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홍보 강화로 불황을 뚫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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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홍보 강화로 불황을 뚫자
  • 승인 2004.08.20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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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 급여 증가 불구 경영은 악화
한방의료기관 구조적 문제 노출

불경기로 의료계 전체가 어려워지고 있고, 한방은 더욱 심각한 지경이지만 경영의 어려움을 경기 탓으로만 돌릴 경우, 경기가 회복되더라도 한방의료기관은 원상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다.

한방의료계의 불황은 경기 탓만이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로 인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더군다나 환자수가 많은 한의원은 불황에도 끄떡없는 반면 환자가 적은 한의원은 심각한 상태인데도 이렇다할 대책을 세우지 않는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한의사가 기대하는 환자 수와 실제 내원한 환자 수를 나타내는 PD지수도 한의사 스스로 기대치를 낮추었기 때문에 예전과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어 불황을 극복하려는 의지 자체가 사라지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이 같은 분석은 한방의료기관 컨설팅 업체인 M&M컨설팅(대표 이건왕)이 최근 한의원의 경영실태와 한의사들의 인식을 조사해본 결과에 따른 것이다.

이 대표는 “한의원의 구조가 점점 빈익빈 부익부 구조로 바뀌고 있다”며 “이런 상태가 계속될 경우 경영을 유지하기 어려운 한의원 수가 많아져 비정상적인 의료 형태가 나타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장기간 경영이 침체를 보이고 있고, 홍보 등 개인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한의원 경영에 개선의 여지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네트워크 한의원 가입이나 공동 개원 등 근본적으로 한의원을 바꿀 것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지적은 고객들이 요구하는 의료서비스의 유형이 바뀌었으나 대부분의 한방의료기관이 이에 부응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나 더욱 설득력을 지닌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서비스업 활동 동향에 따르면 의료업은 2004년 6월 전년 동월 대비 4%, 2/4분기로는 7.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통계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의료기관에 지급한 월별 진료비를 기초로 작성한 것이어서 한방의료계의 상황을 그대로 나타낸 것은 아니다.

문제는 2003년도 상반기에 7,942곳이던 한의원이 2004년 6월 현재 8,582곳으로 늘어 8.1% 증가한 반면 건강보험 급여 비용은 13.7%로 더 큰 폭으로 늘어났는데 한의원 경영은 오히려 나빠지고 있다는 것이다. 원인은 건강보험 증가에 비해 비급여 부분이 현격하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이를 다른 측면에서 보면 한방의료 수요는 증가했으나 이 수요를 보험 이외의 진료로 이끌지 못하고 있거나 기존의 비보험급여 의료행위의 만족도가 떨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고 한의계가 건강보험제도 개선에 주력하고 있는 것도 아니어서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이는 한방의료계가 구조적으로 잘못되고 있다는 의미를 나타낸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한 관계자는 “과거 한방의료기관의 경영이 첩약 투약에 중점을 두고 있었으나 첩약 수요가 급격히 감소하는 추세에 있다”며 “그렇다면 한방의료기관의 운영 형태도 바뀌어야 하고, 과거의 수요를 대신할 방안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관심을 모으고 있는 한방의료기관의 형태를 보면 시사하는 바가 크다.
가장 눈에 띠는 것은 어린이와 비만 전문한의원의 등장이다. 최근에는 피부미용 쪽으로 진출하고 있는 한의원도 늘고있다. 또 비염 등 중점분야를 갖고 독특한 진료형태를 유지하는 곳도 많다. 이러한 형태로 의료기관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고객에게 자신의 의료서비스 내용을 알려야 한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공격적인 경영형태를 가질 수밖에 없다.

일부에서는 이들의 경영방식이 새로운 한방 수요를 창출하기보다는 기존의 수요를 끌어간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있다.
그러나 전체 건강보험 요양급여의 4.3%만을 차지하는 한방의 입장에서 보면 공격적인 경영은 내부의 파이 나누기보다는 새로운 수요 창출 차원에서 보아야 할 것이다.

한 관계자는 “한의원 경기가 어려운 것은 의료에 대한 소비문화가 변화했는데도 자신의 의료기관은 변화시키지 못하고 과거의 행태를 고집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변화하는 현실에 맞춰 법이 인정하는 한도 내의 모든 방식을 하나의 한의원 홍보만이 아니라 전체 차원에서의 한의학을 홍보하지 않을 경우 한방의료계의 불황은 쉽게 치유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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