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연구 ‘인력’ ‘예산’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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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연구 ‘인력’ ‘예산’ 부족
  • 승인 2003.03.17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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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실 연구에 치중, 임상연구 미미

한의계사상 최대의 연구프로젝트인 한방치료기술연구개발사업(일명 2010 프로젝트)이 기대했던 것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와 향후 사업의 계속 시행 여부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보건복지부의 용역사업인 ‘한의약 연구사업의 투자전략 연구’의 주관연구책임자인 안두현(과학기술정책연구원) 박사에 따르면, 1998년부터 5대 분야 질환을 중심으로 매년 25억원 가량의 연구비를 지원해오고 있는 이 사업은 4년간 모두 184개 과제에 90억 7천9백만원이 지원된 결과 1999년부터 2001년까지 3년간 지원된 66개의 과제를 통해 197건의 학술지논문(국내 133, 국제 64편), 196건의 학회발표 논문, 61건의 학위논문(박사 15, 석사 46), 12건의 특허(출원 10, 등록 2)가 생산되었다.

연구분야별 분석에서도 연구의 대부분이 기반연구(43과제)에 치우쳐 있고, 한방치료기술(7건)과 한약제제(16건) 연구는 적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연구비 측면에서는 한약제제 연구가 34억원(51%)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이 연구성과의 객관적 지표는 논문 발표가 대부분이고, 특허 등록은 가미자도환과 그 가미방을 이용한 암 전이 억제 신약물 개발에 관한 연구 등 2건에 불과할 뿐 한약제제 신약이나 새로운 한방치료기술의 개발은 없으며, 의료기술의 임상 활용, 제품화 성공, 기술료 징수 등의 사례는 전무했다.

안 박사는 한방치료기술연구개발사업의 성과가 빈약한 원인을 연구사업이 1단계인 기초연구단계라는 점, 전체 사업비 규모와 과제별 연구비 규모가 가시적 성과를 내기에는 액수가 너무 적다는 점에서 찾았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따로 있다고 분석해 관심을 끌었다.

우선 한의학이 서양의학에 버금가는 유효한 치료효과를 낼 수 있는지, 그리고 그러한 효과가 서양의학 연구에서 요구되는 엄격한 임상시험 프로토콜 하에서 입증될 수 있는지에 대한 회의이며, 둘째는 한의학 전공자 중심의 연구진들의 역량에 대한 문제제기다.

안 박사는 이 연구사업의 구체적인 문제점으로 △연구 주체의 편중 △연구 방법의 편중 △연구비 규모의 절대 부족 등을 꼽았다. 연구 주체와 관련해서는 장기적으로는 한의과대학의 교과과정 자체를 개혁하여 서양의학적 기준에서 봐서도 손색이 없는 임상의사와 연구자들을 배출해내는 것이 필요하지만 단기적으로 전공에 관계없이 가장 유능한 연구자들이 이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해야 한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연구방법과 관련해서도 그는 170개 세부과제에 대한 180개의 연구방법중 임상연구는 14건에 불과하고 그마저도 침구 13건에 한약제제는 단 1건뿐이었다고 꼬집었다. 학위논문도 한의학분야 4천628편 중 임상연구는 5%에 불과한 대신 실험연구(79%)와 문헌연구(16%)가 대부분이었다고 지적했다.

김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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