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학신문=박숙현 기자] 정부가 지난 23일 코로나19의 전국적 확산 가능성에 대비해 위기경보 단계를 ‘심각’으로 격상했다. 이에 따라 대학병원에서 진행되는 한의대생들의 병원실습 역시 대부분 일정을 연기하고, 한방병원협회에서도 관련 가이드라인을 배포하는 등 대응이 강화됐다.

코로나19 국내 확진자 발생으로 인해 한의대는 2월 말과 3월에 예정된 각종 학교행사를 취소하고 개강을 연기했다. 이로 인해 본과 4학년 학생들의 병원실습일정 또한 미뤄졌다.

본지의 취재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전국 12개 한의과대학(원) 중 10곳이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학생들의 병원실습을 2주 이상 연기했다. 이중 동국대는 3월 2일, 대전대는 3월 12일, ▲세명대 ▲우석대 ▲원광대 ▲동의대 ▲대구한의대는 3월 16일로 병원실습을 연기했지만 ▲가천대 ▲동신대 ▲상지대 등은 개강이 미뤄지면서 병원실습이 미뤄진다는 것 외에는 아직까지 구체적인 병원실습일정이 나오지는 않은 상태다. 그러나 일정이 정해진 대학들도 추후 상황에 따라 실습일정이 조정될 가능성도 있다.

경희대는 당분간 병원실습이 진행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재동 한의대 학장은 “기존에 3월 9일로 예정된 실습일정을 조정하자는 논의는 진행되지 않았다”며 “같은 학교 소속인 양의대가 앞서 병원실습을 중단했기 때문에 한의대 역시 병원실습을 당분간 시행하기 어려워보인다”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병원실습이 직격탄을 맞은 곳은 부산대 한의과전문대학원이었다. 이곳은 지난 10일 학생들의 병원실습을 강행했으나 코로나19의 확산추세로 인해 지난 24일부로 병원실습을 중단한 상황이다. 이곳에서 병원실습을 언제 다시 재개할지는 내부 회의를 통해 추후 결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듯 학생들의 병원실습일정에 차질이 생긴 것은 양의대 또한 마찬가지였다. 더 나아가 양의대 연합 단체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는 지난 1월 30일 홈페이지를 통해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확산에 따른 의대‧의전원 학생 임상실습교육 운영 권고사항’도 배포했다.

이 권고사항에 따르면 의대학장과 병원장은 사전예방을 강화하고 환자발생 등 위기상황에 대비하여 ‘자체 기본계획’을 수립하여 실행하라고 전하고 있다. 특히, 임상실습과 관련해서는 각 대학이 학사일정, 학칙 등을 고려하여 학생교육의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방안을 자체적으로 강구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구체적으로는 ▲학생실습병원의 상황을 바로 알 수 있도록 실습병원과 긴밀한 협조체계 구축 ▲질병관리본부 등 신뢰할 수 있는 인터넷 홈페이지에 탑재된 내용을 숙지한 뒤 대학과 병원은 홈페이지에 감염병 관련 공지사항을 신속히 업데이트 ▲학생들의 병원 내 감염 위험 장소 출입 차단 및 감염 가능성 있는 사람과 접촉하지 않도록 실습 스케줄과 동선 관리 ▲국가 감염병 위기경보 상향 또는 병원 내 감염발생 상황에 따라 필요시 병원 실습 계획 변경 검토 ▲응급실이나 외래실습은 감염병 확산 정도를 고려하여 유보 검토 ▲확진환자 입원 병원의 경우 실습 병원 변경 및 실습 기간 조정 등을 권하고 있다.

반면 한의계의 경우, 한국한의과대학한의학전문대학원협회는 아직까지 이와 관련된 건을 논의하지는 않았지만 대한한방병원협회에서 관련 가이드라인을 각 병원에 배포해 안내했다. 이는 복지부의 공문에 의해 한방병원으로 배포된 것으로, 역시 감염예방을 위한 개인보호구 배포, 청결관리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렇듯 한의대에서는 학생들의 병원실습을 미루는 등 감염병 예방을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학사일정이 밀리면서 15주라는 실습시간을 어떻게 소화해야하는가에 대한 문제도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 한의과대학(원) 학생 병원실습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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