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에서 배운다] 후보가 뛸 여건을 만들어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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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 총선에서 배운다] 후보가 뛸 여건을 만들어주자
  • 승인 2004.04.23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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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질적 후원 못지 않게 사이버지원도 중요
한의사 위상 높여 국민적 대표성 얻어야

4.15 총선에서 한의사 후보들이 비록 낙선하긴 했으나 예상을 깨고 선전하자 한의계에서는 한의사 정치권 진입에 대한 각종 제안들이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다.

선거법이 개정돼 정치권 진입장벽이 완화된 데다 정치지형이 과거 보수 대 보수에서 보수 대 진보로 짜여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한의사의 참여 폭이 넓어진데 따른 기대심리의 향상이 작용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총선 뒤 한의사전용통신망인 AKOM 꼬마마당에는 이런 기대들이 상당히 표출되었다. ‘내탓이오’라는 글을 연재하고 있는 송인상 대전시한의사회 전 회장(대전 서구 인산한의원)은 “한의사 국회의원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사실을 잘 알면서도 누군가 도와줄 것이라는 생각에 소극적인 참여에 머물렀던 것은 짧은 생각이었다”고 자책하면서도 “문제점을 찾아 현재를 보완하여 미래에 대비하면 승리가 있을 것”이라는 글을 남겼다.

석화준(부산 동구 수정한의원) 씨도 “각 시도지부에서 한 명씩의 국회의원 후보를 키워 후원한다면 4년 뒤에 오늘의 아쉬움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의협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도 제기됐다. 강모 회원은 “한의협집행부의 무능에 가까운 방관, 안일함에 솔직히 실망했다”면서 “한의정회비를 내기 싫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의계의 한계를 지적하는 의견도 많았다. 한의사들이 회원으로서 할 일은 하지 않고 결과에 비판만 한다는 것이다. 강대인 한의협 전 약무이사는 “의사회는 개원의 1인당 30만원씩 투쟁기금을 거둬 1차 모금한 4월말까지 절반이상이 납부한 데 비해 한의사는 10만원의 한의정회비 내는 것도 아까워한다”면서 한의사의 무관심을 질타했다.

평소 한의사 후보의 정치권 진출에 많은 관심을 보여온 이범용 한의협 부회장도 회원들의 자성을 촉구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이 부회장은 “한의사 후보 개개인의 역량에만 의존할 뿐 한의계가 한 몸이 되어 여건을 조성하려는 기본적인 준비가 안 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시도 지부가 죽어 있어 국회 진입에 실패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박용신 청년한의사회 부회장은 한의사의 국회진출방식에 다른 견해를 보여 관심을 끌었다. 한의사가 국회의원이 되면 좋지만 직능의 대표성을 갖지 못한 한의사가 국회의원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이 현실적으로 얼마나 되는지 한번쯤 생각해보고 수준에 걸맞은 방안을 모색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문제를 던졌다. 사회단체에 목소리를 내는 사람을 지원해야 한다는 게 그의 기본적인 생각이다.

한의사 후보를 지원하는 방법을 둘러싼 주장도 다양하게 개진됐다. 한의정회비를 대폭 인상하자는 주장이 나오는가 하면 다음 대선과 총선을 위한 기구 운영론이나 사이버 지원론 등도 나왔다. 특히 선거판세가 인터넷에서 판가름남에 따라 회원들이 사이버 논쟁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 있게 거론되고 있다.

이범용 부회장은 “사이버 여론조사에서 한의사의 지지율이 상대후보의 지지율보다 현저히 낮게 나온 현상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앞으로 한의사의 선거지원은 물질적 도움은 물론이고 사이버 상에서의 지원에 최대의 역점을 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의사의 사회적 위상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이런 주장의 배경에는 이번 선거가 대통령선거전의 양상으로 흘러 다수표 획득이 한의사 직능의 국민대표성을 인정받은 게 아니라는 데 있다. 따라서 다음 선거에서 한의사 후보가 당선되고자 한다면 한의사 직능의 사회적 위상을 높이는 방향으로 한의협의 정책이 추진돼야 한다는 것으로 귀결된다.

보수정당뿐만 아니라 진보정당 활용론도 대두되었다. 민주노동당 의원의 국회보건복지상임위 배치가 기정사실화 됨에 따라 로비력보다 정책적 설득력이 더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아울러 진보정당을 배제한 정치권 진출은 절반의 실패로 귀결될 것이 뻔해 한의사 청년단체를 중심으로 접촉창구를 마련할 필요성이 급격히 증대되고 있다. 약사직능은 이번 총선에서 민주노동당 후보로 나선 바 있어 한의계가 타산지석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

물론 개개 후보자의 노력이 본질적이라는 데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타직능 출신후보중 국회진출에 성공한 사람들의 대부분이 왕성한 사회활동을 통해 지역구유권자로부터 정치력을 인정받은 사람들이었다는 점은 매우 시사적이다.

정치권 진출을 위한 한의계 내부의 다양한 방법론을 한의협과 한의정회, 지부, 한의사 개개인이 어떻게 수렴하느냐에 따라 4년 후 국회입성 여부가 좌우될 것이다.

김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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