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3단체 약대 6년제 반대 한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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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3단체 약대 6년제 반대 한 목소리
  • 승인 2003.03.17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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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분도 없고, 원칙에도 벗어난다”

지난달 29일 열린 약발특위에서 약사회 측이 특위의 의결사항인 약대 6년제의 후속조치를 요구한 이후 학제개편에 따른 커리큘럼 조정 등 진행이 빨라지고 있는 가운데 한의협 등 3개 의료단체가 이에 대한 반대입장을 표명하고 공조를 맞추어나가기로 해 큰 변화가 예상된다.

특히, 노 당선자가 대선 기간 중 약대 6년제에 대해 긍정적 입장을 표명한 상태에서 의료계 3개 단체의 반대는 정권초기 의료정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진다.

이는 의약분업의 부실한 관리에 따른 반발에도 노 당선자측이 원칙을 고수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는 상황에서, 약대 6년제는 의약분업의 원칙에 벗어난다는 지적이 우의를 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약대 6년제는 의약분업으로 약사측이 경제적 이득은 챙겼지만 단순한 직능인으로 지위가 하락한 것을 만회하고, 날로 비대해지고 있는 기능성식품시장을 독점하는 것은 물론, 한약에 대한 조제권까지도 차지하기 위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안재규 한의협회장을 비롯해 신상진 의협회장․정재규 치협회장은 최근 신년인사를 겸한 회동을 갖고, 약대 6년제는 명분이 없는 일로 이를 저지하기 위해 공조를 맞춰나가기로 했다.

이날 회동에서 안 회장은 “명분이 충분치 않은 상태에서 약대 6년제를 강행하는 것은 잘못”이라며 “어렵게 시행된 한약사제도가 약대 6년제로 유명무실하게 된다면 제2의 한약분쟁으로 또 한차례 대혼란을 겪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상진 의협회장도 “대부분의 약사가 약국개업을 하고 있는 상태에서 극소수의 병원 임상약사를 위해 수업연한을 2년 더 연장하는 것은 국가적 낭비”라며 “약사인력의 양성과 관련된 문제는 우리나라 전체 보건의료의 틀에서 논의돼야 한다”고 의견을 같이 했다.

한의협 김동채 상근이사는 “한의계에서 약대 6년제를 반대하는 근본 취지는 한의약과 이론적 근거가 다른 양약을 교육받은 사람이 한약을 취급해 발생하는 부작용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전제한 후 “3개 단체의 공동 대응은 의약계 전체를 놓고 볼 때는 의료인과 약사직능인의 직능을 올바르게 자리잡을 수 있게 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의협 측에서는 “약대 6년제에 대해 반대한다는 입장은 확고하지만 아직까지 문건으로 발표할 수 있는 단계에 와있지는 않다”며 “의협의 공식적 입장 정리가 끝난 후 다음달까지 3개 의료단체의 공동의견을 만들어 낼 계획”이라고 밝혀 새 정부가 들어 약대 6년제가 가시화되면 이에 대한 3개 의료단체의 반대 움직임은 본격 가동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같은 의료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약발특위와 약학대학협의회는 이달 중 약대 커리큘럼과 약사국시 조정작업을 시작할 방침이다.

이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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