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프라하 시립식물원의 약용식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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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프라하 시립식물원의 약용식물
  • 박종철
  • 승인 2020.01.17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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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약용식물 여행스케치(53)
박종철 교수 · 국립순천대학교 한의약연구소장
 박종철 국립순천대학교 한의약연구소장

체코의 프라하 시는 파리 시와 마찬가지로 행정구역이 숫자로 구분되어 있다. 22개의 행정구로 나뉘어 있으며 1 구역은 시내 중심이다. 약초 조사를 위해 찾은 프라하 시립식물원(영어명: Prague Botanical Garden, 체코어: Botanická zahrada hlavního města Prahy)은 7 구역인 프라하 트로야 지역에 위치한다. 시립식물원은 프라하 시내를 관통하는 블타바 강의 위쪽에 자리잡고 있다. 블타바 강의 독일 명칭은 몰다우 강이다. 체코의 유명 작곡가인 스메타나의 교향시 ‘나의 조국’ 중 ‘몰다우’는 이 강의 아름다운 흐름을 묘사한 작품이다.

정문에는 Fata Morgana 식물원 그리고 온실은 Fata Morgana 온실로 표기되어 있다. 30헥타르의 넓은 식물원의 외부 정원은 휴원일이 없고 무료 입장이지만 온실은 월요일 휴원하며 유료이다. 찾은 날 마침 식물원은 공사 중이라 정문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윗쪽에 있는 온실 입구 문으로 입장해야 했다. 온실로 올라가는 길목의 화단 곳곳에 ‘들어가지 마시오’라는 그림 표지판이 있어 눈길을 끈다. 온실은 식물원의 높은 곳에 위치하여 가는 길에는 아름다운 프라하 시내가 내려다 보인다.

온실은 S자형의 130m 길이로 길게 건립되어 있어 한 장의 사진에 다 담기가 어려울 정도다. 온실의 식물 중 가지에 가시가 나 있고 나무껍질이 벗겨지는 아열대지방의 약초인 Commiphora simplicifolia를 먼저 만났다. 인터넷에 아무런 자료가 나와 있지 않지만 이는 필자가 처음 만난 몰약(沒藥)과 같은 속(屬) 식물이다. 몰약은 유향과 함께 감람나무과(科) 식물이며 이것들은 동방박사가 아기 예수에게 선물한 것으로 유명하다. 예수의 탄생 뿐 아니라 장례 때도 몰약이 등장한다. 니고데모가 예수의 장례를 위해 가져온 향품에 몰약이 들어있었다. 성경에서 이 부분은 많은 한글 번역본이 몰약과 침향으로 번역되어 있지만 이중 침향은 알로에의 잘못된 번역이다. “중국의 성경을 인용하다 보니 그렇게 된 것이다”고 김포열매교회의 최남식 목사께서 헬라어 원문까지 확인해서 알려줬다.

한약 몰약은 약용식물인 몰약수(Commiphora myrrha) 또는 합지수(Commiphora molmol)에서 얻은 쓴맛이 나고 향기가 좋으며 노란색을 띤 적갈색의 고무수지를 말한다. 나무껍질에 상처를 내어 흐르는 유액을 건조시켜 만든 약재로 열대 지방에서 생산되므로 우리나라는 예전부터 수입하여 사용했다. 소말리아, 오만, 예멘 등이 원산지다. 약재로 사용하는 몰약은 프라하 시립식물원에 식재되어 있는 Commiphora simplicifolia과는 다른 약용식물이지만 식물 형태가 비슷하고 같은 속명은 쓴다.

몰약은 주로 분향료(焚香料), 향수, 약재 등 다양하게 이용되어 고대 근동(近東), 중동 지역 및 중세 유럽에서는 매우 귀하게 여겼던 약초다. 의약품으로서 주로 구강의 감염과 염증 치료에 사용돼 왔다. 몰약을 포함하고 있는 구강세척제나 치약은 치은염 치료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고대 이집트에서 미라를 만드는 데 사용된 방부제로서 필수 재료였다. 한방에서는 뭉친 혈액을 풀어 혈액 순환을 촉진하고 부종을 없애 통증을 완화시키며 새살이 돋아나게 하는 효능으로 활용한다. 동의보감에서도 ‘몰약은 배 속에 생긴 덩어리와 어혈이 뭉친 것을 깨뜨리고 통증을 멈춘다. 피부가 헐어 아프고 가려우며 벌겋게 부어 곪는 것을 낫게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몰약은 항염증, 진통, 항혈전, 항위궤양의 약리작용을 가지고 있다. 몰약 틴크가 포함된 연고제와 페이스트 제제는 치은염, 구내염의 치료제로 사용한다.

노란꽃이 피어 있는 Uncarina 속 식물 3종을 만났다. Uncarina decaryi, Uncarina leptocarpa, Uncarina grandidieri 이다. 이들은 한약으로 쓰는 아선약(Uncaria gambir), 조구등(Uncaria sinensis)과 같은 속(屬) 식물이다. 아마존 백합으로 불리며 페루가 원산지인 Eucharis amazonica 는 흰꽃이 피어 있다. 필자는 여러 나라에서 23종의 알로에 속 식물의 사진을 확보했다. 이 식물원서 자라는 3종의 알로에 속 식물은 다행히 모두 필자에게 없는 식물이다. 즉 Aloe swynnertonii, Aloe conifera, Aloe fragilis 이다. 콜라나무 잎과 비슷한 Cola anomala도 보인다. 콜라나무인 Cola nitida은 인도네시아 자무의약정원과 반둥공대 약용식물원에서, 그리고 Cola acuminata는 일본 도쿄도약용식물원 온실, 인도네시아 보고르식물원과 보고르농대 약용식물원에서 이미 만난 적이 있다. 마다가스카르가 원산지인 Kleinia madagascariensis 도 재배 중이다. 프라하 시립식물원 건너편의 넓은 포도밭도 식물원 소유인 모양이다. 홈페이지를 찾아보니 St. Claire’s Vineyard인데 프라하에서 두 번째로 큰 포도원이라고 소개되어 있다. 온실 만 관람하다 보니 식물 관찰에 그렇게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던 프라하 시립식물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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