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론병, 한의학적 치료법 믿지 않아 10여 년간 연구하고 논문으로 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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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론병, 한의학적 치료법 믿지 않아 10여 년간 연구하고 논문으로 증명”
  • 승인 2020.02.06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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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호 기자

김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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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크론병-궤양성 대장염 치료하는 이병희 한의사


베체트병 치료 효과 보고 크론병 시작2016년 한의학적 분류 후 처방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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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의학신문=김춘호 기자] 크론병과 궤양성대장염에 대한 치료 경험을 논문으로 발표하고 이후로 지속적으로 연구하는 이병희 한의사(한걸음한의원). 한의학적으로 이들 병을 앓고 있는 환자를 치료해도 환자가 아닌 전혀 상관이 없는 이들로부터 악플 등을 많이 받았고 이에 논문으로 증명을 하고자 2016년과 2019년에 관련 논문을 발표했다. 그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크론병/궤양성대장염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처음에 치료하기 시작한 것은 베체트병인데 베체트병의 증상 중에 소화기염증 증상이 있다. 같은 자가면역질환이고 베체트 장염이 잘 치료되는 것을 보고 크론병과 궤양성대장염도 치료될 것이라고 생각했고 실제로 치료가 되는 것을 확인하고나서 크론병과 궤양성대장염을 집중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했다.

치료가 잘 안되는 환자들은 왜 안될까 고민하면서 연구를 했다. 처방을 찾고 새로운 방향을 찾아 환자들이 보이는 증상이 어떻게 다른가 연구하고 하나씩 찾아내는 과정을 겪었다. 치료에 대한 공부는 지금도 꾸준히하고 있는데 초기에는 선행 연구가 많지 않은 질환이라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크론병과 궤양성대장염은 어떻게 구분할 수 있나.
크론병은 입부터 항문까지 전 소화기관에, 소화기관의 전층에 걸쳐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고 궤양성대장염은 대장의 표증에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두 가지 병 모두 주로 설사를 주소증으로 하지만 크론병은 소장에만 염증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고 이런 경우에는 설사를 동반하지 않기도 한다.


2016년에는 관련 논문을 내기도 했는데.
치료가 다 된 환자 중 환우회에 소속된 이들에게도 커뮤니티에 글을 써달라고 부탁했지만 관련 글에는 알바냐, 얼마받았냐등의 악플이 많았다. 아무래도 난치환자들이 모여있는 환우회 입장에서는 양방이 주가 되는데 우리나라 일부 양의사들은 한의학에 적대적이다.

지난 2007년 이후로 개인 블로그에 치료 사례를 계속 업데이트했지만 그 곳에서도 익명으로 거짓말 하지 마라”, “환자를 속이는 저질이라는 등의 악플이 많았다. 사적인 공간인 블로그라서 근거 자료를 올려도 아무 사진이나 다운받아서 올렸을지도 모른다는 반응이었다. 그래서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논문을 써야겠다고 결심했다. 2012년에 경희대에 박사과정을 밟기 시작해서 수료는 2015년도에 했고 한해 늦은 2016년에 논문이 나왔다. 지금 치료하는 치료법의 60~70%가 당시 완성된 것이다. 그 후 악플은 많이 없어졌지만 여전히 내 치료를 믿지는 않는다.

논문에서는 10여 년간 크론병과 궤양성대장염을 연구한 내용을 바탕으로 크론병과 궤양성대장염의 증상을 한의학적으로 5가지로 분류하였고 거기에 맞는 처방을 제시하였다.


지난해에 출간한 논문은 어떤 주제였나.
궤양성대장염 환자를 반하사심탕으로 치료해 증상이 소실되고 양약 복용을 중단할 수 있었으며 26개월 이상 재발 없이 관해를 유지하는 환자 사례를 발표한 것이다.

 

희귀, 난치 질환으로 알려진 이 질환을 치료하는 데 있어서 한의학이 갖는 강점은 무엇인가.
먼저 양방이 갖는 한계를 지적하고 싶다. 양방에서는 소염제나 면역억제제, 스테로이드 등의 방법으로 치료하는데 이 방법 전부가 어떻게 하면 소장이나 대장의 염증을 없앨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것은 한계가 명확해 보인다. 면역계 전체가 왜 오작동하는지에 대해 모르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염증만 줄일 것인가에 맞추면서 전체적인 시각을 놓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한의학적인 관점이 갖는 우수성이 없었다면 서양의학과 마찬가지로 치료가 힘들었을 것이다. 이런 접근법은 한의학만이 갖고있는 장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한의학에는 수 천년 동안 사용되어오며 검증된 처방이 있는데 이 처방들의 효과는 실제로 대단한 것이다.

 

다년간 진료를 보면서 기억에 남는 사례가 있다면 말해달라.

한가지 사례가 아닌 전체적으로 이야기를 하겠다. 처음에는 처방 하나로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안되는 환자가 계속 생기니 새로운 처방을 찾게 됐다. 이 유형 이외의 다른 환자는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하다가 새로운 처방을 찾게 되고 극적으로 좋아졌다.

또 한 환자는 작년에도 이미 진료를 했던 크론병 환자인데 재발해서 다시 왔다. 새로운 처방을 시도해봤고 그 환자가 염증수치가 좋아져서 양약을 사용하지 않고도 잘 지내고 있다. 그럴 때 마다 굉장히 보람있다.

올해, 그리고 앞으로 계획은 무엇인가.
지속적으로 논문을 써서 사람들에게 한의학만이 갖는 장점을 알려나가는 것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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