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읽기] 그 시절을 휩쓸던 ‘부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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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그 시절을 휩쓸던 ‘부장’들
  • 황보성진
  • 승인 2020.02.28 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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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남산의 부장들
감독 : 우민호출연 : 이병헌, 이성민, 이희준, 곽도원
감독 : 우민호
출연 : 이병헌, 이성민, 이희준, 곽도원

코로나19가 전국을 강타하고 있다. 그로인해 그동안 하찮게 여겨졌던 마스크가 귀한 물품이 되어 몇 시간이나 줄을 서야만 살 수 있는 것이 현실이 되었다. 그래서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전염병 공포로 인해 대다수의 사람들이 스스로 자가격리를 하듯 집 밖으로의 외출을 자제하다보니 극장은 공포 아닌 공포의 장소가 되고 말았다. 결과적으로 성수기인 설 연휴에 개봉했던 영화들은 일찍 간판을 내려야 했고, 개봉예정이었던 영화들 역시 시사회 및 개봉일정이 연기 되는 등 매우 혼란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1979년 10월 26일, 중앙정보부장 김규평(이병헌)이 대한민국 대통령(이성민)을 암살한다. 이 사건의 40일전, 미국에서는 전 중앙정보부장 박용각(곽도원)이 청문회를 통해 전 세계에 정권의 실체를 고발하며 파란을 일으킨다. 그를 막기 위해 중앙정보부장 김규평과 경호실장 곽상천(이희준)이 나서고, 대통령 주변에는 충성 세력과 반대 세력들이 뒤섞이기 시작한다.

설 연휴 개봉작 중 최고 기대작이었던 <남산의 부장들> 역시 코로나19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결국 코로나 역풍을 맞고 순풍 쾌속 질주 중에 브레이크가 걸리며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한 채 극장 상영을 끝내야만 했다. 사실 2015년 영화계를 뒤흔들어 놓았던 <내부자들>의 우민호 감독과 주연배우 이병헌이 다시 만났고, 연기 잘하기로 소문난 선 굵은 배우들이 총출동하고 있으며 논픽션 부문 최대 베스트셀러 기록을 세운 바 있는 동명의 책을 각색한 영화이기에 <남산의 부장들>은 개봉 전부터 관들의 기대감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았던 것은 사실이다. 특히 대한민국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실제 사건을 다루고 있어 영화에서는 주인공들의 이름을 살짝 변형하여 사용하고 있지만 그 당시 상황을 놓고 본다면 누구인지 쉽게 알 수 있는 장치들이 등장하며 극적인 재미를 높이고 있다. 또한 극중 박용각의 살해 장면은 실제로는 아직도 밝혀지지 않은 미스터리한 사건이지만 그동안 세간에 떠돌아다니는 이야기를 형상화하고 있어 관객들을 깜짝 놀라게 하고 있다.

비슷한 상황을 다루고 있는 2005년 작 <그 때 그 사람들>과 서로 비교해서 보는 것도 깨알 재미 포인트가 될 수 있는데 분위기면에서는 <남산의 부장들>이 정통 드라마로써 약간 무겁게 느껴질 수도 있다. 거기다가 실제 사건을 다루고 있는 관계로 결말에 대한 기대감이 없어 영화적 재미는 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점차 변화되는 심리 묘사를 훌륭히 표현한 이병헌과 박정희 대통령 역할을 제대로 표현하며 관객들을 놀라게 한 이성민, 역할을 위해 체중 증가를 했던 이희준 등 모든 배우들이 자신의 캐릭터에 딱 맞는 연기력을 아낌없이 쏟아내고 있고, 정치적 견해 없이 매우 중립적으로 표현된 이야기들이 간만에 진중한 영화를 기다렸던 관객들에게는 맞춤 영화라고 할 수 있다. 비록 코로나19 때문에 극장 상영에 문제가 있었지만 요즘 같은 시국에 안방 1열에서 <남산의 부장들>을 감상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황보성진 / 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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