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안세영의 도서비평] 인체라는 흥미로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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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 안세영의 도서비평] 인체라는 흥미로운 이야기
  • 안세영
  • 승인 2020.02.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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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비평┃바디, 우리 몸 안내서

지난 해 말 중국 우한(武漢)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맹위를 떨치고 있습니다. 정부가 후베이성(湖北省) 체류·방문 외국인 입국금지 등 방역에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확진자 수는 날이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설마 지금의 ‘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넘어 지구적 대유행의 ’팬데믹(pandemic)’ 단계에 이르진 않겠지요? 아무튼 예방이 최선이므로, 당분간은 더 자주 손을 씻고 마스크도 꼭 쓰는 게 좋겠습니다. 재채기 할 때 눈에 보이지 않는 침방울이 8미터나 날아가고, 공중에 떠다니다가 주변의 표면에 가라앉기까지 10분까지도 걸린다고 하니까요. 교과서에 나오지 않을 법한 이런 내용은 어디에서 찾아볼 수 있을까요? 바로 빌 브라이슨(Bill Bryson)의 『바디, 우리 몸 안내서(The Body; A Guide for Occupants)』입니다.

빌 브라이슨 지음, 이한음 옮김, 까치 출판
빌 브라이슨 지음, 이한음 옮김, 까치 출판

저자 소개는 딱히 필요 없을 것 같습니다. 대표작이 워낙 유명해 익히 아실 테니까요. 맞습니다. 딱딱하기 십상인 ‘과학사(科學史)’를 특유의 위트·유머·재치로 버무려 읽는 내내 한 순간도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거의 모든 것의 역사(A Short History of Nearly Everything)』를 쓴 바로 그 양반이지요. 선데이 타임스·워싱턴 포스트가 올해의 과학책·올해의 논픽션으로 꼽았다는 사실을 들지 않더라도, 지은이의 이름 자체가 책의 퀄러티에 대한 보증수표라는 느낌이 들지 않습니까? 이전에는 복잡다단한 과학의 역사를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기 위해 8년여를 공들였다던데, 이번에는 경이로운 인체의 신비를 낱낱이 알려주기 위해 200권 이상의 책들을 뒤적이고 수 십 명의 전문가에게 조언을 들었다고 합니다. 이 정도면 반드시 읽어봐야겠죠?

책은 「사람을 만드는 방법」·「거시기 쪽으로」·「우리 몸의 미생물」·「좋은 의학과 나쁜 의학」 등의 소제목이 달린 모두 23꼭지의 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순서 상관없이 목차를 보고 구미가 당기는 부분부터 펼쳐보면 됩니다(시절이 하수상하니 아무래도 「면역계」·「심호흡·허파와 호흡」을 먼저 읽으실 것 같네요). 일단 읽기 시작하면 500페이지가 넘는 책을 손에서 떼어놓기 힘들 겁니다. 수많은 사실·정보들을 맛깔나게 엮는 그의 글맛은 워낙 중독성이 강하거든요.

저는 모든 내용이 흥미진진했지만, 특히 다음과 같은 부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인간의 보편적 얼굴 표정 6가지는 두려움·분노·놀람·기쁨·혐오·슬픔이다.”, “두려움과 놀람은 그 감정을 촉발한 맥락을 모르면 대개 구별할 수 없다.” - 한의사인지라 칠정(七情)과 겁심(怯心)·구심(懼心)이 연상되잖아요? “시각 정보를 받아들인 뇌는 앞으로 5분의 1초 뒤에 세계가 어떤 모습일지 끊임없이 예측하며, 그 예측이 바로 우리에게 현재라고 제시된다.” - 우리는 결국 평생 아직 존재하지 않는 미래를 보며 사는 거네요? “희귀병은 2,000명에 1명 이하로 나타나는 질병으로 정의되는데, 약 7,000가지의 희귀유전병을 전부 더하면 선진국 주민 중 17명에 1명꼴로 한 가지 병에 걸렸을 정도로 많다.” - 희귀병이지만 희귀병이 아니네요? “죽어서 화장하면 약 2㎏의 재가 남는다. 그게 우리가 남기는 전부이다.” - ㅠ.ㅜ

그나저나 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하루 빨리 종식되기를 기원합니다.

 

안세영 /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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