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구학회 학술대회 및 침과 EBM 워크숍을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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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구학회 학술대회 및 침과 EBM 워크숍을 다녀와서
  • 승인 2004.06.26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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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전일본침구학회 학술대회」 및 「제1회 한·일 침과 EBM 워크숍」을 다녀와서

내년주제 ‘근골격계질환의 임상발전동향’
일본측 이론 수준 낮아도 열의는 대단

지난 6월 11일부터 13일까지 일본 지바현에서 열린 「2004년 전일본침구학회 학술대회」 및 「제1회 한·일 침과 EBM 워크숍」을 다녀왔기에 그 내용을 소개하고자 한다.
박동석 대한한의학회장을 단장으로 최도영 대한침구학회장을 비롯한 총 19명이 이번에 함께 참가했는데 나는 이미 열흘 전쯤 가진 준비모임에서 이번 워크숍의 성공적인 결과를 예감할 수 있었다.

준비모임에서는 경희대 조기호 교수께서 일본의 침구경향에 대해 사전지식을 전해주셨고 이번 워크숍에서 발표한 세 분의 발표자들이 모의 발표를 해 주셨기에 우리 일행은 발표내용과 침의 RCT 및 EBM에 대해 많은 준비를 할 수 있었다.
첫날 학술회의장에 도착하자마자 대회장인 마꾸하리 멧세 국제회의장 및 전일본침구학회 학술대회의 규모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지바현은 나리따공항 및 태평양을 접하고 있어 국제회의의 요지로 발전한 곳인데 마치 서울의 코엑스, 아셈광장을 도시 전체에 옮겨놓은 듯한 분위기로 여러 채의 고층 호텔이 구름다리를 통해 회의장과 지하철로 바로 연결되어 있었다.

우리 일행은 여장도 풀지 못한 채 곧바로 회의장으로 들어가 워크숍 전 모임과 등록절차를 마치고 워크숍 장소로 이동했다.
장준혁 대한침구학회 국제이사와 Kawakita 전일본침구학회 학술부장이 공동 좌장을 맡은 가운데 모든 발표 및 진행은 영어로 이루어졌다.

우리 측에서는 ▲한국인에게 플라시보 이침의 적용이 가능한가?(대구한의대 서정철교수) ▲무작위 대조 이중맹검시험을 통한 봉독약침의 류마티스관절염 치료효과 연구(경희대학교 이상훈교수) ▲뇌경색 환자의 재활훈련에 있어서의 침의 유효성에 대한 RCT(경희대학교 문상관교수), 일본 측에서는 ▲감기의 다시설 임상시험으로부터 얻을 수 있었던 성과와 향후의 과제(메이지 침구대학 Norihito Takahashi) ▲어깨 결림에 대한 침의 RCT로부터 얻을 수 있었던 성과와 향후의 과제(오사카 단기기술 대학 Tomoyuki Nabeta) ▲요통에 대한 전침의 RCT로부터 얻을 수 있었던 성과와 향후의 과제(쓰쿠바 단기기술대학 Hiroshi Tsukayama)에 대한 발표가 교대로 3시간 반 동안 있었다.

일본 측 발표는 집중해서 알아듣기 어려웠으나 우리 측 발표는 조리정연하고 시원시원했다. 질문 및 토의 시간이 매 5분씩 주어지고 종합토론이 이어졌다. 일본의 청중석에는 의사 및 침구대학 교수뿐 아니라 RCT개념이나 진짜침, 가짜침의 정의를 잘 모르는 침구사나 학생들로부터 7, 80대의 노의사까지 다양한 인원이 있었으나 기대만큼 많이 참가하지는 않았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호호백발의 노의사가 부족한 영어지만 봉독약침에 대해서 열심히 질문을 하고, 일본에는 그런 개념이 전혀 없다는 사정을 전하였다. 이분은 다음날 저녁에 있었던 간친회(Reception party)에서도 이상훈 교수를 찾아 열심히 질문하고 토론하였다.

하지만 대부분의 토론은 한국측 위주로 돌아가고 일본발표자들이 말문이 막히는 경우가 많았다. 이승덕·김용석·조기호 교수께서 청중석에서 토론을 주도했다. 우리는 날카로운 질문과 답변을 통해 양국의 침구 임상연구의 설계에 있어서 부족한 점과 향후 연구방향을 모색하였다.

국제 워크숍이란 긴장감속에서 시작된 회의는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열기를 띠어가고 특히 양국의 진행자 두 분은 모두 유창한 영어와 재치있는 진행으로 시종일관 밀도 있는 회의를 이끌어갔다.

석식 후에는 우리가 묵었던 호텔의 50층 라운지에서 다시 발표자들과 함께 소모임을 가지고 오늘의 문제점과 향후 연구방향에 관해 격의없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일본인들은 철저하게 각자부담을 원칙으로 한다지만 이때만은 우리들에게 음료를 대접해주었다.

다음날 일정은 9시부터 시작되었다. 각자 섹션별로 진행되는 각종 행사에 흩어져 참관하였다. 몇 개의 건물을 구름다리로 이어 놓은 회의장에서 여러 행사가 동시다발적으로 개최되었는데, 프리젠테이션 및 포스터 발표, 침치료 시연, 의료기 전시등이 한창이었다.

어린 학생들부터 호호백발의 노의사까지 연령이나 직분이 다양하게 모인 전일본침구학술대회에서 그 이론이나 내용에 있어서는 아직 한국에 미치지 못하지만, 전체적인 규모나, 배우고자 하는 열의, 학문에 대한 개방성에 대해서는 오히려 우리가 배울 점이 많았다.

저녁에는 전일본침구학회 간친회에 참가하게 되었는데 300명 이상의 학회원들이 붐볐다. Tanjawa 전일본침구학회장이 우리나라의 학술대회 참가단을 장내에 소개하자 박동석 대한한의학회장이 300명 이상의 일본인들 앞에서 장문의 인사말을 일어로 했다. 그 목소리에는 대단한 용기와 담대함이 넘쳤고, 모두 환영의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간친회를 마치고 성공적인 워크숍 및 전일본학술대회를 통한 일본과의 국제교류를 자축하며 단합대회를 가졌다.
이번 모임의 성과는 적지 않다. 개인적으로는 침구의 RCT에 대한 연구에 관해 관심을 높혔을 뿐 아니라 처음으로 국제 워크숍에 참석하여 영어로만 진행하는 회의에 참관해서 견문을 넓혔다는 점이고, 학회로서도 올 초에 협약한 전일본침구학회와의 상호 회원교류에 대한 조항을 현실화하면서 더욱 견고히 한 점이다.

구체적인 성과는 “The 2nd Korea-Japan workshop on Acupuncture and EBM - Recent development of clinical trial on Musculoskeletal disease”를 내년의 공식 회의명칭으로 정하였고 향후 실질적인 연구를 위해 양국이 소규모 working group을 만들어 내년 대회를 준비하기로 했다.

전세계적으로 침구학에 대한 관심도가 증가하는 가운데 개방적이고 객관적, 보편적인 방법을 채택하여 연구를 진행함으로써 더욱 한의학을 발전시킬 수 있으리란 생각이 들었고, 그것은 쉬운 일은 아니지만 국제적으로 이미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있음이 이번 한일 워크숍을 통해서 입증된 것이다.

이번 모임에 주도적으로 공헌하신 장준혁 대한침구학회 국제교류이사, 박동석 대한한의학회장, 최도영 대한침구학회장님께 마음으로나마 감사를 드리고, 특히 필자에게 좋은 기회를 주신 김갑성·이승덕 교수님께 지면을 빌어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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