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읽기] 21세기형 고전 추리물의 화려한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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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21세기형 고전 추리물의 화려한 등장
  • 황보성진
  • 승인 2020.01.10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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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나이브스 아웃

누구나 새해가 되면 작심삼일이 될 것이 뻔하지만 한 가지 이상의 다짐을 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필자의 경우에도 그동안 너무 책을 안 읽은 탓에 올해는 꼭 책을 읽자라는 생각에 오랜 만에 책장을 살펴보는데 어릴 적 즐겨 읽었던 추리소설책을 발견하였다. 물론 너무 오래 전에 읽은 탓에 무슨 내용인지는 전혀 기억나지 않지만 한 때 추리소설 광팬이었음을 상기시키며 최근 개봉한 재미있는 추리 영화를 소개하고자 한다.

감독 : 라이어 존슨출연 : 다니엘 크레이그, 크리스 에반스, 아나 디 아르마스
감독 : 라이어 존슨, 출연 : 다니엘 크레이그, 크리스 에반스, 아나 디 아르마스

베스트셀러 미스터리 작가인 할란이 85세 생일에 숨진 채 발견된다. 죽음의 원인을 파헤치기 위해 경찰과 함께 탐정 브누아 블랑(다니엘 크레이그)이 파견 되어 할란의 가족들을 조사하게 된다. 유언장을 공개하는 날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았던 랜섬(크리스 에반스)이 도착하며 모든 가족들의 관심이 집중 되는 가운데 할란의 전 재산이 간호사인 마르타(아나 디 아르마스)에게 상속되자 가족들의 반발이 심해진다.

‘칼로 찌르다’라는 뜻의 제목인 <나이브스 아웃>은 막대한 재산을 갖고 있는 작가가 자신의 생일 파티 후 죽은 사건으로 시작되고 일반적으로 미스테리 영화 장르답게 누가 범인인지 수사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사건의 용의자는 그날 파티를 위해 모였던 작가의 딸과 아들, 손자, 손녀, 간호사 등인데 재미있는 것은 용의자들 대다수가 유산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사람들로 마치 범인인 것 같은 뉘앙스를 풍긴다는 것이다. 하지만 영화는 일찌감치 그날의 사건 정황을 보여주며 오히려 관객들에게 이미 밝혀진 범인의 심리 변화에 관심을 갖게 한다. 물론 그 후 영화는 반전에 반전을 향해 치닫게 되지만 거짓말을 하면 토를 한다는 기발한 캐릭터를 등장시키며 극의 재미를 극대화 시키고, 끝까지 그 캐릭터의 말과 행동에 집중시키는 묘한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한정 된 공간 속에서 한정 된 인물들만 등장하며 자칫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부분도 있지만 <나이브스 아웃>은 1890년대에 건축된 고딕풍 대저택을 배경으로 한 화려한 미장센과 함께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 편집으로 영화에 대한 몰입도를 높여주고 있다.

그리고 <007> 시리즈의 제임스 본드역의 다니엘 크레이그와 <어벤져스> 시리즈의 캡틴 아메리카역의 크리스 에반스를 비롯한 할리우드의 유명 배우들이 총출동하여 평소 보여주었던 연기와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며 관객들에게는 영화를 감상하는 깨알 같은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이미 <명탐정 코난>과 <소년탐정 김전일> 등의 애니메이션과 <탐정 : 더 비기닝>과 같은 탐정이 등장하는 추리물에 익숙한 관객들이 많아 추리영화가 약간 식상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나이브스 아웃>은 단순히 탐정이 앞에 나서 범인을 찾는데 목적을 두지 않고, 유산 분쟁이라는 우리에게도 익숙한 상황과 여러 가족들의 이야기들을 자연스럽게 어우르며 관객들에게 긴장감과 재미를 동시에 즐길 수 있게 하는 명품 추리 영화이다. 2020년에 세운 계획들이 작심삼일로 끝나지 않고 긴 호흡으로 천천히 이루어나가시길 바라며 오랜 만에 머리 쓰면서 볼 만한 영화인 <나이브스 아웃>을 자신 있게 추천한다. <상영 중>

 

황보성진 / 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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