던 <정직한 후보>는 2014년에 개봉해 브라질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른 동명의 브라질 영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이다. 그리고 영화 중간에 등장하는 선거 홍보 현수막에 4월 15일이라고 명기되어 있을 정도로 이번에 실시되는 제21대 국회의원 총선을 염두에 두고 제작된 영화이기도 하다. 또한 제목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정직한 후보>는 그동안 봐왔던 국회의원들의 모습을 ‘거짓말’하는 사람으로 희화화 시키며 이번에는 꼭 거짓말 하지 않는 ‘정직한 후보’를 뽑자는 직접적인 메시지를 전해주고 있다. 사실 ‘정직한 후보’가 이상적으로는 가능하지만 절대 실현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은 누구나 뻔히 알 수 있기에 관객 입장에서는 묘한 아이러니에 빠지게 된다. 그러나 이 모든 우려를 한 번에 날려버리며 영화를 이끌어 나가는 히로인, 바로 라미란의 매우 자연스러운 연기가 <정직한 후보>라는 영화를 살리고 있다. 아마 그녀가 없었다면 이 영화가 코로나 19 시국에 손익분기점을 넘을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라미란에 의한, 라미란을 위한 영화라고 할 수 있다.

거기에 보좌관 역을 맡은 김무열과 남편 역을 맡은 윤경호의 연기가 제대로 조화를 이루며 누구나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정치 코미디 영화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그러나 결말 부분으로 갈수록 주제에 대한 부담감인지는 모르겠지만 주상숙의 비리 부분을 드러내기 위해 지금까지와는 다른 축의 이야기를 보여주면서 영화는 중심을 잃고 산만해지기 시작한다. 결국 급하게 봉합을 하기는 하지만 뭔가 초반에 쌓였던 라미란의 코믹 연기가 제대로 살지 못하며 이도저도 않게 끝을 맺으며 아쉬움을 남긴다. 오히려 영화 속에 등장하는 깜짝 영상들처럼 우리가 알고 있던 국회의원들의 민낯을 가지고 이야기를 만들었다면 관객들이 잘근잘근 씹고 즐길 수 있는 매우 특색있는 정치 코미디 영화가 탄생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코로나 때문에 잠시 관심을 놓고 있기는 했지만 4월 15일 총선에 꼭 참여하여 이번에는 더도말고 덜도말고 국민을 위해 한 몸 희생할 수 있는 정직하고 깨끗한 국회의원이 탄생할 수 있도록 한 표 행사하시길 기원한다.

 

황보성진 / 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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