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 전탕방법 변해야 한다(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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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약 전탕방법 변해야 한다(4)
  • 승인 2004.04.19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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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영 민 (대구 영지한의원 원장)

2-2) 좋은 약재와 좋은 약탕기의 선택

한의원에서 환자를 치료함에 있어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한약이다. 앞에서도 언급한 것과 같이 한약이 좋은 효과를 나타내기 위하여서는 짓는 사람의 정성, 달이는 정성, 먹는 정성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가장 먼저 부딪히게 되는 짓는 정성에 대하여 좀더 알아보기로 하자.

옛날에는 한의원에서 직접 한약을 채취하거나 약재를 상인에게서 구입하여 한의원 내에서 직접 수치하여 사용하였다. 그러나 지금은 한약을 제조사에서 수치한 것을 사용하고 있다. 그러므로 좋은 약재를 선택하는 것이 굉장히 어렵고도 중요한 일이 되었다.

지금의 약재는 대부분 재배한 것이다. 그래서 옛날 야생의 약재에 비하면 약효가 떨어진다는 얘기도 많이 하고 있다. 그러나 재배없이는 수요를 공급이 따라갈 수 없기에 재배도 필요하고 수입 또한 불가피하게 되었다.

이러한 시점에서 한약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하여서는 좋은 약재의 선택이 중요하다고 하겠다.

□ 좋은 약재의 선택과 정확한 수치

그렇다면 ‘좋은 약재란 무엇을 말하는가’ 라는 의문이 생기게 된다. 자연 그대로의 야생 약재를 쓸 수 있다면 더없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기에 재배한 약재 중에서 좋은 약재를 사용할 수 밖에 없다.

약재의 성질에 따라 물론 토양을 고려하여 약재를 재배하고 있으나 채취 시기라든지 채취 방법에 따라 효능도 많이 달라지게 된다. 약재 재배농가에서 이를 제대로 지켜서 재배하겠지만.

재배된 약재를 약재의 효능에 따라 제대로 修治 하는 것도 중요하다. 火에 의한 修治법, 水에 의한 修治법 등 필요한 修治를 그때의 상황에 따라 알맞게 사용한다면 좋은 약재를 사용한 것이라 하겠다.

그러나 지금 한약제조사에서 修治하여 오는 것은 제대로 되지 않은 것이 많다. 옛날의 방법이 모두 옳다고 본다면 그것에 따라야 하는데 번거롭다든지 하는 이유로 제대로 修治가 되지 않은 것이 많은 게 사실이다.

이와 같은 사실은 동료 한의사들끼리도 많은 얘기가 있었던 것으로 좀 더 정확한 修治방법이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야 우리가 원하는 약효를 제대로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修治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면 우리가 요구하는 약효를 볼 수 없을 뿐더러 부작용을 일으킬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한약재의 올바른 修治는 꼭 필요하다.

그리고 한약유통상의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한약유통과정상 한약재의 보관방법이 잘못되어 한약재가 변질되거나 이물질이 첨가되는 경우가 가끔 있다. 이는 분명히 문제가 된다. 한약재 포장을 뜯었을 경우 한약재는 최상의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변질되어 이상한 냄새가 난다거나 이물질이 들어있거나 벌레가 있는 경우가 왕왕 있다.

그리고 한약유통상이 악의적으로 정식품목이 아닌 유사한 약재를 유통시켜 한약에 대한 불신을 가져오게 되는 경우도 있다. 이는 한의학의 발전을 저해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렇듯 한약유통과정도 한약재 선별의 중요한 한 요소가 된다.

□ 한약재의 전탕과 약탕기의 중요성

그리고 좋은 약재의 선택과 더불어 한약재를 전탕하여 내는 약탕기의 선택도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좋은 약재를 선택하여 전탕을 하더라도 제대로 전탕되지 않는다면 좋은 약효를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한약재의 유효성분이 충분히 약액으로 추출되어야 하고 그리고 맛과 향이 좋아야 한다.

잘못 달여진 한약액의 경우 탁기가 많아 먹기가 역겹다거나 소화에 문제가 생긴다면 분명 우리가 기대하는 약효를 못 볼 것이다. 그리고 유효성분이 충분히 추출되지 않는 것 또한 약효를 충분히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한약재의 유효성분이 충분히 추출되면서도 맛과 향이 좋은 약탕기를 선택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한 검증된 약탕기가 있다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탕기에 대한 관념은 현재 편리성과 경제성에 의해서 별다른 검증절차 없이 형이상학적인 측면에서 변화하지 못하고 있다.

체계적이고 객관적인 자료는 반드시 갖추어져야 되고 언젠가는 구체적이고 과학적인 사실증명이 있어야 할 것이다. 관련학계 모두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지금은 한의사가 약재의 재배에서부터 투약까지의 전 단계를 모두 책임질 수는 없다. 그러나 한약이 환자에게 투여 되었다면 이는 모두 한의사가 책임을 져야하는 시기가 되었다.

그러므로 믿을 수 있는 한약과 약탕기의 존재는 중요하다. 물론 법적인 책임을 떠나 의사로서의 사명감 차원에서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의사는 병원문을 들어서는 순간 그 환자에게는 책임의식을 느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한의사라면 좋은 약재와 좋은 약탕기의 선택은 그 책임을 다할 수 있는 하나의 방편이라 하겠다.

정확한 진단과 처방에 의하여 양질의 한약을 선택하여 환자에 투여한다는 것은 의사로서 가장 훌륭한 선택이며 환자에겐 더 이상 기쁜 일이 아닐 수 없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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