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 경기 최악, 가을에나 회복 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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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 경기 최악, 가을에나 회복 기미
  • 승인 2004.04.30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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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기능식품 영향도 커

국민들의 1월 의료기관 이용률은 전달에 비해 37.7% 떨어졌다. 2월에는 전달에 비해 다시 16.4%가 떨어졌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서비스업 활동동향에 따른 것이다.
이 결과는 한방만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어서 한의계가 피부로 느끼는 수치는 아니다.

올해 들어 급격히 악화된 의료기관 경기는 한방이 양방에 비해 덜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엠앤엠 컨설팅 이건왕 대표는 “한방의료기관이 경기를 덜 탄 이유는 그 전에 이미 떨어졌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지금은 바닥에 달해 일부의 경우 한의원 경영을 포기해야 하는 지경까지 왔다”고 말했다.

즉, 한방의료기관 경기는 이미 그 전에 떨어질 대로 떨어졌고 상당기간 지속되다 보니 심각도가 극에 도달했다는 것이다.
한의협 최원호 홍보이사도 “전반적인 경기 하락에 의한 것이고 하루아침에 일어난 일이 아니지 않느냐”고 하면서도 “작년 8월부터 나빠진 경기가 도무지 회복기미를 보이고 있지 않다”고 한숨지었다.

개원한지 얼마 안된 한의원은 물론이고 자리를 잡고 안정적으로 한의원을 운영하던 곳도 예외는 아니다.
이 같은 한방의료계의 불황은 한약업계까지로 이어지고 있다.
한약도매협회의 경우 회원사가 2002년 737개에서 2003년 676개로, 올해에는 607개로 매년 줄어들고 있다.

결국 불황으로 가장 크게 줄어든 부분은 한약수요다. 이 수요를 끌어올리지 않고는 한방의료계를 비롯한 한약관련 업계의 경기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도매협회 윤석구 회장은 회원사의 감소에 대해 “경기가 가장 큰 문제이지만 농약이나 중금속 문제 등으로 한약재에 대한 국민의 신뢰 하락과 소비 감소가 요인”이라며 “앞으로 한약업계의 자정노력과 함께 언론 홍보를 강화해 국민들의 의식을 전환시키는 데 주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서울 경동시장에서 한약재 유통업에 종사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약을 판매하는 업소들이 급격히 줄고 있는 실태를 볼 때 한약의 수요가 얼마나 줄어들었는지 쉽게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도매업소들은 가족만으로 운영되는 등 더욱 영세해져가고 있어 약재의 질적 하락까지 우려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업계의 불황에 대해 이건왕 대표는 “경기의 선행지수인 주식이 비교적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 1000p를 넘어갈 것이라는 게 지배적이니 만큼 한의계를 비롯한 한약관련 업계도 올해 가을부터는 완만한 상승세를 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경기 회복이 그대로 한약관련 업계의 경영에 와 닿을 것이라는 데에는 회의적인 반응이다.
한 관계자는 “한방의료기관에서 한약을 투약 받거나 약업사 등에서 한약재를 구해 갔던 것이 건강식품에 밀리고 있는 추세”라며 “한방의료기관의 경기회복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한약에 대한 신뢰회복 및 건강식품과의 차별성에 대한 국민 인식이 뒤따라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도에서 개원하고 있는 한 한의사는 침은 한의원에서 맞고 약은 일간지 광고나 유선방송 등에서 소개된 건강식품을 먹고 있는 환자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이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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