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프랜차이즈 이렇게 생각한다 - 손영태
상태바
[오피니언] 프랜차이즈 이렇게 생각한다 - 손영태
  • 승인 2004.06.04 14: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webmaster@http://


전문화, 특화로 불황과 개방 대비해야
포장만의 프랜차이즈는 역기능 우려

손 영 태 (한방산업벤처협회 회장, 몸앤맘 OK한의원장)

경기불황이 장기화 되고 있는 가운데 한의원의 프랜차이즈(혹은 네트웍) 바람이 솔솔 불고 있어 이에 대한 논란이 거세다.
한의원 프랜차이즈에 관한 논의은 지난 3월 전국 대의원 총회에서 모 지부 대의원의 오렌지한의원과 함소아한의원에 관한 질의에서 시작되어 현재 AKOM 게시판 꼬마마당에 이에 관한 글들이 지속적으로 올라오고 있는 바 한의협 차원에서도 명확하게 답을 내리기 힘든 뜨거운 현안이 되고 있다.

그 내용은 대부분 현재 개원가의 심각한 경기불황 속에 프랜차이즈 한의원이 들어오면 주변 한의원의 경영이 더욱 악화되리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특히 프랜차이즈 한의원에 관한 논란은 오렌지한의원의 출현으로 크게 증폭됐다.
성공한 프랜차이즈의 대표적인 모델이 되고 있는 염가형 이발소 ‘BLUE CLUB’을 전국적으로 750개나 오픈시킨 영리법인 (주)리컴이 오렌지한의원 프랜차이즈에 착수하자 회원들의 피해의식과 우려는 극에 도달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 속에서도 한편으로는 경기불황 속에서 프렌차이즈는 시대의 흐름이며 의료개방의 일정 안에서 전문화, 특화만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라는 인식이 밑바탕에서 확산되고 있음도 알 수 있다.
모든 일에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이 공존하는 것이 음양의 법칙이듯 사실 한의원의 프랜차이즈化도 양날의 칼이다.

다만 그 경쟁력이라는 칼끝이 한의계 내부를 향하고 있는가? 아니면 외부를 향하고 있는가에 결정적인 차이점이 있다.
만약 프랜차이즈 한의원들이 양방에서는 근본 치료가 불가능한 영역 (예를 들어 디스크, 아토피, 이명, 대머리, 당뇨, 비염, 축농증, 자폐아, 성장, 비만, 각종 암 등)을 특화해 치료율을 높여 나간다면 전체 한의시장은 비약적으로 확대될 것이다.

실제로 디스크의 추나치료나 비만, 성장, 아토피 등 일부 전문클리닉의 성과는 대략 10여년 전에 비하여 한방적인 치료에 대한 사회 일반의 인식을 크게 호전시킨 것으로 평가된다.
일예로 지금으로부터 8년 전 본인이 비만치료를 시작할 때 한방다이어트는 일반인에게 낯선 분야였으며 환자들에게 많은 설명이 필요했다.

그러나 오늘날 한방 비만치료는 양방이나 비만샵 보다 훨씬 우수한 방법으로 일반인에게 인식되고 있음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
2004년 비만시장을 대략 2조8천억으로 추산하고 있는 데 이 분야에서 한의원의 경쟁력 강화는 커다란 시장 확대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마찬가지의 효과가 아토피, 비염, 당뇨에서 일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따라서 한의원의 프랜차이즈나 네트웍의 핵심은 특화된 의료기술과 전문처방이다.

그 핵심 소프트웨어에 차별화된 내부 인테리어, 친절한 서비스, 양질의 한약재, 정확한 진단기기 등이 잘 갖춰진다면 국내 의료시장뿐만 아니라 해외시장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고 본다.

그러나 현재 한의계에서 진행되고 있는 일부 프랜차이즈나 네트웍이 이러한 핵심 소프트웨어가 빠진 채 외부적인 포장만으로 홍보, 마케팅에 의존하려는 경향이 있다.
이런 경우 홍보, 마케팅의 효과는 한방 전체 시장을 늘리는 다시 말하여 파이를 키우는 효과보다는 한정된 시장에서 주변 한의원의 수요를 가져가는 역기능이 강하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다.

최근 건강식품을 포함한 한방시장은 웰빙 트렌드에 힘입어 불황 속에서도 큰 폭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외부 한방시장의 확대가 한방 병의원의 수요 확대로 연결시키느냐 못하느냐는 전적으로 한의사들의 몫이다.

‘위기는 기회다’라는 말이 있듯이 현재 한의원 환자 대부분이 보험환자이지만 한방 병의원은 전체 보험 급여비용의 4.5%에 불과하다.
뒤집어 해석하면 한방 의료에 대한 수요는 아직 지극히 초기단계다. 의료시장의 특성상 공급자의 훌륭한 기술은 거대한 수요를 창출할 수 있다.

특히 한방의 전통적인 보약시장을 간편하고 저렴한 건강식품들이 빠르게 대체하고 있는 요즈음 한의사들의 갈 길은 ‘명약관화(明若觀火)’하다.
프렌차이즈나 네트웍도 그 장점을 살려 한방의료에 접목함으로써 독(毒)성이 강한 약을 명약(名藥)으로 만드는 슬기를 발휘해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