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김홍균의 도서비평] 내 몸에 대해 더 잘 알 수 있게 돕는 미생물 세상 안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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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 김홍균의 도서비평] 내 몸에 대해 더 잘 알 수 있게 돕는 미생물 세상 안내서
  • 김홍균
  • 승인 2020.02.21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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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비평┃미생물군유전체는 내 몸을 어떻게 바꾸는가

약 138억 년 전에 빅뱅(Big Bang)을 시작으로 우주가 탄생되고. 약 46억 년 전에 태양이 폭발되면서 지구가 탄생되면서, 우주에서 만들어진 물질들은 약 35억 년 전에 드디어 지구에 생명을 탄생시켰다. 그로부터 시작된 지구생명체의 역사는 작은 미생물로 세상을 만들어 갔다. 저 멀리 별들의 구성물질들이 지구의 온갖 생명체들의 구성물질이 되었고, 그 별들의 운행법칙들이 지구생명체의 변화를 유도했으니, 각종 변이를 통한 변종이 수많은 생명체의 진화를 야기한 셈이다. 지금도 생명체들의 변종과 변이는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과정이고, 그러한 환경과의 균형을 통해서 생명유지의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기 때문에 이러한 미생물에 대한 연구는 이제 인류 보편적인 모든 학문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롭 드살레·수전 L 퍼킨스 지음, 김소정 옮김, 도서출판 갈매나무 출판
롭 드살레·수전 L 퍼킨스 지음,
김소정 옮김,
도서출판 갈매나무 출판

이제 한의학은 미생물군 유전체에 대해 더 이상 방관할 수 없는 입장에 놓여있다. 자연과의 균형과 조화를 얘기하며, 계절적·지역적 특성에 따라 생명에 대한 인식을 기본 틀로 삼으며, 사람과 사람의 개별적 특성까지 고려하는 우리 의학은 오장과 육부의 상호균형과 조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에서, 미생물에 대한 학문적 인식과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그처럼 미생물군 유전체(Microbiom)에 대한 연구는 미생물간의 상호작용뿐만 아니라, 인간은 물론이고 모든 생명체들의 지역적 사회적 활동을 고려하며, 계절적 기온적 차이에 대한 관계를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수천 년 역사 시간을 거듭하여 이루어온 한의학의 기본 개념들을 미생물 연구를 통하여 불과 수십 년 사이에 극복하여 따라왔다는 것이 상당히 놀랍다.

최근 인류가 겪고 있는 ‘코로나19’의 피해는 비록 중국 우한에서의 초기 대응이 잘못된 것에서 비롯되었다지만, 막대한 인명피해는 물론이고,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피해 규모는 그 정도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 심하며, 인류 보편적 양심과 도덕적 문제까지 거론될 지경이다. 하지만 한의학은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초기부터 세우지 못했다. 조상이 물려준 훌륭한 학문적 기반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구체적 준비가 부족했다. 이미 코로나 바이러스의 변이가 거의 지난 20년 동안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아직까지 바이러스에만 매달리고 있는 서의학이 새로운 항바이러스를 개발하지 못하면 소용없는 일임에 비해, 한의학은 보다 적극적이고 안전하고 빠른 대책을 세울 수 있다.

이 책은 바로 이 같은 한의학적 입장을 견지하게 할 수 있게 미생물에 관한 체계적인 정리가 잘 되어 있다. 미생물에 관한 여러 서적들이 시중에 나와 있기는 하나, 이처럼 깔끔하게 정리된 책도 드물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제책이 조금 부실하여 조금 힘주어 펼치면 뜯어지기 쉽고, 표지디자인이 거칠어 선뜻 손이 가지 않으며, 역자의 오류가 약간씩 있어 오자가 몇 군데 발견된다는 것이 흠이다. 하지만 저자들은 각기 자연사 박물관의 큐레이터로 있으면서도 깊은 연구를 바탕으로 이 책을 썼다는 것이 놀랍다. 우리나라 큐레이터가 전시·기획에만 매달려 있는 것과는 많은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어쨌든 이제 세계로 눈뜨는 한의학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독자 여러분들도 느껴볼 수 있도록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 이를 통해 보다 전문적인 질병 통제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얻어지길 바란다.

 

김홍균 金洪均 / 서울시 광진구 한국전통의학史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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