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한의사 약속이행 요구 속 사태 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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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선한의사 약속이행 요구 속 사태 주시
  • 승인 2004.06.26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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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약과 양약 별도 관리하라”

한-약-정 합의문이 나온 이래 한의계의 여론 스펙트럼은 다양한 분포를 보이는 가운데 정보가 점차 축적되면서 몇 갈래 흐름으로 정리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의협 중앙회의 공식적인 입장은 중앙이사회와 전국이사회에서 채택한 결의문에 입각하고 있다.
한의협 공식 라인이 입장은 “합의문에 다소 문제가 있지만 안재규 회장의 대승적이고 고뇌에 찬 결단임을 인정하자”는 분위기다.

한의협은 그러나 약사회와 합의한 “약사법에 있어서 한약 및 한약제제 관련 업무를 별도의 독립된 장으로 분류하여 개정하는 것”이 “약대 6년제 시행의 잠금장치”임을 분명히 밝혀 향후 약속 이행의 시금석으로 삼을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합의정신이 이행되면 협조하고, 그렇지 않으면 합의문의 무효를 선언하겠다는 입장이 저변에 흐르고 있다.

시·도 한의사회에서도 대체로 중앙회의 결의문의 틀내에서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3일 대전광역시한의사회 비상총회에서도 이런 흐름이 확인되었다.
대전시회는 약사법 개정시 한약과 양약의 전문영역을 분명히 하고, 통합약사 제도가 탄생할 수 없도록 잠금장치를 분명히 할 것을 주장하고, 만약 이행되지 않을 경우 보건복지부와 대한약사회가 밀약해 한의협을 기만한 것으로 간주해 끝까지 투쟁할 것을 천명했다.

일선 한의사들의 관심도 비약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접속 폭주로 한의사통신망인 AKOM 접속이 자주 끊기는가 하면 본지 인터넷 홈페이지 기사 접속건수도 급증하고 있다. 평소 1일 평균 600회 접속 수준을 유지했으나 6월 10일에는 1천100건으로 종전 1일 최고기록(788건)을 갱신한 뒤 합의문 발표 다음날인 22일에는 1천635건으로 다시 기록을 경신해 관심도를 대변했다.

한의사들은 정확한 정보 부족으로 입장 표명에 애를 먹고 있으나 서서히 정보접촉 면적이 늘어나면서 개인적인 의사를 표명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일부에서는 집행부와 정부를 믿고 향후 추이를 지켜보자는 의견도 있으나 대체로 일선 한의사들의 반응은 부정적으로 흐르고 있다.

이들은 내용적으로 합의문 자체에 결함이 있고, 형식적으로 사전 협의 없이 회장이 일방적이고 섣불리 결정했다는 점을 지적하는 우려도 나왔다.
약사회와 보건복지부의 의도를 한의협이 너무 신뢰한 나머지 문안 작성과정에서 치밀하게 대처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자칫하면 향후 발목을 잡히는 근거가 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 일선한의사들의 걱정이었다.
또한 일부 한의사들은 약대 6년제 같은 중대한 사안을 한의계와 양약계가 합의할 성질의 것이냐는 의문을 제기해 논의수준이 점차 본질적이고 원론적인 수준으로 접근되는 경향도 감지됐다.

그러나 개원 한의사들의 대표단체인 대한개원한의사협의회는 입장표명을 유보해 전체 개원 한의사들의 의견수렴기능을 못하고 있다.
서대현 회장은 24일 “정보가 부족하고, 후임 회장에 짐이 될 것 같아 입장 표명을 미루고 있다”면서 “개원한의협의 입장은 오는 27일 열리는 총회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대한한의학회, 한방병원협회, 한의과대학장협의회, 한방병원전공의연합회 등 주요 한의단체들도 뚜렷한 입장표명을 유보했다.
서울의 한 개원한의사는 “찬성이든 반대든 자신의 견해를 뚜렷이 밝힐 때 한의협이 방향을 잡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적극적으로 자신의 입장을 밝히는 자세가 아쉽다”고 말했다.

김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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