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의료기기, 사용자에 필요성 만든 뒤 수가 창출 도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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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의료기기, 사용자에 필요성 만든 뒤 수가 창출 도모해야”
  • 승인 2020.02.06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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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숙현 기자

박숙현 기자

sh8789@mjmedi.com


한의약진흥원, ‘맥진기 국제표준을 활용한 산업화 전략’ 포럼 개최

 

[민족의학신문=박숙현 기자] 한의 의료기기 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수가를 개발한 뒤 시장에 진출하기보다 사용자가 사용해야 하는 이유를 만든 뒤 이를 토대로 수가를 만드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한의약진흥원(원장 이응세)은 지난 5일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실에서 ‘맥진기 국제표준을 활용한 산업화 전략’을 주제로 ‘제10차 한의약 보건정책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우리나라가 제안하여 한의약(전통의약) 분야에서 세계 최초로 전자의료기기 국제표준(ISO 18615)이 제정된 맥진기를 활용한 산업화 전략을 모색하고자 마련되었다.

강희정 대요메디(주) 대표이사는 ‘맥진기 국제표준 추진경과’를 주제로 한 발표에서 “한국의 제안으로 시작된 맥진기 국제표준은 맥진기 전문가 실무회의 뿐만 아니라, 국제전자기기위원회(IEC : International Electronical Commission)의 전자의료기기기술분과(SC62D)와 공동협업을 하는 등 8년간 힘든 과정을 거쳐 탄생하였다”고 감회를 밝혔다.

김재욱 한국한의학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맥진은 한의학에서 질병 유무를 판별했던 중요한 진단법이지만 객관화가 어려웠다”며 “맥진기의 국제 표준이 제정됨에 따라 조만간 병원용 및 ICT 헬스케어 산업 콘텐츠 개발 등이 가능해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어진 패널 토론에는 남동현 한의진단학회 총무이사, 김재효 원광대학교 경혈학 교수, 한의생태연구소 박경숙 소장, 손준호 한국한의약진흥원 한의기술R&D 1팀장, 최문석 한의사협회 부회장, 김주영 보건복지부 한의약산업과장이 참석했다.

김재효 원광대 경혈학교실 교수 “한의 의료기기 시장의 문제는 결국 개발자가 만든 기기를 사용자가 쓰지 못하는 상황이라는 점이다. 그 이유로는 이 기기가 급여체계에 반영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며 “한의약은 수요자 중심이 아니라 산업표준을 만든 뒤 사용자에게 이를 써야 할 이유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몇 년 전 지역한의사회에서 임원을 맡던 시절 부항컵의 혈액감염이 문제가 됐다. 이를 막기 위해 일회용 부항컵을 제안하자 일부 한의사들은 보험수가 청구가 되지 않는 일회용 부항컵에 대한 저항감이 많았다”며 “그러나 환자의 안전이 더 중요하다고 홍보하면서 일회용 부항컵 사용이 증가했고, 이것이 보험수가로 재탄생했다. 수가를 만들어서 시장에 들어가기보다 사용자가 사용해야 하는 이유를 만들어 이를 토대로 수가를 만들려고 해야한다”고 밝혔다.

김주영 보건복지부 한의약산업과장은 “한의 의료기기 산업의 발전을 위해 4단계 지원을 생각하고 있다”며 “우선 개발자·연구자가 아니라 환자·의사가 필요로 하는 신제품의 개발을 지원할 생각이다. 그 다음 지원을 받아 개발된 의료기기가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실증지원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3단계는 이렇게 실증지원을 받은 제품 중 우수 제품을 발굴해 전시회 등에 노출시키고 다양한 사람이 쓰도록 하는 시장 진출 지원 단계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기기를 활용한 임상 빅데이터를 모아 기업에서 제품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도록 하는 개선 지원 단계까지 고려하고 있다. 이러한 방식이라면 의료기기시장이 선순환적인 발전구조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남동현 대한한의진단학회 총무이사 “국제표준에 있어 우리에게 가장 위협이 되는 요소는 중국이다. 우리는 레퍼런스 모델을 설정하고 이를 기반으로 전문가들의 합의를 통해 표준을 만드는 전략을 사용한 반면, 중국은 전통의약시장에서 우위에 있기 때문에 중국 내 특정 회사 모델을 그냥 번역해서 물량 공세를 한다”며 “한국에서 제안한 것이 국제표준이 된 것은 이러한 전략이 중국과 이해관계가 없는 나라의 마음을 움직였던 것 같다. 그러나 다음 단계에서도 지금까지 우리가 사용한 전략이 통할지 담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까지는 정부의 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 향후에는 고부가가치산업이라고 할 수 있는 맥진이나 설진 등의 분야만이라도 정부의 지원을 받아 더욱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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