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계 활약상 보도가 안 된다
상태바
한의계 활약상 보도가 안 된다
  • 승인 2003.03.17 16: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webmaster@http://


적극적인 양방 의료계와는 대조적
“한의계의 가치인식 노력 적은 탓”

사회적 귀감이 될만한 한의사들의 활동이 많은데도 상대적으로 잘 보도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어 원인 분석과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한의학을 전문으로 하는 한의사들이 전국 각지에서 쉼 없이 전개하는 의료봉사활동은 묻힌 채 아무런 자격도 없는 수지침동아리의 활동이 크게 보도되는가 하면, 의미있는 한의학논문이 나와도 한 줄도 보도되지 않는 대신 양방의 정보는 시시각각으로 보도되고 있다는 게 한의계의 볼멘 목소리다.

최근에는 미국 국립보건원(NIH)에서 암진단법이 나왔다고 모방송 정오뉴스를 탔다. 그 진단법의 옳고 그름을 떠나 정보의 출처가 미국 등 선진국이면 그대로 보도하는 것이 관행인양 여과 없이 보도된다는 것이다. 이런 경향은 국내 양방정보라고 해서 예외가 아니다. 상업적 목적을 띤 대학병원의 보도자료가 무차별적으로 신문·방송을 타 국민의 오도된 의료이용을 부채질한다는 비판을 받은 지 오래다.

그렇다고 한의계의 활동을 언론에서 다양하게 보도할 만큼 여건이 충족된 것도 아니다. 언론에 조예가 깊은 한 관계자는 “한의계의 언론활동이 소극적인 감이 없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의계 스스로 독자의 시선을 끌만한 아이템을 개발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언론이 일부러 한의계의 활동을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독자의 구미에 당길만한 사건으로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한의학계에서도 이런 생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다. 한창호 대한한의학회 학술이사는 “한의학술의 홍보가 양방에 비해서 형편없이 적어 시정돼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양방의 대학병원숫자와 연구인력의 규모를 감안하면 실제로 양의계의 연구성과는 한의계에 비해 수십배 될 뿐만 아니라 그 이전에 한의계에서 경험의학을 내세워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은 관행탓에 설명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그는 “한의학술보도가 증대되기 위해선 지금부터라도 차근차근 데이터를 바탕으로 객관화하려는 노력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얼마 전 예방한의학회에서 발표한 ‘한약복용자의 소변과 머리카락 금속농도 교차비 조사’와 같은 논문은 수준작이란 평가를 받았지만 제대로 조명되지 않은 감을 주었다. 한의계의 논문이 대부분 그렇듯이 이번의 경우도 발표자나 관련학계, 혹은 소속대학이 지나친 겸손의 발로에서나 혹은 기술적인 측면에서 해당논문의 가공·홍보를 등한히 한 것 아닌가 하는 아쉬움을 낳았다.

언론이 내용이 좋은데도 사실을 인지하지 못해서 보도를 않하느냐, 아니면 가치판단을 못해서 못하느냐 하는 문제는 보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다. 그러나 공통적인 것은 한의계 스스로 알리려는 노력을 적극적으로 기울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김승진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