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내 한의수요 정말 적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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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내 한의수요 정말 적나?
  • 승인 2003.03.18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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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역법 모법이 개정되었지만 실질적인 혜택은 피부에 와 닿지 않고 있다. T.O.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T.O. 문제를 해결하려면 하위법이 개정되어야 하는데 그 전제가 되는 군내 수요를 둘러싸고 군당국과 한의계 간의 견해가 상반되고 있다. 한마디로 군의 입장은 '수요가 적다'는 것이고 한의계
는 '수요가 많다'는 것이다.

그럼 누구의 말이 옳은가? 옳고 그름을 판정하려면 객관적인 조사가 선행되어야 하지만 국방부의 자료에는 한의수요가 많다고 되어 있다. 이 자료는 한의수요가 많아 한의사병이 진료에 참여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국방부 자료를 종합하면 '군내 한의수요는 많은데 한의군의관이 부족하여 한의사병이 진료를 대신하고 있다'는 뜻이 된다. 사실이 이러한데도 군 당국은 여전히 '수요부족'을 내세우고 있다. 물론 군당국이 이렇게 말하는 데는 나름대로의 근거가 없지는 않을 것이다. 면밀한 검토가 요구된다.

자료의 신빙성을 떠나 군내의 한의수요가 많다는 사실은 상식적으로 이해되어야 할 문제다. 군대라고 해서 일반인의 질병유형과 다르지 않다. 이 점에서 보면 4천명당 1인의 한의사가 있는 민간의료기관에 준해 한의군의관이 배치되어야 할 것이나 군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적정한 한의군의관의 숫자를 추산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테면 상시적으로 고된 훈련과 각종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군인의 특성상 염좌, 요통, 복통, 신경성질환 등이 많다는 점이라든지 보병과 특수병과 근무자의 질환발생률과 한의수요가 많다는 사실이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군 관계자들은 군내 한의수요의 관점과 약간 다른 각도에서 접근하는 경향도 있다. 가령 군의관의 정원은 전시를 기준으로 설정되어 있다고 하는 경우다.
그러나 이 주장에는 일견 타당성이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논리적 근거가 부족한 군색한 변명이라는 생각도 든다. 언제 일어날지도 모를 전시를 대비하기 위해 평시의 전투력을 방치한다는 논리와도 통하기 때문이다.

또한 평시에 적절한 후송체계를 만들어놓지 않고 어떻게 전시에 한의인력을 활용할 수 있다는 말인가? 우리나라 군이 미군의 편제를 차용했다고 하는데 혹시 미군의 군의관편제에 너무 익숙한 것은 아닐까? 이 기회에 중국이나 베트남의 한의군의관 활용실태를 고찰하는 것도 좋다고 본다.

이러저러한 이유로 군당국이 한의군의관의 증원을 미루고 있는 이 순간에도 한의군의관이라면 쉽게 진료할 수 있는 질환이 방치된 채 더 큰 병을 키우고 있지는 않은지 모를 일이다. 아무튼 군당국은 우리들의 소중한 자녀를 건강한 상태로 제대시켜 부모의 품으로 돌려보낼 책임이 있다. 대한민국 군이 진정으로 국민의 군대가 되려면 한번쯤 고려해봄 직하다. 국민의 의료임을 자부하는 한의학도 군전력 강화에 기여하고 싶다. 부디 한의학을 외면하지 말 것을 기대하면서 병역법 하위법 제·개정에 반영해줄 것을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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