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성 전염병 자주 발생하지만 백신 없어…한의학 특성 살려 코로나치료 동참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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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성 전염병 자주 발생하지만 백신 없어…한의학 특성 살려 코로나치료 동참해야”
  • 김춘호 기자
  • 승인 2020.03.26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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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백근기 대한형상의학회 명예회장.

한의학적 접근 동시에 형상의학적인 관점 연구 필요…제도적 미비 점, 협회-정부 협의해 개선

형상의학회 새벽강의에서 백근기 명예회장(본디올경희한의원)이 ‘온역으로 본 코로나의 한의학적 치료’에 대한 강의를 진행했다. 온역의 원인과 증상, 치료, 예방 그리고 형상의학적 치료를 비롯해 한의학이 코로나 치료에서 갖는 강점 등 전반적인 강의 내용에 대해 들어보았다.

 

▶최근 형상의학회 새벽강의에서 瘟疫(온역)으로 본 코로나의 한의학적 치료에 대해 강의했다. 내용을 요약해달라.

현재 코로나19가 대유행하고 있다. 이와 같은 급성 외감열성 유행성 전염병은 동의보감에서는 「瘟疫門(온역문)」에서 다루고 있다. 이외에도 전염성 질환에 대한 내용은 「蟲門(충문)」의 勞瘵蟲(노채충), 「小兒門(소아문)」의 痘瘡(두창), 「寒門(한문)」의 時令感冒(시령감모) 등에 나온다.

瘟疫과 유사한 용어로는 동의보감에 溫病(온병), 疫氣(역기), 時行病(시행병), 天行, 疫癘(역려), 時氣(시기), 鬼厲之氣(귀려지기), 溫疫, 時疫(시역), 天行時疫(천행시역), 時毒(시독), 疫病(역병) 등이 있다. 각각 의미가 다른 점도 있지만 모두 급성 외감열증의 전염병이란 의미가 들어있다.

그러나 동의보감은 17세기에 편찬된 책이므로 현재의 溫病 개념이 정립되기 이전의 의서다. 현재의 코로나 바이러스에 의한 각종 유행성 전염병을 예방하고 치료하기 위해서 먼저 동의보감의 「瘟疫門(온역문)」에 나오는 온역의 원인, 증상, 치료, 예방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고, 미흡한 부분은 명청대 이후에 발전한 온병학을 수용하여 코로나-19의 한의학적 접근과 형상의학적인 관점에 연구할 필요가 있다.

 

동의보감의 온역에서 온역의 원인. 첫째, 정부족을 들고 있다. 이에 대해 素問(소문)·生氣通天論(생기통천론)의 “冬傷於寒(동상어한), 春必溫病(춘필온병)”과 素問·金匱眞言論(금궤진언론)의 “故藏於精者(고장어정자), 春不病溫(춘부병온)”을 인용하여 강조하고 있다. 겨울에 한에 손상하면 봄에 반드시 온병이 생기는데, 인신의 근본인 정을 잘 간직하면 봄이 되어도 온병에 걸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는 온병학의 伏氣溫病(복기온병)에 속한다. 素問(소문)·評熱病論(평열병론)에 “邪氣所湊(사기소주), 其氣必虛(기기필허)”란 구절이 나온다. 이것은 한의학의 특징 중 하나다. 현대의학에서도 이 부분을 중시하여 예방접종을 하고 있다. 따라서 온역 발병의 예방적 차원에서 사기만 막는 게 아니라 정기를 보충하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 천지자연과 사람이 만든 穢濁之氣(예탁지기)로 인해 생긴다. 송대 삼인방을 인용하여 다양한 환경오염이 원인이라는 것을 설명하고 있다. 이는 온병학의 新感溫病(신감온병)에 속한다.

셋째, 그 해의 運氣(운기)에 의해 전염병이 유행한다고 보았다. 즉, 명대 의학정전의 내용을 인용하였다. 이는 素問(소문)·六元正氣大論(육원정기대론)에 “溫病乃作(온병내작)”하는 내용을 연역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넷째, 기후이변에 의해 생긴다. 송대 활인서의 내용을 인용하였는데, 유행성 전염병은 제철에 맞지 않는 기운에 의해 생긴다는 것이다.

다섯째, 천지의 부정한 기운과 鬼厲之氣(귀려지기)가 합하여 생긴다. 의방유취의 내용을 인용하였다.

요컨대, 동의보감에서 瘟疫은 유행성 전염성 질환으로 병인은 몸의 정기가 부족하거나, 기후이변과 환경오염으로 인해 생긴다고 보았다.

 

온역의 증상. 宋代(송대) 삼인방과 明代(명대) 고금의감의 내용을 인용하여 온역의 증상을 설명하였다. 삼인방에서는 기후이변으로 잠복해 있던 사기로 인해 봄에 溫疫(온역), 여름에 燥疫(조역), 가을에 寒疫(한역), 겨울에 濕疫(습역)이 나타난다고 보았다. 각각 증상이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발열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 고금의감에서 온역의 증상은 壯熱(장열), 오한, 신통, 두통, 목, 눈, 입, 후비, 시종, 기침, 가래, 재채기 등이 나타나는데, 고열, 기침, 근육통, 인후통 등 현재 코로나19 증상과 유사하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어떠한 질병에서 나타나는 증상은 한의와 양의에서 똑같이 관찰할 수 있다. 따라서 발현 증상이 병인을 파악하고, 진단과 치법을 세우며, 치료와 예방약을 찾는 것의 기준이 된다.

 

온역의 치료. 동의보감은 丹溪心法(단계심법), 醫學正傳(의학정전), 醫學入門(의학입문), 諸方(제방)의 책을 인용하여 온역치법을 제시하였다. 즉, 補, 散, 降하는 3가지 치법을 소개하였고, 상한의 정치법같이 심하게 땀을 내거나 설사시켜서는 안되고 中을 좇아 치료해야 한다고 하였다. 처방으로는 少陽經(소양경)에는 小柴胡湯(소시호탕)을, 陽明經(양명경)에는 升麻葛根湯(승마갈근탕)에 가감하여 쓰고, 온병의 초기에 증상이 확실치 못하면 먼저 敗毒散(패독산)으로 치료하면서 병이 어느 경맥에 속하는지를 보아 그 경맥에 따라 정확한 치료하며, 구미강활탕은 온역의 초기에 1-2일 쓰는데 효과가 좋다고 하였다. 또 봄의 온역에는 갈근해기탕, 여름의 조역에는 조중탕, 가을의 한역에는 창출백호탕, 겨울의 습역에는 감기탕을 쓸 것을 제시하였고, 表證(표증)에는 형방패독산을 쓰고, 半表半裏證에는 소시호탕을 쓰고, 裏證(이증)에는 대시호탕을 쓰며, 胃熱(위열)이 있으면 승마갈근탕을 쓴다고 하였다. 그 외에도출처 미상의 諸方(제방)에서 향소산, 청열해독탕, 가미패독산 등 다양한 처방를 제시하였다. 이러한 처방들은 현대에도 활용 가치가 높다.

 

온역의 예방. 모든 질병이 그렇지만 유행성 전염병은 특히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온병 예방에는 正氣散(정기산), 香蘇散(향소산), 蘇合香元(소합향원)을 쓴다. 소합향원 9알씩을 청주 1병에 넣고, 수시로 마시면 역귀의 기운을 가장 잘 물리친다.

 

현재 중국의 온병학 개요. 현재 중국에서는 외감열성 전염병을 溫病學(온병학)에서 다루고 있다. 溫病學은 淸代(청대)에 꽃피운 급성열성 전염병을 치료하는 학문 체계다. 온병학에서는 병인으로 溫邪(온사)를 중시하고, 변증 원칙으로 衛氣營血辨證(섭천사)과 三焦辨證(오국통)을 적극 활용하며, 진단 방법은 舌診(설진)을 확충하였고, 치료면에서 전통적으로 상한론에서 중시하는 辛溫解表法(신온해표법)에 반대하여 辛凉解表法(신량해표법)을 강조하였고, 淸熱(청열)과 滋陰(자음)을 중시하였다.

 

온병학은 내경에서 상한론, 朱肱(宋), 劉河間(金), 王安道(元), 吳又可(明), 葉天士(淸), 吳鞠通(淸), 王孟英(淸)으로 계승되어 오늘에 이르는 학문적 계통을 볼 수 있다. 간단히 살펴보면, 온병학은 의사학적으로 素問(소문)·熱論(열론)에서 그 병기를 찾을 수 있다. 「熱論(열론)」에서 “今夫熱病者(금부열병자), 皆傷寒之類也(개상한지류야).” “凡病傷寒而成溫者(범병상한이성온자), 先夏至日者爲病溫(선하지일자위병온), 後夏至日者爲病暑(후하지일자위병서)”라고 하였다. 또 素問·生氣通天論(생기통천론)에서는 “冬傷於寒(동상어한), 春必溫病(춘필온병)”이라 하였고, 素問·金匱眞言論(금궤진언론) “夫精者(부정자), 身之本也(신지본야), 故藏於精者(고장어정자), 春不病溫”이라 하여 정기허에 의한 병기도 중시하였다. 이러한 내용은 온병에도 인체의 정기를 돋워서 간직하는 것이 온역 치료와 예방에 중요하다는 한의학의 특징을 잘 나타낸 것이다.

後漢代(후한대)의 장중경 선생은 傷寒論(상한론)을 쓴 동기에 대해서 “余宗族素多 向餘二百 建安紀年以來 猶未十稔 其死亡者 三分有二 傷寒十居其七”라 하였다. 즉, 당시 건안 9년 동안에 3회의 역병이 돌았는데, 많은 친척들이 상한으로 죽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傷寒論에서는 외감열병 초기에 주로 辛溫解表法(신온해표법)으로 치료해 왔다.

금원대에 主火論(주화론)을 주장한 유하간 선생은 상한치료법으로 溫病을 치료하는 것이 잘못인 것을 알고 온병치료를 위한 효과적인 처방(방풍통성산, 황연해독탕 등)을 만들었다. 원대 말년에 와서 王安道(왕안도)가 “온병은 상한과 혼돈하여 부르면 안된다.”고 제창하였다.

명대 말에 吳又可(오우가)가 온역에 대한 전문서인 溫疫論(온역론)을 저술하였으며, 淸代에는 섭천사가 溫熱論(온열론), 오국통이 溫病條辨(온병조변), 또 왕맹영이 溫熱經緯(온열경위)를 저술하면서 형성되었다. 이때 많은 새로운 처방이 등장하였는데, 기존의 傷寒論 처방을 바탕으로 하여 입방되었다. 특히 온병초기에 쓰는 辛凉解表藥(신량해표약)인 桑菊飮(상국음)과 銀翹散(은교산)이 대표적인 새로운 처방이다. 온역에 있어서 기존 처방보다 발전된 치료 예방약이 있다면 수용해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온역의 형상의학적 치료. 한의학에서 병인학설은 자연환경, 지리조건, 체질적 요소 등이 복합적으로 포함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 병인을 분석할 때, 한의학의 특징은 서양의학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분야가 있다. 즉, 체질을 고려한 인체 자가반응 체계가 있다. 예를 들어 같은 폐렴구균으로 폐렴이 발생하였을 때 서양의학으로는 병원체는 누구에게나 똑같다고 인식한다. 그러나 한의학적 시각에서는 같은 미생물이라도 침입당한 인체가 다르면 병사가 다르다고 판단한다. 그래서 어떤 환자에게는 寒邪(한사)로 나타나고, 어떤 환자에게는 熱邪(열사)의 성질로 나타난다. 또 어떤 환자에게는 風熱(풍열) 성질이 두드러지거나 濕熱(습열)로 나타나기도 한다. 양방처럼 단순하게 기후조건이나 미생물 차원에서만 분석하면 오류를 범하게 된다. 양기가 성한 체질은 사기가 인체에 침입한 후 열로 변화하여 熱邪의 성질을 띠고, 양기가 허한 사람은 한성을 띠어 寒邪로 변한다고 본다. 이렇게 온병 발생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인체의 내적, 체질적 요인이다.

 

지산선생은 六經形 체질로 구분하여 특히 감기 같은 외감성 질환을 치료하는 데 활용하였다. 온역의 치료와 예방에 있어서 한의학에서는 평소에 체질에 맞게 보하는 것이 예방법이다. 치료에 있어서 온역도 역시 감기와 같은 방법으로 하되, 처방 활용은 동의보감에 온역 치료와 예방에 나온 처방을 쓰고, 온병학에서 개발한 처방도 형색맥증을 합일하여 쓰는 것이 옳다고 본다. 예를 들어 측면이 발달하여 돌출한 사람은 형방패독산, 양명형은 승마갈근탕, 태양형은 구미강활탕, 기과는 향소산, 곽향정기산을 쓴다. 상한인지 온역인지 구분이 안 될 때는 일단 패독산을 쓴다.

 

▶감염병 등에 있어서 한의사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모든 병처럼 감염병에 있어서도 한의사의 역할은 예방이 최우선이다. 전염병은 전세계적으로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감염될 수 있는 질병이므로 모든 사람들에게 평소에 면역력을 증강할 수 있는 생활의 법도를 지도해야 한다고 본다. 또 동의보감온역문에 기후이상으로 봄에 溫疫, 여름에 燥疫, 가을에 寒疫, 겨울에 濕疫이 생긴다고 하였다. 따라서 계절마다 정기를 돋워주는 약을 복용하도록 권해야 하며, 전염병이 발생하기 시작하면 의서에 나오는 예방약[정기산, 향소산]을 미리 복용시키고, 일단 증상이 구분되지 않을 때는 패독산을 몇 첩 투여하며, 증상이 나타나면 고금의 의서를 모두 참고하여 그에 맞는 처방을 선정하여 치료해야 한다. 한의치료만으로 미흡할 경우에는 양의와도 협진해서 치료 예방하는 것이 우리 한의사의 역할이라고 본다. 제도적으로 미흡한 점은 협회 차원에서 노력하고 정부와 협의하여 점차 개선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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